구현모 KT 주가 부양 총력…'지주사 전환'도 검토할까
구현모 KT 주가 부양 총력…'지주사 전환'도 검토할까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2.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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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0년 동안 시총 1위→ 46위, PBR 0.4배
3000억 자사주 매입 효과 미미…구조개편 절실
KT텔레캅 등 부진 기업 정리…"플랫폼 비즈니스, 지주사가 유리"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KT스퀘어에서 열린 'AI/DX' 데이에 참여한 모습. 사진=KT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KT스퀘어에서 열린 'AI/DX' 데이에 참여한 모습. 사진=KT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구현모 대표가 이끄는 KT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가 하락을 막을 묘안으로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실행을 옮길지 주목된다.

구 대표는 앞서 기업가치 증대를 KT의 주요 과제로 언급하며 1년 간의 주요 사업 운영도 주가 회복에 맞췄다. 지난 10월 경영진 간담회에서도 구현모 대표는 “KT의 실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너무 저평가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KT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시가총액 약 56조원으로 국내 코스피 시장 1위를 차지했던 KT 주가가 2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 부양은 구 대표 임기 기간 동안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당면 과제다.

KT 연도별 시가총액과 코스피 순위. 표=이진휘 기자
KT 연도별 시가총액과 코스피 순위. 그래픽=이진휘 기자

KT(구 한국통신공사)는 1998년 12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듬해 말 KT 시가총액은 55조8837억원을 달성하며 2위 삼성전자(44조원)와도 격차를 벌렸다. 

2009년 6월 KT와 KTF 합병으로 다시 주가 부양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KT와 KTF 시총은 각각 10조9000억원, 5조5000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16조원이 넘었지만 합병 후 KT 시총은 10조원 수준에 머물렀고 이후 지속 하락했다.

현재 KT 주가는 3일 기준 주당 2만4300원으로 시총 6조3450억원, 코스피 순위는 46위다. 10년 전만 해도 주당 5만원이던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KT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정도로 확연한 저평가 구간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PBR이 0.7배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낮다.

최근 구 대표는 주가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달 KT는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2009년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후 최대 규모다. 지난 2일엔 전직원 대상으로 233억원 규모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구 대표가 최근 ‘탈통신’을 강조하는 것도 주가 부양의 측면이 있다. KT는 지난 10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바이오 헬스 등 B2B 기반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원래 주장했던 것이 ARPU(가입자당평균수익)를 끌어올려 기존 통신 사업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주가도 안나왔기 때문에 비통신 정책을 내놓은 것이며 비통신은 SK텔레콤 같은 이통사업의 비통신이나 사업적 연합이 아니라 단지 플랫폼 비즈니스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통신 정책은 최근 M&A를 통한 사업 구성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유료방송(SO) 사업자 현대HCN과 딜라이브 인수에 손을 대며 미디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자회사 KTH-KT엠하우스 합병으로 미디어커머스 사업 개선 의지도 나타냈다.

주가 부양책으로 부진 기업 정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KT그룹 계열사는 43개에 직원 6만여명이다. 그룹 경영이 효율적이지 못해 자회사 매각 조치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고 KT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윤경근 KT 재무실장은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성장과 시너지가 없는 그룹사는 과감하게 재편할 계획”이라며 “그룹사의 개별적인 가치 제고를 노력하는 동시에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후보로 자주 언급되는 곳은 KT텔레캅이다. 올해 상반기 KT텔레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1583억원, 영업이익은 31.3% 감소한 15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 에스원이나 ADT캡스가 매출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같은 기간 에스원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1조927억원, 영업이익은 7% 증가한 1125억원을 기록했다. ADT캡스의 영업이익은 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매출은 4.5% 올라 477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 업계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 부양 방안으로 ‘지주사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지주사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만 맡게 되고 기업의 경영전략에 따라 자회사 매각, 인수 등이 비교적 수월해 기업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특히 집 전화에만 사용되며 사실상 보편적 서비스로 전락한 유선전화(PSTN)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KT 실적에 발목을 잡는 유선전화 부문을 B2C 방식이 아닌 B2B로 전환하면 체계화된 사업 관리도 가능해진다.

김홍식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KT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적자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 개선이 이뤄질 수 있고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추진이 탄력 받을 수 있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자회사로 남겨두기 보다 지주회사에서 추진한다면 신사업 육성에 힘이 실리고 유선, 무선, 미디어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 추진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KT 지주사 전환 카드는 이미 10년 넘게 묵은 이야기로 당장 주가를 염두에 두고 추진될 가능성은 낮다.

또 노조 반발 우려로 해당 구조개편안 실현도 쉽지 않다. 황창규 전 회장이 부임 첫해인 2014년 전체 임직원 4분의 1에 해당하는 8000여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노조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면서 구조조정은 이후 회사 경영에 계속 꼬리표로 따라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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