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짙어지는 의구심…"이동걸, 근거없는 위기감 조성"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짙어지는 의구심…"이동걸, 근거없는 위기감 조성"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12.0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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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기자회견 "밀실합병 강행 규탄"
이동걸 회장, 9월 "아시아나 회생 가능"에서 2개월만에 "공멸 위기"
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정리해고 없다는 말 믿지 않아"
독과점 우려 "요금 인상 제한적? 운임 상한선 의미 없어"
3일 서울시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항공산업 기반 붕괴될 수 있다며 내린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결정이 졸속 행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3일 서울시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항공산업 기반 붕괴될 수 있다며 내린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결정이 졸속 행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한진그룹과 KDB산업은행이 갑작스레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의구심이 짙어 지고 있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인수 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한 답변을 내놔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일 서울시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짧은 시간동안 대한항공과의 협상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며 “항공산업 기반 붕괴될 수 있다며 내린 중대한 결정이 근거와 자료제공도 없이 국민과 직원을 중심에 두지 않은 채 졸속 행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수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부지부장도 “산업은행도 대한항공과 밀실야합으로 넘길 게 아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날아오를 수 있는 회사임에도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넘겨 희망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졸속 행정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말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뒤집혔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수산업이 붕괴 위기”라며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 항공사도 공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올해 9월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가진 아시아나항공 직종별 직원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아시아나항공이 “2022년에는 정상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협의가 결렬된 후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 직후 만들어진 자리로 아직 한진그룹과의 협의가 진행되기 전이다. 즉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어느 정도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9월 현산과의 협의 무산 직후, 산은은 당일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투입했다”며 “그건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지고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간사는 “산은이 2개월 만에 아시아나항공을 회생불가능하다고 평가함에 따라 산은의 돈으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됐다”며 “산은은 연내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부족과 자금 확충 필요성으로 대규모 자금을 신속히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원받은 2조4000억원 중 3000억원만 사용해 2조1000억원이 그대로 남아 있기에 이는 근거 없는 주장이다”고 설명했다.

정리해고가 없다는 주장은 직원들에게 와 닿지 않고 있다. 김 부지부장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방송에서 ‘정리해고 없다’, ‘구조조정 없다’고 말하지만 믿지 않는다”며 “인수합병 후 정리해고를 못하게 강제할 방법이 없을 뿐더러 인천공항 항공정비(MRO)센터를 만들어 정비사들을 보내면 그게 구조조정이고 정리해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지부장은 “아시아나항공에게는 ‘유휴인력이 없으니 정리해고도 없다’고 말하고 대한항공에게는 ‘정리해고 대상이 아니다’고 말하지만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정리해고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라며 “당장은 진행되지 않겠지만 유류할증료의 경우와 같이 점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항공업계 자료를 접근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내부적으로 정리해고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자료를 만들어 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산은과 한진그룹은 확약서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각 자회사에 재직하는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기에 인위적 구조조정을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구조조정을 위한 ‘정당한 이유’의 근거가 되는 자료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수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부지부장은
김태수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부지부장은 "정리해고가 없다는 말은 양쪽 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것일 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 어느쪽도 그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독점 우려는 기업결합 자체보다는 이후 요금 인상에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조원태 회장은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 한미재계회의 행사에서 “양사 통합 시 독과점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절대로 고객들의 편의를 해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독·과점에 따른 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 “대한항공이 마음대로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공시운임에 따른 풀페어(Full-fare) 요금이다. 풀페어 항공권은 비싼 만큼 대부분 취소나 변경 시 수수료가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서울~뉴욕 이코노미 왕복권은 IATA 공시운임보다 1/3 수준이다. 달리 말하면 공시운임 상한선 자체가 높기 때문에 현재 수준보다 요금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이 없는 대한항공의 서울~워싱턴 노선 요금은 양 사가 중복되는 서울~뉴욕 간 거리보다 83㎞ 짧음에도 요금은 1.4배 높다. 이미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노선의 요금이 높은 상태라 양사 통합 후 독과점에 따른 요금인상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여객수송의 66.5%, 화물수송의 81.8%, 장거리 노선은 100% 점유율을 보이게 된다. 

이와 함께 심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 두 차례 산은의 관리 하에 놓이게 된 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 무능과 과욕으로 인한 것임에도 (산은은)이에 대한 청산 과정 없이 퇴직금까지 받아가게 했으며, 박 회장이 두 차례 경영에서 물러났다 복귀 할 때도 이를 결정한 건 산은이었다”고 말했다.

이 간사도 “앞서 참여연대는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경영 문제가 전혀 합병에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질의를 던졌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돈을 빌려준 은행들 상환을 미뤄주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음에도 산은이 은행들 입장을 봐주기 위한 듯하다”고 언급했다.

또 이 간사는 “이동걸 회장은 ‘딜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파산이 아니라 항공산업이 붕괴된다며 시장에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있는데 국책은행장으로서 해서 안 될 말을 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는 여기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며 모피아들이 합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채권자 이익을 대변하며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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