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연말정산]② 비통신 잡으려다 본업 놓친 KT 구현모, 주가 부양은 잡을까
[통신사 연말정산]② 비통신 잡으려다 본업 놓친 KT 구현모, 주가 부양은 잡을까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2.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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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대표 취임 후 최우선 과제 '주가 부양' 표명
한때 시총 1위 KT, 현재는 44위… 20년만에 최저
"통신업 성장성 없다"지만, 업계는 "여전히 더 커질 시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올 한해 KT는 주가 부양을 위해 비통신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구현모 대표가 CEO로 취임한 후 주가 부양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사업 다각화였지만 본업을 놓친 결과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주가 방어에 올인, 실적 방어는 실패

12월16일 기준 KT 주가 현황. 사진=네이버 해당화면 캡처
12월16일 11시 기준 KT 주가 현황. 사진=네이버 해당화면 캡처

올해 KT는 비통신에 집중하느라 사업 실적은 챙기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고루 성장하며 3분기 평균 7%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동안 KT는 홀로 하향세를 걸었다. 올해 KT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각각 6.57%, 5.82%, 4.97%였으며,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4분기 영업이익률은 3% 수준으로 떨어진다.

또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24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28% 떨어져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14%와 32% 증가하고 매출이 늘어난 것과 다른 양상이다.

KT가 주가부양에 집중한 데엔 이유가 있다. 한때 KT 시가총액은 약 56조원으로 코스피 시장 1위를 차지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했고 올해 특히 상황이 좋지 않았다. 현재 KT 시총은 6조원대며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구현모 대표의 구상은 취임 당시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대로 기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기업 가치를 올리는 전략이었다.

그 전략 중 특히 미디어 부문에서의 세력 확장 시도를 주목할 만하다. KT는 IPTV와 위성방송 기반으로 유료방송(SO)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임에도 다수의 케이블TV 인수까지 노렸다. 지난 7월 현대HCN 우선인수협상자로 인수 절차를 진행 중에도 딜라이브 인수 입찰에 참여했다. SO 시장점유율 41.5%를 달성하고 시장 지배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케이뱅크 정상화에 따라 금융 부문 다각화도 한숨 돌렸다.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던 케이뱅크는 지난 4월 국회에서 개정 인터넷은행법이 통과하면서 생존의 기회를 얻었다. 해당 개정안 통과로 공정거래법 위반 내역이 있는 KT도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KT는 자회사 BC카드 1950억원을 포함해 케이뱅크에 4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이커머스 부문 강화는 지난달 말 자회사 합병을 발표하며 해결에 나섰다. 디지털 홈쇼핑 기업 KTH와 모바일쿠폰 기업 KT엠하우스를 합병해 이커머스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아마존의 11번가 협력을 발표한 것이 해당 합병 시기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KTH의 지난해 매출은 3223억원, KT엠하우스는 334억원이다. 같은 기간 11번가 매출은 595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AI(인공지능) 기업 전환까지 선언한 상태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지난달 B2B 전용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도 론칭했다. KT는 내년부터 자사의 사업 영역을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B2B 사업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디지털 플랫폼 사업 성과에 따라 향후 KT의 기업 방향성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 5G 사업 후퇴 지속, 점유율도 하락

KT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KT
KT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KT

KT의 주가 부양책은 정작 5G 사업에 소홀해지는 결과를 나았다. 올해 KT의 5G 관련 사업은 점유율이 정체되면서 활발했던 비통신 사업과 대조적인 성과를 보였다.

KT 5G 점유율은 연 초 30.4%에서 크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5G 유입보다 LTE 이탈이 많아져 이통3사 중 KT 홀로 전체 가입자 수가 떨어졌다. 1년 동안 약 4%에 해당하는 75만명이 줄었고 전체 가입자 점유율은 26.3%에서 24.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점유율이 증가한 LG유플러스와는 이제 3%포인트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번호이동 가입 유치도 연신 부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KT 번호이동 가입자는 이통3사 중 가장 적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자료에 따르면 KT로 번호이동한 유입 수는 5G 상용화 이후 20개월 연속 3위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1위, LG유플러스는 2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했다.

5G 망 구축에 대한 투자 의지도 줄어든 듯 보인다. KT가 지난 3분기 동안 5G망 구축에 집행한 설비투자비(CAPEX)는 1조7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한 금액보다 3400억원 가량 적다. 올해 KT가 제시한 5G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3조1000억원 규모로 이를 지키기 위해선 이달까지 1조3000만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올해 5G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KT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스트리밍게임 ‘게임박스‘를 8월에 출시했지만 이통사 중 유일하게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다보니 유행이 지난 게임들을 제공하고 대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엑스박스(Xbox)‘ 게임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며,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클라우드게임을 자사 서비스에 도입했다.

실감형 콘텐츠 개발 속도도 느려졌다. KT는 지난해 중국업체 ‘피코’ VR헤드셋 ‘G2’에 자체 플랫폼을 얹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VR 콘텐츠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실감형 콘텐츠 사업을 B2B 위주로 진행하면서 소비자는 중심에서 물러났다. 소비자 전용 5G 콘텐츠 개발을 위해 자체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다른 행보다.

■ 구현모 본업 소홀 논란, 주주 불만은 잠재웠을까?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KT스퀘어에서 열린 'AI/DX' 데이에 참여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KT

업계 관계자는 “KT가 비통신 부문을 강화한다고 하면서 본업을 소홀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재 KT 매출에서 통신이 차지하는 부분은 50%에 이른다. 현재 비통신 부문은 모두 합쳐서 35% 수준에 그친다. 비통신 부문을 키우느라 통신 사업에 대해선 전략 마련에 소홀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구현모 대표가 주가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정한 건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 특히 취임 직전 코로나19 확산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진 KT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컸다. 3월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은 반발하며 구 대표에게 주가 상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고민을 여러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주가에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점이 제일 큰 고민”이라며 “KT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평가받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구 대표는 올해 취임 후 본격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구 대표는 취임 직후 직접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며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달엔 회사 차원에서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2일엔 233억원치 자사주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직원수로 환산하면 1인당 지급받는 자사주는 110만원 가량이다. 올해 내내 진행했던 미디어, 금융 등 비통신 부문 확장과 AI 기업 전환도 장기적인 주가 부양 노력을 더함으로써 주주 불만을 잠재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주가 부양 노력의 결과는 미약하나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말 2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11월부터 오름세를 타고 현재 2만4000원 후반대까지 회복했다.

다만 주가부양이 주사업인 통신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가능할지가 의문이다. 통신 부문이 여전히 KT의 주 사업이고, 구체적인 비통신 사업 계획안이 나온 단계가 아니며, 주가 상승은 현재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확장된 영향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했던 말이 통신 사업에 성장성이 이제는 없다는 것이지만, 우량 가입자들과 세컨 디바이스 시장이 커서 아직까지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며 “기존 통신 사업으로 주가가 안나오기 때문에 비통신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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