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실종설? 중국 정부 '그가 추진한 사업은 위험하다'
마윈 실종설? 중국 정부 '그가 추진한 사업은 위험하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1.0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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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마윈, 앤트그룹 상장 두고 중국 정부 마찰설
소액대출 주사업인 앤트그룹, 가계대출·부동산 급등 상황과 맞물려
레버리지 활용한 사업방식, 규제 조치 쏟아낸 당국 행보 정면 배치
사진=마윈 트위터
사진=마윈 트위터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중국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이 사라진 배경을 두고 부동산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마윈이 부동산 대출 업체를 세워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일으켜 중국 공산당을 무너뜨리려 했고, 이를 눈치 챈 공산당이 마윈을 감금하고 있다는 ‘썰’이다.

지난 1일 포브스는 ‘마윈은 어디에 있는가? 알리바바와 중국이 충돌한다(Where Is Jack Ma? Alibaba And China Go Head To Head)’는 기사를 통해 마윈의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을 언급하고 있다.

또 4일 CNBC도 ‘마윈의 실종이 의심스러운 이유(Jack Ma suspected to be 'missing': What we know so far)’라는 기사를 통해 마윈이 지난 두 달 동안, Ant 상장 실패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CNBC는 마윈이 자신이 기획한 TV 프로그램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영웅들(Africa’s Business Heroes)’에서도 갑자기 하차한 점과 해당 프로그램 웹사이트에서 마윈의 사진이 삭제된 점, 중국 규제에 대한 마윈의 비판이 나온 이후 중국 당국이 마윈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시점이 맞물린 점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또 두 기사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중국의 반부패 운동 기간 동안 많은 억만 장자들이 실종된 점도 거론하고 있다.

포브스(왼쪽)와 CNBC(오른쪽)의 마윈 실종설 관련 기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포브스(왼쪽)와 CNBC(오른쪽)의 마윈 실종설 관련 기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앤트 그룹은 지급결제, 은행업무,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업무에 진출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가 소액대출업무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장이 중단됐다. 중국 정부가 소액대출 업무를 규제한 건 중국 내 늘어가는 가계대출이 표면적 이유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2017년 48.3%에서 2018년 말 51.9%, 2019년 말 54.4%, 2020년 상반기 59.1%까지 치솟은 상태다.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7년 40%에서 2017년 106%로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1분기 기준 9800조원이다.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사진=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사진=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중국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예전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과의 연관성이 지적되던 문제다. 2004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해는 80평방미터 규모 주택의 평균가격이 공식통계상 가처분소득의 약 22배 수준으로 독일 11.4배, 영국 10.3배, 이탈리아 8.6배, 프랑스 7.7배, 미국 6.4배, 일본 11.1배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또 당시 주택담보대출의 1/3이 가짜 모기지론(假按揭), 허위 서류를 통해 부당 대출을 받는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주택 가격은 2012년과 2014~2015년 다소 하락했지만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2011년 1월 전년 대비 5% 오른데 이어 2014년 초 9%까지 상승했다.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 사이에는 12%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5년 말부터 오름세가 멈추지 않던 주택 가격은 지난해 말에도 4%가 상승했다. 지난해 6월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주요 70개 도시 신축 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0.49%, 북경·상해·톈진·충칭 등 4대 도시의 집값은 2016년 말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1%이상 급등했다.

급등하는 부동산으로 대출과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중국 모기지 대출 잔액은 23조위안(한화 약 3800조원), 전체 가계 부채의 약 60%를 차지한다. 지난해 4월 21일 중국 인민은행 선전시 중심지행은 시중은행에 사업자대출 자금의 불법으로 부동산 자금 활용에 대해 긴급 조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대출 지원 대상인 기업 혹은 개인이 저리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후 신규 부동산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중국 주택가격 증가율. 사진=CEIC
중국 주택가격 증가율. 사진=CEIC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정부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금융기관의 부동산대출 집중관리제도를 발표하고 대형 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 상한선으로 40%, 개인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은 32.5%로 정했다. 대부분 은행들이 이미 기준선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의 움직임은 중국 정부의 행보와 반대된다. 특히 앤트 그룹이 행하려던 대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닮아 있어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은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앤트그룹에 대한 '5대 요구' 사항을 공개했다. ▲지불 본연으로 돌아와 투명도 높이고 불공정 경쟁 하지 말 것 ▲법에 의거해 영업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개인 신용평가 업무 수행 ▲위법 대출, 보험·투자상품 판매 등 금융 활동 시정 ▲금융 지주사 설립 및 충분한 자본금 유지 ▲규정에 따른 자산유동화 증권 발행 등이다.

중국 당국은 1~3번의 요구 사항으로 앤트그룹 사업 영역을 축소시킴과 동시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쉬운 대출에 제약을 가했다.

4번과 5번은 좀 더 위기썰과 맞물려 있다. 앤트그룹 대출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2조위안(한화 약 330조원)이며 이중 50%가 소액대출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은 자산유동화증권(ABS)로 활용해 총자본 1800억위안(한화 약 30조원)의 10배 규모의 대출을 굴리고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발행된 ABS 규모는 1조5000억달러(한화 약 1620조원)로 정점을 기록했고 이 ABS는 주택저당채권(MBS)와 부채담보부증권(CDO)를 거치며 거품을 키워갔다. 앤트그룹 산하의 CreditTech가 운영하는 화베이나 제베이 등 소액대출 업체들은 대출채권 전액을 은행에 양도하거나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제3자에게 이전하는 영업방식을 취해왔다.

앤트그룹 화베이는 소액대출을 주사업으로 하는 계열사다. 사진=앤트그룹 홈페이지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출은 규모가 클수록 무너졌을 때 충격도 크다. 앤트그룹의 온라인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30일 만기 초과는 2.97%, 90일 만기 초과는 2.15%다. 낮은 비율이지만 이는 연체금액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대출 규모로 인한 효과로 여겨진다.

앤트그룹 상장 중단은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말 온라인 소액대출업체를 대상으로 규제 조치가 표면적 이유다. 특히 대출 총액의 30%를 자체적으로 부담하도록 한 규제는 레버리지에 따른 위기를 줄이려는 방안이며, 소액대출업체가 대출 재원 조성 시 채권 발행을 자본금의 4배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도 마찬가지다.

금융지주사 설립 조건도 앤트그룹 사업을 제약하는 내용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금융자산 1000억위안 이상인 비은행 금융사에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면허를 받지 못하면 금융회사 지분을 팔거나 경영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또 금융지주사 면허를 받으려면 금융 자회사의 자본금 50% 이상을 출자하도록 했다.

마윈은 이를 두고 “(중국)은행은 담보와 보증을 요구하며 여전히 전당포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중국 금융의 이런 전당포 정신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진 결과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앤트그룹 상장 잠정 중단이다.

상장 중단 배경을 보면 마윈의 사업은 줄곧 중국에서 제기되던 금융위기설과 이를 방지하려는 당국의 조치와 정면에서 배치되는 방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앤트그룹 상장 중단 원인으로 “핀테크 기업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금융배관으로서의 역할 확대 및 고객 증가가 야기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 증대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감 고조가 지적”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앤트그룹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규모는 350억달러(한화 약 38조원), 레버리지를 10배로만 감안해도 3500억달러를 굴릴 수 있는 금액이다.

다만 “상장 예정일인 11월 5일을 이틀 앞두고 전격 취해진 이번 조치는 명시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제시”되지 못했고 “시장원리보다 정부개입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국 자본시장 위상을 약화시킨 부작용도 드러낸” 점은 중국 당국 대응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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