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이통사 과제, SKT-KT '탈통신', LGU+ '능력 증명'
신축년 이통사 과제, SKT-KT '탈통신', LGU+ '능력 증명'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1.0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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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중간지주 전환 '큰 틀' 속 'AI' 신사업 성과 내야
구현모, '탈통신' 내세우지만 케이뱅크·SO 인수작업부터 마무리
황현식 '본업·고객만족 강조', 지난해 최대 실적은 부담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각 사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국내 이통3사가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 한해 포부를 밝혔다. 올해 이통3사는 탈통신 기반 신사업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수익으로 직결되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관건이다.

SK텔레콤을 맡고 있는 박정호 사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 성장“을 강조했다. 뒤집어 보면 지난해 AI를 통한 신사업 동력 확보에 주력했지만 수익 모델로 까진 연결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박 사장은 이와 연관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며 “상황에 따른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인정했다.

SK텔레콤의 AI 사업은 기존 AI 스피커 ‘누구‘를 통한 플랫폼 확장이 주안점이다. 2년 전부터 ‘T전화 x 누구‘, ‘T맵 x 누구‘, ‘B tv x 누구‘ 등을 출시하며 AI 생태계를 확장했지만 아직 부가서비스 단계로 수익성과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올해부터 기존 AI서비스단을 AI&CO(Company)로 승격하며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1월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의 기술 최적화와 상용 수준을 어디까지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SK텔레콤의 AI 사업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다.

KT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화두를 지난해에 이어 ‘탈통신‘으로 잡았다. 구현모 사장은 올해 “KT는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KT는 기업이나 공공부문에 시스템 통합(SI)을 제공하는 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론칭하고 탈통신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으로 미디어, 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까지 확장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구상으로 현재 5~6조원 수준인 비통신 매출을 5년 내 1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사업을 마무리 짓는 게 우선이다. 케이뱅크 성장 발판 마련과 ‘현대HCN‘, ‘딜라이브‘ 인수 마무리가 올해 KT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다. 케이뱅크는 KT가 공정거래법 위반(담합)으로 대주주가 되지 못해 지난 3년간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이제 막 정상 경영을 가동했다. 또 KT가 추진하는 미디어 부문 확장에 조 단위 자본이 투자되지만, 유료방송(SO)이 디지털방송 전환에 따라 사업성이 줄어들고 있는만큼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구체적인 수익 방안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이외에도 KT가 AI 등 내부 사업부문을 분사 후 상장으로 실행에 옮겨 비통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할지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올해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단 탈통신에 소극적인 태도다. 황현식 사장은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해 통신사업의 본질인 고객가치 개선에 집중하고 고객이 주변에 우리의 서비스를 알리는 찐팬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현식 대표가 새로 부임하면서 지난해 하현회 부회장이 제시한 AI 기반 B2B 미래사업 비전에서 다시 통신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그런 면에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주력한 미디어 콘텐츠 개발 사업은 주력과 신사업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실감콘텐츠 개발을 위해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과 세계 각국의 통신사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등과 결성한 글로벌 콘텐츠 연합체 ‘XR얼라이언스‘에서 의장사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연합체 규모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하다. 현재까지 나온 콘텐츠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3D VR 영상이 전부다.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탈통신 외에도 올해 이통3사 CEO가 해결해야 할 각기 다른 과제들이 있다.

지난해 박 사장이 AI 신사업을 강조했음에도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건 그룹 차원에서의 중간지주 전환 목표가 더 컸기 때문이다. 자회사 SK하이닉스 사업 확장을 위해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이 그룹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나날이 부상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해 모빌리티 부문까지, 계속해 자회사 분할을 추진해왔고 올해부터는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직함으로써 중간지주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 시 SK하이닉스 지분 약 10%를 더 매입해야 하며, 이는 금액으로 10조원에 상당한다. 박 사장의 역할은 단순히 자회사를 분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할한 자회사들의 상장까지도 이어져야 한다. 박 사장은 2017년부터 SK그룹 내 굵직한 인수를 주도한 M&A와 투자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통하는 만큼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빌리티(T맵모빌리티), 미디어(SK브로드밴드·웨이브), 커머스(SK스토아·11번가), 보안(ADT캡스·SK인포섹) 주축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이들 자회사의 상장 성공 여부가 중요해진다. 다만 이에 집중하다 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 신년사에도 AI 신사업이 강조될 수 있다.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구현모 사장은 신년사에서 “KT는 보통의 대기업과 달리 국가와 사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앞장서야 하는 기업”이라고 말했지만 KT만큼 고질적인 CEO 리스크에 따른 우려가 이어지는 기업도 드물다. 남충수 전 사장부터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전 회장까지 3대가 연속 검찰 수사를 받았다. 공기업으로 시작해 아직까지도 ‘국민기업‘ 이미지가 강한 KT 경영에 CEO 공정성 문제는 회사 내부를 결집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구 사장은 위법 혐의 논란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구 사장은 이른바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한 후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800만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황창규 전 회장과 함께 2019년 1월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지난 8월엔 노조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의혹으로, 지난 11월엔 노조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사측과 밀접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구 사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우리의 역량과 기술, 열정으로 혁신의 돌파구를 만드는 선도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지만 KT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내세우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CEO 리스크부터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한다.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새로 부임하는 황현식 사장의 리더십 증명이 올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올해 탈통신이나 신사업보다 기존 사업을 강조한 만큼 지난해 LG유플러스 실적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현회 부회장의 경영하에서 LG유플러스는 2019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107억원은 지난 2010년 LG유플러스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 부회장의 뒤를 이어 추임한 황 사장 부임 첫해 실적은 전임자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황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만큼 5G 사업도 지금까지와 다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5G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LG유플러스는 여전히 3위 사업자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5G 가입자는 254만명으로 1위 사업자 SK텔레콤(502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다운로드 속도는 608.49Mbps(메가비피에스)로 이통3사 중 가장 느리고 1위 기업 SK텔레콤보다 약 200Mbps 차이가 난다. 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지속되고 있는 화웨이 이슈에 대한 대처 카드도 꺼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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