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그룹, 지주사-서영이앤티 합병 가시화되나
하이트진로그룹, 지주사-서영이앤티 합병 가시화되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1.2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태영·재홍 형제, 올해부터 사장·부사장으로
3세 경영인 낮은 지주사 지분율 만회할 카드 '서영이앤티'
내부거래 금액 유지 속 늘어난 수익성…하반기 시장 회복하면 또 기약 없어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아들들을 한 단계 승진시키며 승계 작업에 한발 더 나아간 하이트진로그룹이 말 많은 서영이앤티도 정리해야 할 상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총수일가 3세 중 장남인 당시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 박재홍 전무는 올해부터 각각 사장과 부사장 승진하며 한 해를 시작한다.

3세 경영진의 승진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나쁘지 않은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바탕이 돼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해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10년간 이어진 맥주 부문 적자가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트진로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국신용평가는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했다.

경영승계 차원에서 보자면 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승계 작업도 한 단계 진행한 모양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그룹 회장은 올해 만 71세로 후계자 작업을 진행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추세라면 박태영 부사장이 무난히 물려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박문덕 회장 외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지주사 지분 29.49%를 보유 중이다.

대신 박태영 사장과 박재홍 전무는 서영이앤티 지분을 각각 58.44%와 21.62%를 가지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지주사 지분 27.66%를 가지고 있다. 즉 3세 경영인들은 서영이앤티를 통해 지주사에 우회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박문덕 회장의 지분을 승계 받는다면 어느 정도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가진 지주사 지분은 19일 종가 기준 1043억원 규모다.

3세 경영인이 지주사 지분이 없는 조건 속에서 지배력을 가장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서영이앤티와 지주사 합병이다. 서영이앤티를 3세 경영인이 대부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서영이앤티가 지주사 지분까지 가지고 있기에 두 회사를 합병하면 3세 경영인은 지주사 지분을 최대로 확보하게 된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최근 5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하이트진로홀딩스 최근 5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현재는 시기는 나쁘지 않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2016년 2월 26일 1만7250원을 기점으로 2018년 11월 2일 64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6월 2만48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19일 종가 기준 1만5400원까지 내려갔다.

다만 지금의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2016년부터 약 2년 간 하락세를 보이기 이전 가격을 막 회복한 수준으로 이 시점에서 서영이앤티와의 합병은 지주사 주주 입장에서는 간신히 오른 주가를 다시 낮추는 꼴이다. 합병을 통해 지주사 지분의 희석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최근 수익이 좋지 않음에도 배당을 늘린 건 주주들의 마음을 미리 사두려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 2017년 주당 150원에서 350원, 총금액으로는 32억원에서 76억원까지 배당금을 늘렸다. 같은 기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142억원에서 90억원으로 내려갔으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최근 3개년도 기준 -76억원, 86억원, -401억원으로 그룹 전체로는 사업 수익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총자산 2000억원의 서영이앤티의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총자산이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지주사와 몸집 차이가 너무 크다. 

여기에 지주사가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하이트진로 주가도 최근 5년 중 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당장 지주사 가치를 낮출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2018년 말 1만5200원에서 지난해 6월 4만7050원에서 지난 19일 종가 기준 3만4100원을 기록했다. 높아진 주가는 지주사 가치 평가에 반영된다.

하이트진로 최근 5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하이트진로 최근 5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이에 따라 서영이앤티를 정리하는 시점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서영이앤티 수익성이 지속되는 동안 미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비상장사인 서영이앤티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자산도 자산이지만 성장성 또한 중요하다.

애초 서영이앤티는 매출 구조로 인해 경영승계 작업에서 실탄 역할이란 전망이 많았다. 2015년 기준 매출액 759억원 중 252억원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에서 나왔다.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기록하던 서영이앤티는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기업으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최근 양상은 다르다. 서영이앤티의 계열사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동안 매출은 2014년 500억원에서 2019년 9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일감몰아주기로 안정적 수익은 유지하되 ‘수익성’이 이전보다 더 생겼다는 얘기로 이는 지주사와 합병 시 비상장사인 서영이앤티 가치를 좀 더 높게 쳐줄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5년 간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이를 서영이앤티 성장성에 반영한다면 자산의 차이를 꽤 메울 수 있다.

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상반기를 지나 다시 반등할 수 있으며, 이를 반영한 지주사와 서영이앤티 몸집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진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하이트진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주류 시장 부진 기인해 하이트진로 탑라인 성장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탑라인 성장은 당초 시장 기대 하회가 불가피하나 판촉비 절감 기인해 손익은 시장 기대를 충족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주류 시장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상저하고 실적 흐름이 예상되며, 물론 하반기 광고판촉 강도에 따라 손익 레벨은 다소 달라질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고마진인 소주 점유율 상승 및 수입 맥주 매출 회복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는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하이트진로 실적에 대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추석 시점 차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에 따른 업소용 채널 수요 부진 때문이다"며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추운 날씨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 사람들의 외부활동 재개되고 서울/수도권 지역은 이미 높은 수준의 맥주 MS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 채널 침투율이 상승 했을 때, 점유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