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네이버 OTT 구독 경쟁, '손정의'가 웃는 이유
쿠팡 VS 네이버 OTT 구독 경쟁, '손정의'가 웃는 이유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1.2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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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플러스', '쿠팡플레이'로 나란히 OTT 서비스 집중
손정의 소뱅 회장의 '네이버-쿠팡' 합병 가시화 고조
시기는 라인-야후 경영통합·쿠팡 나스닥 상장 전후 예상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전폭 투자 중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전폭 투자 중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네이버의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장에서의 공격적 행보가 쿠팡과의 합병을 위한 전초 역할일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쪽 모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오는 2월 말부터 유료 구독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회원에게 월 4900원으로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 이용권을 제공한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가격은 티빙을 직접 이용할때 비용인 월 7900원보다 저렴하다. 네이버 플러스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구독자 250만명을 확보했다.

앞서 쿠팡도 지난달 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하고 500만 구독회원제 ‘로켓와우(월 2900원)’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1, 2위 기업으로 최근 나란히 OTT 시장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는 새로운 수익 창출보다는 고객들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강화해 이커머스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런 전략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성공 사례가 자리잡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게 OT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선보이고 나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 현재 전세계 1억5000만명에 달한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은 “이커머스는 최종적으로 구독경제로 가야 완성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나 쿠팡이나 구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구독경제는 자본 유동성과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시장을 장악하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독경제는 고객 경향성을 파악해 글로벌 진출 시 실수할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진행한 구독경제 사업은 해외로 가기 위한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쿠팡의 이커머스 구독 경쟁에서 가장 이익을 보게 될 인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꼽힌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잡고 네이버 라인(LINE)과 일본 인터넷 기업 야후재팬을 통합하는 빅딜을 단행했고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사가 각각 50%씩 출자해 지주사 A홀딩스를 만들고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을 주관하게 된다. 두 회사의 경영통합이 이뤄지면 손정의 회장의 영향력이 네이버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쿠팡은 잘 알려졌다시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아래 쿠팡LLC를 대주주로 둔 기업이다. 지난 2010년 출범 이후 적자 경영 속에서 ‘출혈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손 회장의 투자 덕분이다. 이로 인해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 발표 당시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합병설이 한차례 불거지기도 했다.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경영통합 조직도. 그래픽=이진휘 기자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경영통합 조직도. 그래픽=이진휘 기자

업계에선 손정의 회장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2019년 반짝 제기되고 사라졌던 네이버쇼핑과 쿠팡 합병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이 마무리되고 쿠팡 나스닥 상장 이후로 전망된다. 둘 다 이르면 오는 3월 중 완료될 수 있다.

현재 라인과 야후재팬은 주요 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오는 3월 중 최종 경영통합 마무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네이버는 라인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Z홀딩스의 지분 44.62%를 7조8458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쿠팡도 최근 미국 나스닥 입성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이르면 3월에 상장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 나스닥 상장을 하면 합병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약 33조원(3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손정의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늘 미래에 방점을 찍고 왔다“며 “풀필먼트 시스템(주문부터 배송 전 과정에 교환/환불까지 이르는 과정)에도 앞으로 다양한 이커머스 형태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쿠팡이 적자를 만회하고 미래 수익을 내기 위해 네이버를 당연히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M&A라는 게 전략적 측면에서 비밀리에 진행되고 변수들이 많아 조심스럽지만,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포털 이용 정보를 쿠팡과 합쳤을 때 쿠팡이 지금까지 보여준 전략적 효과에 시너지가 더해져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며 “한국 이커머스 역사의 중요한 획을 긋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합병하게 되면 얻게 될 시너지 효과는 크다. 국내 이커머스 1위 다툼을 펼치는 네이버와 쿠팡이 뭉치면 국내 시장에서 40조원 이상 매출을 내는 이커머스 독과점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거래액 기준 네이버가 20조924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17조77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옥션·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 11번가(9조8356억원), 위메프(6조2028억원) 순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수로 쿠팡 거래액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21조원을 돌파했다는 전망치도 나온다.

쿠팡과 네이버 CI 로고. 사진=각 사 제공
쿠팡과 네이버 CI 로고. 사진=각 사 제공

또 쿠팡으로서는 나스닥 상장 직후 네이버쇼핑과의 합병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 동력이 될 수 있어 더욱 원할만 하다. 반대로 네이버는 쿠팡 상장 전에 합병을 진행해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네이버와 쿠팡의 합병은 양 사가 모두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더 커보인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발판 삼아 3번째 일본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 드라마와 웹툰에 대한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합병을 이루기 위해 국내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달의 민족(배민) 인수를 통해 요기요와의 합병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12월 공정위의 제재에 부딪혀 절반에 그쳤다. 

그렇지만 네이버와 쿠팡 합병은 조건이 다르다.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가 합칠 경우 시장 점유율이 99.2%가 될 것을 우려했지만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네이버(14%)와 쿠팡(12%)을 합쳐도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지 않는다. 또 네이버와 쿠팡은 국내 기업 간 합병에다가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유통 공룡들의 국내 진출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DH와 다른 결론을 기대할 만 하다.

김 교수는 “합병이 아니더라도 양 사가 고객 정보 알고리즘을 서로 공유해 전략적으로 동반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며 "포털에서 확보한 네이버 고객 정보와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쿠팡 정보가 달라 두 기업이 합치면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고 이는 마치 국내에 가만히 앉아 해외에서 장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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