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본게임은 '2022년 정기주총'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본게임은 '2022년 정기주총'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2.01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구 회장 사내이사 임기, 2022년 3월 만료
올해 사외이사 4명 임기 만료…이사회 장악 후 내년 정기주총 노림수
박찬구 회장-박철완 상무 지분율 비슷…46% 소액주주 민심 확보 두고 배당 싸움
18% 자사주 활용할 수 있지만…단기간 1조3500억원 동원할 백기사는 어디?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금호석유화학에 촉발된 경영권 분쟁의 진짜 판은 내년 정기주주총회에 열릴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공시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연임을 하려면 내년도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27일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박철완 상무가 올해 정기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제기한 건 우선 회사 내부를 장악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올해 금호석화 정기주총에서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4명의 이사들을 새로 선임한다. 금호석화는 7명의 사외이사들을 두고 있으며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올해 주총에서 승기를 잡으면 이 두 위원회에서 과반수를 자신의 사람으로 채울 수 있다.

또 여기에 문동준 사장도 올해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가 됨에 따라 5명의 이사에 대한 선임 안건이 올해 정기주총에 오르게 된다.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내년 정기주총에서는 박찬구 회장 사내이사 연임 건과 함께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도 임기 만료로 주총에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즉 현재 10명의 이사 중 9명이 올해와 내년에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44년 동안 금호석화에 몸 담으며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내년 주총에서 실패한다면 이는 10년 전의 사건을 되돌려 주는 의미도 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앞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형제공동경영합의서’ 수정과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었다. 박찬구 회장은 가지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석화 지분을 매입했으며, 이어 2015년 금호석화 계열분리 소송에서 승소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완전히 분리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때 박철완 상무는 아시아나항공에서의 재직 경험 때문인지 박삼구 회장 편에 섰고, 이로 인해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사이가 불편한 관계가 됐다. 특히 지난해 7월 금호석화가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를 전무로 승진했음에도 박철완 상무는 제외해, 박찬구 회장이 사실상 장남으로의 경영승계를 굳힌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금호석화 지분 구조를 보면 박철완 상무가 보유한 10%는 적은 수치는 아니다. 박찬구 회장은 6.69%, 박준형 전무는 7.17%다. 여기에 최근 금호석화 지분 3~4%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IS동서가 박철완 상무 쪽으로 여겨지는 시각을 반영하면 양측의 큰 지분은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5일 공시 기준 8.16%%를 보유하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로서는 결정력을 행사하기엔 부족하다. 다만 국민연금은 2019년 정기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의 배임 혐의를 이유로 이미 연임을 반대한 적이 있다. 만약 박철완 상무와 IS동서에 국민연금까지 힘들 더하면 지분율은 21.16%~22.16%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석화는 소액주주 비율도 46%에 이르러 이들의 마음을 잡는 게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아직 발표되지 않은 2020년도 금호석화 배당도 전년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의 주주 제안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주당 1만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호석화는 주주제안에 대해 “과다배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비상식적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호석화는 지난 2019년 보통주 기준 주당 1500원 배당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그 사이 800원, 1000원, 1350원을 배당해왔다. 또 같은 1500원이지만 2014년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45.1%, 2019년 기준으로는 13.9%로 주주들에겐 실망스런 배당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

한 가지 변수는 금호석화가 보유한 자사주 18.36%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매각 시 의결권이 생긴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가 백기사를 찾아 자사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매각하면 박찬구 회장과 박준경 전무가 보유한 13.86%에 더해져 32.22%가 되며 박 상무 측을 앞설 수 있다. 다만 금호석화 자사주 559만2528주는 1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주당 24만1500원 기준 총 1조3500억원에 이르러 단기간에 동원하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만약 자사주가 활용된다면 박 상무 측도 내년도 박찬구 회장의 연임이 본게임인 만큼, 올해 정기주총 후 추가적인 지분 매입 또는 우군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