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리뷰] 스포티파이, 이토록 유명하고 훌륭한 '반쪽' 서비스라니
[톱리뷰] 스포티파이, 이토록 유명하고 훌륭한 '반쪽' 서비스라니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2.02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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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현아·마마무·여자친구·(여자)아이들 등 국내 음원 50% '앙꼬 없는 찐빵'
AI 음악 추천은 탁월, 디바이스 연동 기능도 국내 서비스와는 달라
아이유 'Love Poem' 앨범. 사진=카카오M
아이유 'Love Poem' 앨범. 사진=카카오M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아이유, 현아 팬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스포티파이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6000만곡 이상 곡을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상륙했지만 음원 확보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우려하던 대로 국내 대형 유통사들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못한 결과일까요.

2일 국내 정식 출시한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스트리밍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음원 1위 서비스입니다. 지난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무려 13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국내 이용자들은 VPN 우회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고 그만큼 국내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뜨거웠습니다.

스포티파이 요금제 구성. 사진=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스포티파이 요금제 구성. 사진=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스포티파이는 기본적으로 구독 서비스입니다. 국내 출시 기념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모바일로 7일간 무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30일까지 구독 신청하면 3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요금제는 1인용 프리미엄 개인(1만900원)과 2인용 프리미엄 듀오(1만6350원)으로 나뉩니다.지니뮤직(8400원)보다는 다소 비쌉니다. 멜론과 플로 기본 요금제와 가격이 같지만 통신사 할인을 더하면 조금 비싼 수준입니다. 해외에서 최대 6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프리미엄 패밀리’ 요금제는 아쉽게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일단 깔끔한 사용자환경(UI)이 특징입니다. 모바일로 접속하면 메인 화면부터 추천된 음악이 카테고리에 따라 주를 이룹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화면 구성이라구요? 바로 넷플릭스가 도입한 화면 구성 방식입니다.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만족도를 높인다는 넷플릭스의 성공 방식을 차용한 것이지요. 검색이나 차트 위주로 제공되는 국내 음원 서비스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처음 접속해 음악을 들으려 하면 역시나 스포티파이 강점으로 전세계 3억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한 동력인 AI 음악 추천 알고리즘이 먼저 눈에 띕니다. 스포티파이 가입 후 첫 접속하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화면이 뜹니다. 아티스트를 많이 선택할수록 AI 추천 알고리즘에 활용될 데이터는 풍부해집니다. 스포티파이 음악 큐레이션이 전세계 2억5000만명이 넘는 사용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AI가 장르, 아티스트, 노래 길이 등의 음악 정보를 분석해 추려내고 스포티파이 소속 DJ 등 선곡 전문가들이 추천 정보를 만듭니다. 그러다보니 스포티파이 사용자들 사이에선 “나보다 더 내 취향을 잘 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입니다.

(왼쪽부터) 스포티파이 가입 후 첫 접속 시 좋아하는 가수
(왼쪽부터) 스포티파이 가입 후 첫 접속 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 작성 시 제목에서 연관 장르 음악이 바로 추천된다.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스포티파이의 음악 추천 기능은 플레이리스트를 매개로도 이루어집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 제목에 ‘K-Pop(케이팝)’이나 ‘힙합’, ‘트로트’라고 입력하기만 해도 연관 장르 음악이 마구 추천됩니다. 한 곡을 선택하면 또 다시 추천 기능이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추천 목록이 뜹니다. 이러한 정보와 최근 재생 목록을 기반으로 스포티파이는 ‘데일리 믹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매번 제공합니다. 매주 월요일엔 30곡으로 구성된 ‘새 위클리 추천곡’도 제공합니다.

내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다른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직접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서비스에 공유하고 친구끼리 서로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추천 위주로 음악을 듣다보니 하단 메뉴바에도 ‘홈’ ‘검색하기’ ‘내 라이브러리’ 3개 기능만 남겨두고 불필요한 기능은 제외됐습니다. 곡을 듣는데까지 메뉴를 선택하며 들어가는 중간 과정의 상당 부분이 생략됩니다. PC화면도 메뉴를 간소화해 음악을 즐기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핵심 메뉴 위주로만 UI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직접 완성한 플레이리스트와 다른 이용자로부터 추천받은 플레이리스트.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추천받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기능이 스포티파이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어느 화면에서나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리스트를 추천 받아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이용자를 기다리는 플레이리스트가 스포티파이엔 40억개 넘게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PC 화면에선 아이유 음악이 확인되지만 음원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아직 들을 수 없다.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스포티파이 PC 화면에선 아이유 음악이 확인되지만 음원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아직 들을 수 없다.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플랫폼으로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할 장점은 충분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국내 서비스 초기라 음원 확보가 미흡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 대형 유통사인 카카오M과 지니뮤직과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국내 음원을 이용하는데 제약이 있습니다. 이 두 업체가 국내 유통되는 음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아이유, 현아, 여자친구, (여자)아이들, 더보이즈 등 아티스트 곡은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고 에이핑크나, 마마무의 최근 앨범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외 그룹 넬, 지난 여름 국내 음원 시장을 강타한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 등 음악도 아직 국내 서비스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가수들의 음원을 자주 듣는다면, 스포티파이의 장점인 추천 기능도 아직은 제대로 누릴 수 없습니다. 이들 곡이 해외에선 제공되지만 국내만 안들어온다는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왼쪽부터) 스포티파이 내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As If It's Last)'과 볼빨간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To My Youth)'.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왼쪽부터) 스포티파이 내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As If It's Your Last)'과 볼빨간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To My Youth)'. 사진=스포티파이 캡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일부 언어 현지화 작업이 덜 된 점입니다. 블랙핑크나 볼빨간사춘기 같이 많이 알려진 아티스트의 곡에서도 한글 전환이 안된 노래들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블랙핑크 ‘마지막처럼‘은 영문 ‘As If It's Your Last‘, 볼빨간사춘기 ‘나의 사춘기에게‘는 ‘To My Youth‘로만 제공됩니다.

음악을 듣다보면 국내 다른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 정보가 눈에 들어옵니다. 스포티파이는 재생수 통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한 아티스트의 월별 청취자를 확인할 수 있고 곡들마다 전체 재생수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BTS)의 월별 청취자는 2900만명입니다. ‘다이너마이트‘가 6억5000만 이상 감상을 기록한 반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 곡은 재생수가 1000 이하인 경우도 발견됩니다.

디바이스에 연결하기 기능을 통해 PC와 모바일 서비스가 서로 연동된다. 사진=스포티파이 홈페이지
디바이스에 연결하기 기능을 통해 PC와 모바일 서비스가 서로 연동된다. 사진=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이외 눈에 띄는 기능으로 ‘디바이스에 연결하기‘가 있습니다. PC에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면 모바일과 연동돼, 원하는 디바이스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계정에서 PC와 모바일에 동시 접속돼 있다면 PC화면으로 음악을 틀어도 모바일에서 재생됩니다. 물론 외부 스피커 연동도 가능합니다. 국내 모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한 계정에서 하나의 기기만 지원합니다. 또 모 서비스의 경우 PC에서는 모바일과 재생목록이 공유되지 않아 별도로 선정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습니다.

또 주관적일 수 있지만, 같은 음원이라도 스포티파이가 음질이 좀 더 맞춤 설정돼 있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현재 국내엔 멜론, 지니뮤직, 플로, 벅스, 바이브와 같은 서비스가 서로 경쟁하고 있고 지난해 들어온 유튜브뮤직은 8개월 만에 점유율 10%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스포티파이의 음원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다만 현재 멜론 운영사와 같은 계열사인 카카오M이 경쟁사에게 음원을 순순히 제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합니다. 지난 2016년 애플뮤직도 국내에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음원 확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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