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지난해 당기순익 급증, '중간지주사' 전환 자금 마련 총력
SKT 지난해 당기순익 급증, '중간지주사' 전환 자금 마련 총력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2.0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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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G 투자 줄이고 73% 상승 1조5000억 순이익 챙겨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 빨간불, 내년 대비 현금 확보 주력
SK와이번스 팔고 1300억원 규모 확보, 9조원 확보 시급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그래픽=이진휘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계획이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SK하이닉스 지분 10% 추가 확보에 필요한 9조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3일 SK텔레콤 실적 발표 따르면 2020년 당기순이익이 1조500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4.3%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3493억원으로 같은 기간 21.8% 증가했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변화가 없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부터 6년 간 배당금을 1만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배당성향은 42.78%로 전년 84.83%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5G 투자도 축소했다. 지난 2019년 설비투자비(CAPEX)로 2조9154억원을 들였지만 지난해는 그보다 24.35% 적은 2조2053억원을 투자했다.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2조3805억원)보다도 적게 투자했다. 지난해 KT나 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이 5G 투자에 대한 가이던스를 사전에 제시하지 않은 점도 애초에 설비투자비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SK텔레콤의 현금 마련은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한 대비로 볼 수도 있다.  순익증가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익 증가는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증가로 인한 것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다분해 졌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개최한 이사회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안이 안건에 포함되지 않아 3월 주주총회 통과 계획도 불발됐다.

이에 대해서도 회사측은 "중간지주 관련 내용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기업가치를 재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중간지주사 전환은 SK텔레콤 주가를 떨어트릴 요소가 있어 현재로선 주주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에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11.58%)과 시티뱅크 ADR(8.64%)이 주요 주주로 있으며 소액주주 비율은 39.6%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SK(주) 26.78%다.

중간지주사 전환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면 SK하이닉스 추가 지분 매입에 필요한 9조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는데 내년 이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기업은 자회사 지분을 최소 30%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개정안 시행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개정안 적용 이후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은 상장사 30%로 상향되지만 기존 지주회사라면 20%를 유지할 수 있다.

올해를 넘길 경우 현재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93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0% 지분을 더 획득하기 위해 9조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임무로 SK하이닉스 부회장까지 겸직하고 있는 박정호 대표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SK텔레콤이 이마트에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도 시점이 좋았다. SK와이번스는 지난 2000년에 창단된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20년 동안 SK그룹 대표 야구단이었지만 누적 적자만 수 천억원으로 SK텔레콤 재무 상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자사 가치를 끌어 올리는 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미디어, 모빌리티, 보안, 커머스 등 위주로 구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업상장(IPO)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이 순차적으로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사업 분할 후 SK텔레콤 시총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경우 중간지주사 전환에 들어간 9조원 이상의 자금을 메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같이 보유자산 대비 극단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의 경우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보유자산이 따로 상장되는 효과를 얻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가총액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인적분할 후 SK텔레콤의 예상 합산 시가총액은 29조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SK텔레콤의 시총은 약 18조원이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은 3일 2020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분할을 포함한 지배구조 관련해서 결정된 바는 없지만 진행하게 된다면 기업가치 상승을 기본 원칙으로 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중간지주사 전환)결정이 되는 대로 시장과 조속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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