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회장 물러난 농심, 계열분리로 일감몰아주기 해소할까
신춘호 회장 물러난 농심, 계열분리로 일감몰아주기 해소할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2.08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 신춘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미상정
신동원-신동익 형제, 농심-메가마트 계열 두 축 분리
얽켜 있는 지분 적어 계열분리 쉬워…임원겸임 해소 필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농심-태경농산-율촌화학 타격 피할 수 있는 방법
지난해 3분기 말 공시 및 2019년 감사보고서 기준. 그래픽=김성화 기자
지난해 3분기 공시 기준.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농심 신춘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2세대 경영인들의 차기 행보는 계열분리 마무리가 될까?

지난 5일 공시된 농심의 올해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보면 신춘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6일로 만료된다.

신춘호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농심그룹의 지배구조는 두 축으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한 축은 신동원 부회장에서 농심홀딩스, 농심에서 그 이하 계열사로 이어지는 식품제조 계열사가 있으며, 다른 한 축은 차남인 신동익 부회장에서 메가마트, 엔디에스, 호텔농심과 농심캐피탈로 이어지는 구조다.

농심은 이미 예전부터 계열분리를 진행해왔고 그렇기에 두 축의 계열사들끼리 맞물린 지분이 없다.

차기 회장은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으로 굳어진 모양새다. 신 부회장은 농심 홀딩스 지분 42.92% 보유하고 있어 이미 그룹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주요 계열사인 농심은 농심홀딩스가 32.72%로 대주주며 태경농산, 율촌화학, 농심개발, 농심기획, 농심엔지니어링 등도 농심홀딩스 또는 농심이 100% 지분율을 가지고 있거나 대주주로 이름이 올려져 있다.

메가마트로 시작하는 지배구조도 마찬가지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56.14%로 최대주주며 그 이하 계열사들은 메가마트가 최대주주로 있거나 신승열, 신유성 씨 등 신동익 부회장 일가가 대부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정리가 필요한 지분도 그리 크지 않다. 양쪽이 교차돼 있는 지분은 신동익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농심 지분 1.64%(10만주)와 신동원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엔디에스 15.24%(19만2000주)다. 신동익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 지분은 약 290억원에 달하며 신동원 부회장의 엔디에스 지분은 총자본금 63억원 기준으로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총 자산 749억원을 기준으로는 114억원에 해당한다.

교차된 지분 가치가 약 200억원 차이가 있지만 계열분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걸 생각한다면 서로 협의하지 못할 금액도 아니다.

농심은 매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포함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는 기업이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따르면 농심은 2020년 9월 말 기준 자산총계가 2조8225억원이며 농심홀딩스는 1조2761억원, 율촌화학은 6288억원이다. 이 세 곳만 합쳐도 4조7000억원에 이르러 조만간 5조원 이상이 기준선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동원 부회장에게는 오히려 200억원 정도 금액 차이는 그냥 양보하는 게 더 이득이다. 핵심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그간 총수일가가 직접 지배력을 보유한 계열사뿐만 아니라, 50% 이상의 지분율로 간접지배력까지 행사하는 자회사까지 일감몰아주기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태경농산과 율촌화학도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태경농산은 2019년 기준 매출액 3484억원 중 1974억원(56.6%), 율촌화학은 4838억원 중 1867억원(38.5%)이 내부거래다. 또 농심엔지니어링도 1484억원 중 921억원(62.0%)가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그에 비해 메가마트쪽 계열사는 엔디에스가 1146억원 매출 중 411억원(35.8%), 호텔농심이 446억원 중 124억원(27.8%) 정도가 큰 규모에 속한다.

두 지배구조 축의 계열분리를 진행한다면 차기 수순은 임원겸임 해소다. 지난해 3분기 말 공시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은 농심과 태경농산, 메가마트에 임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과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농심기획, 농심개발, 호텔농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계열분리를 위해선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 거래가 없어야 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채무관계 규모가 크지도 않을 뿐더러 거래에 수반해 정상적으로 발생한 거래는 제외하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