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나스닥 상장과 차등의결권, 김범석 4조 적자에도 거액 보수 확보
쿠팡 나스닥 상장과 차등의결권, 김범석 4조 적자에도 거액 보수 확보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2.15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스닥 상장 후 김 의장, 쿠팡 주당 29배 차등의결권 보유
과감한 사업 투자 외 쿠팡 경영권 강화, 보수 책정에도 유리
김범석 쿠팡 의장 보수 158억원, 내년 더 커질 가능성↑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에게 사업 성장 외에도 매년 거액의 보수라는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팡 모기업 쿠팡 Inc가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류에 따르면 김범석 의장은 쿠팡 Inc 상장 이후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단독 보유하게 된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 등이 보유한 주식에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투기 자본의 경영권 간섭 등에 맞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뒷받침하는 제도다. 구글이나 에어비앤비 창업주도 1주당 10~20배의 차등의결권을 받은 바 있다.

쿠팡 Inc는 쿠팡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쿠팡 LLC가 상장을 위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김 의장은 차등의결권으로 인해 쿠팡 Inc 지분 2%만 갖고 있어도 58%의 영향력을 행사해 쿠팡 경영권을 좌우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손정의 회장이 있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쿠팡 Inc 지분 37%를 가지고 있어 창업주 김범석 의장 외에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소비재 섹터를 담당하는 리디아 제트 등 주요 투자자들이 함께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쿠팡이 모기업을 통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도 이러한 차등의결권을 바탕으로 김 의장의 경영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한국에선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미국에선 허용된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에서 MBA를 하고 와서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한국판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며 “아마존 방식대로 신규 들어오는 자금을 가지고 유통과 OTT 사업뿐 아니라 음악 등 모든 사업에 쿠팡이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김범석 의장 본인이 앞으로 차등의결권을 가지고 마음대로 기업 경영할 수 있게 된 것으로 결국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에서 쿠팡 상장을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51% 지분이 필요하지만 미국에서 차등의결권을 적용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쿠팡 지분을 가지고도 58%나 되는 경영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쿠팡 Inc가 나스닥 상장을 하게 되면 김 의장의 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 외에도 쿠팡 경영 전반에 김 의장의 권한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김 의장의 의결권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투자자 측과 협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장의 쿠팡 Inc 지분 규모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신고서류에 나오듯 김 의장에게 주어진 스톡옵션 형태의 주식이 간간히 주어졌다면 상당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년 지급된 급여와 함께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쿠팡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결국 김 의장은 사업적 지배력과 함께 본인과 본인의 친인척을 포함한 경영진 보수 또한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통상 회사 경영진의 상여금은 회사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정한 지급기준과 평가 방법에 따라 지급하며 일차적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액수가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년도 회사의 매출액,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회사의 중장기 기대사항 이행, 리더십, 회사 기여도 등 비계량지표가 반영되지만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쿠팡에게 이는 무의미해 보인다.

신고서류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해 급여로 약 158억원(1434만1229달러)을 수령했다. 지난해 연봉 10억원(88만6000여달러)과 스톡 어워드 등 주식 형태 상여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외 지난해 우버로부터 영입한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04억원(2743만8000달러) 상당 주식 형태 상여금을 포함해 총 306억원(2764만달러)을 보수로 받았다. 또 김 의장 남동생 부부가 약 8억원(72만2000달러) 상당을 받았다. 증권거래신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고용인 이해상충’ 내역으로 분류됐다. 김 의장 남동생은 장대높이뛰기 국가대표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2017년 미국 S&P500 기업들의 CEO 보수는 고정보수인 Salary는 13%며 변동보수인 Bonus(23%)와 Stock(49%), Options(12%)가 64%를 차지한다. 얼마든지 유연하게 보수를 늘릴 수 있는 구조다.

쿠팡이 경영진에게 지급한 상여금액은 유독 높다. 김 의장의 보수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비교하면 최정상급 수준이다.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대기업 총수 보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81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125억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90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7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60억원 순이었다. 김 의장 보수를 넘어설 인물은 현재로선 신 회장뿐이다. 신 회장도 롯데지주 등 7개 계열사에서 성과급으로 받은 금액은 21억2000만원에 불과해 상여금만 놓고 비교하면 김 의장보다 한참 못 미친다.

국내 손꼽히는 대기업 창업가들과 비교해도 김 의장이 받은 보수는 높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19년 상여금 포함 94억5000만원을 받았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13억8600만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2억3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보수는 상장사 공시 규정에 따라 연봉이 5억원을 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쿠팡이나 쿠팡 Inc의 정관은 공개되지 않아 경영진에 대한 구체적인 보수 책정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쿠팡 Inc가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어 창업주나 경영진에게 상여금을 높게 쳐주는 조직 문화가 반영돼 국내 기준보다 보수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쿠팡 Inc의 핵심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쿠팡 사업은 적자 행진을 하고 있어 경영진에 대한 고액 급여를 설명하기 역부족이다. 지난해 비대면 특수를 맞아 쿠팡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적자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 매출은 약 13조2083억원(119억6733만달러)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825억원(5억2773만달러)으로 쿠팡 출범 이후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는 4조원을 넘는다.

쿠팡의 전방위적 사업 확장으로도 김 의장과 경영진의 높은 보수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쿠팡의 사업 성장성으로 볼 때도 기존 이커머스 외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 수익성을 보장할 순 없는 단계다. 쿠팡은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시작으로 간편 결제 쿠페이를 ‘쿠팡페이’로 분사시키며 핀테크 영역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쿠팡플레이를 출시해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