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가입자 확보에 안달, 5G 투자 약속은 뒷전
이통3사 가입자 확보에 안달, 5G 투자 약속은 뒷전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2.25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 기지국 KT 0개, LGU+ 1개, SKT 44개
설비투자비 내리고 '출혈' 마케팅 늘린 결과
올해도 5G 투자 줄이고 고객 경쟁은 더욱 치열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는 KT 직원. 사진=KT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는 KT 직원. 사진=KT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5G 고객 확보에 출혈 경쟁도 마다않는 이통3사가 정작 설비투자비를 줄이며 정부와 약속한 5G 투자 계획을 지키지 않고 있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이통3사 28㎓ 대역 기지국 현황은 1월 31일 준공 신고 기준 45개가 전부였다. 28㎓ 대역은 기존 3.5㎓보다 속도가 빨라 ‘진짜‘ 5G로 불린다. 현재는 비용 문제로 다중이용시설이나 B2B 용으로 사용이 한정된다.

기지국 수 45개는 올해까지 이통3사가 약속한 목표치의 0.1%에 불과하다. 이통3사는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서 올해까지 각 사별로 1만5000개씩 총 4만5000여개 28㎓ 기지국을 완성하기로 정부와 약속했다.

특히 이통3사 중 KT는 28㎓ 기지국을 3년 동안 하나도 짓지 않았다. 또 LG유플러스는 1개에 그쳤고 SK텔레콤이 44개로 가장 많았다.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KT는 지난해까지 8000개 28㎓ 기지국을, LG유플러스는 5000개, SK텔레콤는 6311개를 구축하기로 정부와 약속했었다.

이는 4개월 전 이통3사가 정부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받았음에도 전혀 진전이 없는 결과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통3사가 28㎓ 대역 기지국을 하나도 세우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이통3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해당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주파수 할당대가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제재 조치를 가했다.

이통3사가 28㎓ 기지국 구축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는 이유는 3.5㎓ 대역 기지국 설치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28㎓ 대역은 3.5㎓ 대역보다 3~4배 속도가 빨라 초고속 5G에 적합하지만 전파 반경이 그만큼 좁아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 문제로 비용 부담이 크다.

박성중 의원은 “28㎓ 기지국 설치비용이 최대 8배나 많이 들어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라 이통사의 팔을 비틀어도 28㎓ 주파수 장비를 구하기 어렵다“며 “(차라리)28㎓ 주파수를 과감하게 회수하고 5G 특화망 정책을 추진해서 수요기업이 직접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8㎓ 기지국 설치 부진은 이통3사가 5G 투자를 줄인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해 설비투자비(CAPEX)로 SK텔레콤은 2조2053억원, KT 2조8720억원, LG유플러스 2조3805억원을 설비투자비로 집행해 각각 전년 대비 24.3%, 11.8%, 8.7% 감소했다.

이통3사는 5G 설비투자비를 더 줄일 예정이기에 올해 28㎓ 기지국 구축에 대한 약속을 완수하긴 더욱 어려워졌다. KT는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비는 지난해 집행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나 AI/DX, 미디어 등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설비투자비는 전년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설비투자비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5G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늘린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이통3사 합산 마케팅비는 7조9228억원으로 합산 설비투자비(7조4620억원)보다 많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3조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고 이는 같은해 설비투자비보다도 8000억원 가량 많았다. KT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2조5230억원 4.8% 증가, LG유플러스는 2조3298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영업 활동이 주춤했음에도 보조금 경쟁은 오히려 치열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5G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통3사는 올해 가입자 확보에 더욱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 548만명에서 올해 9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KT는 올해 5G 가입자(174만명) 비중을 전체 가입자의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밝혔다. KT가 5G 상용화 이후 1800만명 수준의 무선가입자 수를 유지 중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5G 가입자 81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가입자 4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5G 가입자 147만명 수준인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250만명 이상을 더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2년에 걸쳐 5G 전국 커버리지를 어느정도 확보했기에 앞으로 초기 구축 단계보다 설비투자비를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 측면에서도 5G 투자 확대보다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향상과 점유율 싸움 등 시장 상황에 맞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