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 본 IT기업, 이제는 디지털세 준비해야할 때"
"코로나19 수혜 본 IT기업, 이제는 디지털세 준비해야할 때"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3.0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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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오는 6월 디지털세 초안 제시, OECD 국제적 합의 임박
'탄소국경세' 현실화로 국가별 갈등 커질 전망, 한국 대비해야
"이중규제 비용 부담 증가 안돼, 기업 경영 촉매제 역할 돼야"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관련 국제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 사진=이진휘 기자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관련 국제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산업·환경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면서 각국의 디지털세와 탄소세 도입을 앞당길 전망이다.

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관련 국제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조세 제도 변화 기조가 커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코로나19 이후)기업의 소득분배 양극화 현상이 굉장히 심해졌고 관광 산업 위주의 국가들은 타격이 커지면서 국가별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국가들이 자국에게 세금을 적게 부과하길 바라고 있어 앞으로는 국가 간 과세를 적용하는 문제가 심해지고 복잡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 속 유통, 항공, 관광 등 산업이 타격을 받는 동안 IT 기업들은 실적이 급등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8% 늘어난 3861억달러(약 434조원),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229달러(26조원)를 기록했다. 또 화상회의 기업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의 지난해 매출은 26억5140만달러(약 2조9616억원)로 전년대비 326%, 영업이익은 6억5985만달러(약 7493억원)로 5097% 증가했다.

디지털세는 이러한 글로벌 활동을 하며 수혜를 입은 IT 기업들에 세율을 부과하는 조세 제도다.

현재 EU 중심 국가들 위주로 디지털세 도입 움직임이 빠르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디지털세를 개시하고 자국 내 활동 기업에 매출액의 3%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스페인도 지난 1월부터 3% 디지털세 부과를 도입했다. 이탈리아도 디지털세 부과를 위한 세부지침을 발표하고 오는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익이 많이 늘어난 기업에 '초과이익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는 오는 6월까지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향후 앞서 디지털세를 도입한 국가들에 관세보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외교통상에 있어서 다자주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고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디지털세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타국의 일방적 디지털세 도입이 주로 미국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통상법 301조에 따라 관세보복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 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국제적 합의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OECD는 당초 지난해 7월 회의를 통해 국제적 합의 도출하려고 했으나 10월로 연기됐고 이후 국제적 합의를 전제로 실행계획(Blueprint)을 승인했다. 

남태연 김앤장 법률사무소 회계사는 “디지털세 합의는 다국적 기업 간 과세권에 대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결론이 나지 못한 부분이 크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양상이라 향후 국가 간 분쟁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도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등 소비자 대상으로 디지털세 영향을 받는 산업이기에 향후 조세부담이 적도록 정부 차원의 행정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세와 마찬가지로 탄소세에 대한 논의도 뜨겁다.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은 지난 2016년 파리협정이 발표되고 2019년 UN 기후정상회의 이후 부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 마스크나 배달 음식 등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고 기후 변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세계 각국에선 탄소세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한창이다. 현재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한 상황이다.

연내 '탄소국경세'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탄소국경세는 자국보다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EY한영보고서에 따르면 탄소국경세 도입 시 한국기업들이 미국과 EU, 중국에 지급해야 할 탄소 국경세는 오는 2023년 6100억원, 2030년엔 1조8700억원에 이른다.

이성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올해 여름 EU 차원에서 탄소국경세 도입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3년 정도 도입하려는데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약한 국가 상품을 규제가 강한 국가로 수출시 세금 부과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탄소세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산업구조 저탄소화와 신산업 육성 등 대응에 나섰다. 경제구조 모든 영역에서 저탄소화를 추진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인프라 강화가 골자로 각 정부 부처들 별로 관련 정책 마련에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철강,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할 경우 기업들에 제약 요소가 될 수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 탄소중립 조기 실현 시 화력발전이나 내연차 등 기존 산업은 기반 약화로 일자리 감소와 전기요금, 난방비 등 공공요금 상승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탄소배출권 가격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1톤에 8640원이었던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1톤당 2만9126원으로 올랐다.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박사는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석탄발전 비중이 다른나라보다 높아 탄소세가 도입되면 산업계 부담이 증가하고 기업 경영이 악화될 상황에 놓일 우려가 있다“며 “추가적으로 증세가 이뤄지면 세제의 역진성이나 조세 저항 초래할 가능성 있어서 정부가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종훤 글로벌기업조세재무임원협회 회장은 “탄소세, 탄소배출권, ESG는 하나의 생태계로서 떼려야 뗄 수 없고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려면 디지털과 그린, 이 두가지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제는 IT 기업군뿐 아니라 전통 산업도 친환경 투자확대를 해야 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기여를 해나가야 포용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어 “기업 입장에서 이중규제로 비용하는 부담이 증가한다면 기업 경쟁력약화시키고 소비자에게 부담 증가하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며 "북유럽 국가들이 이중 규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탄소세 인하와 환급정책을 운영하고 총 매출이나 부가가치 대비 일정수준을 넘지 않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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