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8명 출산율 해법? '20대 여성 혼인율 증가'에 초점 맞춰야
0.918명 출산율 해법? '20대 여성 혼인율 증가'에 초점 맞춰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3.0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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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뱅크 조사, 125개국 중 1명 미만 출산율 '한국 유일'
혼인건수 2000년 38만→2019년 23만, 초혼건수도 27만→18만으로
첫째 아이 출산 나이 올라가고, 둘째 아이 출산율 내려가고
고학력+전문직 가정 무자녀 비중 높아 "자유로운 생활" 중요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여성 1인당 출산율 0.918명.

어느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가 됐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기준 여성 1인당 출산율은 조사 대상 125개 국가 중 125위다. 1명 이하를 기록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라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는 조사 결과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건 우리나라만의 추세는 아니다. 주요 선진국들 또한 이미 1명대 출산율을 기록 중이며 특히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1980년대 경제 성장기 이후에도 출산율이 끊임없이 내려가고 있으며 여느 선진국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위기감을 불러 일으킨다. 덴마크는 1.7명, 노르웨이 1.5명, 스웨덴 1.7명를 비롯해 프랑스 1.8명, 미국 1.7명, 일본 1.4명 등 주요 선진국과도 차이가 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0.918명이란 출산율에도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다. 우리나라 시·도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서울로 2019년 기준 0.717명이다. 이어 부산이 0.827명, 대전이 0.883명, 광주 0.913명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음이 보여진다. 또 도 단위로 본다면 경기도(0.943명)과 전라북도(0.971명)가 1명 미만 수준을 보이고 있다.

출산율은 아무래도 혼인율과 연관성이 깊을 수밖에 없다. 2000년 서울은 7만8745건의 혼인건수를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4만8261건으로 61% 수준까지 줄었다. 또 부산도 같은 기간 2만7890건에서 1만3780건(49%)로, 대전은 1만545건에서 6602건(62%), 대구는 1만9179건에서 9880건(51%) 등 20년 새 전국적으로 상당히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전국 전체로 봐도 38만8960건에서 23만9159건으로 61%까지 줄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특히 결혼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 흐름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2000년 기준 초혼 건수는 27만1843건이지만 2019년에는 18만3962건으로 67%까지 감소했다. 초혼 건수의 감소 추세는 각 지역별 줄어든 혼인건수와 유사하다.

또 결혼 적령기로 여겨지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혼인 건수를 보면 출산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00년 기준 연령별 여성 혼인건수를 보면 전체 33만건 중 8만4000여건이 25~26세에 몰려 있다. 2019년 기준으로는 29세 2만935건이 가장 혼인 건수가 많은 연령대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결혼 적령기가 변화한 것은 출산율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2009년 기준 연령별 출산율은 여자인구 1000명당 25~29세가 80.4명, 30~34세가 100.8명, 35~39세가 27.3명이었다. 이 수치는 2019년 기준 각각 35.7명과 86.2명, 45.0명으로 바뀌었다. 20대 출산율이 10년 간 급격히 떨어진 것을 30대에서 만회하지 못한 흐름이다.

또 여성 평균 출산연령을 보면 2009년 첫째 아이를 29.8세에 낳았지만 2019년에는 평균 32.2세로 올라갔다. 이는 32.2세는 2009년 기준으로 둘째 아이를 낳던 31.8세보다도 늦은 시기다.

늦춰진 출산 나이는 세대별로 한 자녀만 낳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09년 17만명에 달하던 둘째 아이 출생 수가 2019년에는 10만명으로 줄었다. 첫째 아이도 23만명에서 17만명으로 함께 줄었지만 둘째 아이 출생 수 감소 추세가 더 가파르다.

결국 출산율을 다시 끌어 올리려면 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지금보다 좀 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급선무다.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에 결혼한 여성이 30대보다 첫 아이를 빨리 출산”하며 “고학력 여성은 첫 출산을 늦추는 경향”이 강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82~1984년과 1992~1994년 40세 기준 비혼 여성 비율은 각각 4.49%와 6.68%에서 2002~2004년과 2012~2014년은 18~19%까지 올라갔다.통계청은 “40세 기준 누적 혼인율 수준이 유사하더라도 2002~2004년 기간과 비교할 때 2012~2014년 기간에 혼인이 지속해서 늦어지는 패턴이 관측된다”며 “이렇게 생애 누적 혼인율이 유사하더라도 혼인 시기(timing)가 지연되는 것은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출산율 패턴에서도 마찬가지다. 20대 여성들은 결혼 후 12개월 후 약 44%가 출산을 했지만 30대로 가면 30%대로 내려간다. 또 결혼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의 출산 이행률을 살펴보면, 종졸은 41%, 고졸은 45%, 대졸은 40%, 석사 이상은 35%다. 결혼 후 24개월(2년)의 출산 이행률은 중졸 81%, 고졸 83%, 대졸 79%, 석사 이상 74%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다분히 여유가 있다고 여겨지는 “아내는 대학원 이상, 남편은 전문·관리직”인 가정에서 무자녀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 이유를 보면, 유자녀 기혼여성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29.0%),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25.2%),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15.0%) 순으로 응답했다. 무자녀 기혼여성은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4.2%), ‘불임 등으로 자녀를 가질 수 없어서’(19.9%),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고 싶어서’(17.3%)로 응답했다. 통계청은 “유자녀 기혼여성은 자녀를 낳아서 키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실사회의 어려움을 무자녀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 반면 무자녀 기혼여성은 “자유로운 생활과 생물학적 불임”이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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