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KT 주가 부양' 천명 1년, 결국 돈 들여 올려야 하나?
구현모 대표 'KT 주가 부양' 천명 1년, 결국 돈 들여 올려야 하나?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3.1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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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작년초 2만6700원→현재 2만6900원, 가격 변동 없어
자사주매입·자회사정리·배당금확대 나섰지만 영향 미미
올해 2월 주가 상승, 배당금 확대 발표 시기와 맞물려
이통사 주가, 아직은 통신사업에 영향…KT 무선 가입자 24% 축소
올해 3월 KT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CEO로 취임한 구현모 대표. 사진=KT
지난해 3월 30일 KT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CEO로 취임한 구현모 대표. 사진=KT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주가 부양에 전념해온 구현모 대표의 임기 1년이 지나간다. KT 주가가 지난해 말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에 저조했던 흐름에서 큰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제39기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월 29일은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구 대표는 취임과 함께 주가 부양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주가에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간 KT 주가 변동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최근 10년 간 KT 주가 변동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구 대표가 내정자 신분으로 KT 경영에 참여한 지난해 초부터 살펴보면 KT 주가는 가격 변동이 없다. 지난해 1월 2일 2만67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만6900원으로 거의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약 40%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KT 주가는 상대적으로 하락한 셈이다.

한때 KT는 시가총액 약 56조원으로 국내 코스피 시장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이지만 현재 시총은 7조239억원, 코스피 순위는 46위다. 10년 전 주당 5만원이던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3월 주가 폭락을 경험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2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KT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 정도로 SK텔레콤(0.77배)이나 LG유플러스(0.72배)와 비교해도 확연한 저평가 구간이다.

구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기업가치 증대를 KT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주요 사업 운영도 주가 회복에 맞췄다. 자사주 매입, 부진회사 정리,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 전환 선언 등 주가 올리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사했다.

우선 구 대표는 취임 직전부터 1억원 규모의 자사주(5234주) 매입했다. 100명이 넘는 임원들도 장내 매수 방식으로 2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지난해 11월엔 KT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09년 5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엔 직원 1인당 자사주 45주씩 총 2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지난해 10월 말 KT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침체된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기업간 거래(B2B) 위주 미래 지향적 회사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신사업에 투자한 결과로 지난해 AI·디지털혁신(DX)에 매출은 550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1.7% 늘어나 KT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구 대표는 여기에 핵심 계열사 위주 포트폴리오 정리로 주가 상승을 꾀했다. 지난해 11월 T커머스 KTH와 모바일 쿠폰 서비스 KT엠하우스 합병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엔 KT의 1호 자회사 KT파워텔을 406억원에 매각했다. KT파워텔은 국내 유일의 산업용무전기(TRS) 사업자로 과거 KT의 주력 계열사였지만 LTE와 5G로 재편된 통신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 1월엔 방송, 음악, 영화 등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해 'KT 스튜디오지니' 설립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KT는 OTT 서비스 시즌(Seezn)을 자회사로 분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T의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진=KT
KT의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진=KT

하지만 가장 효과를 본 건 결국 미래 사업이 아닌 주식시장에 돈을 넣었을때다. 최근 2월부터 나타난 KT 주가 반등 움직임은 배당금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KT는 주주들을 확실히 잡기 위해 배당금 확대 정책 카드를 꺼냈다. KT는 지난해 5월 중기 배당정책을 발표하며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배당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배당금을 주당 1100원에서 1350원으로 22% 이상 올린다는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구 대표의 미래사업 준비가 시장에 확실성을 던져주지 못한 것으로 비춰진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가 유료방송 지배력 유지 등 통신부문에서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금 추가 확대가 예상되고, 높은 배당수익률로 주가 하방을 확보한 가운데 실적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던 부동산과 카드 등 일부 실적도 백신접종 이후 점진적으로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 KT는 실적개선에 의한 주가 상승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는 기존 사업에서 많이 벌어 배당금을 늘려야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사업에 신경쓰느라 소홀했더 통신 사업에서 반등이 필요하다. KT는 5G 시대에 넘어와 홀로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 5G가 상용화된 지난 2019년 4월 KT 무선가입자 점유율 26.32%가 지난 1월 말에는 24.62%로 줄었고 이 기간 동안 KT 가입자 29만명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41%대를 유지해 확고한 1위 사업자 입지를 지켰고, LG유플러스는 0.65%p 증가해 20.87%를 기록했다. 과거 5:3:2 구도로 굳어진 통신 시장은 옛말이 됐고, KT와 LG유플러스 차이는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KT만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LG유플러스가 전년 대비 영업이익 29.1%, SK텔레콤 21.8%으로 고성장할 동안 KT는 2.1% 성장에 그쳤다. KT는 매출 면에서도 1.7% 역성장 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5.0%, LG유플러스 8.4%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KT가 4.9%로 가장 낮다. SK텔레콤은 7.2%, LG유플러스는 6.6%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이통3사 무선가입자 통계. 그래픽=이진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이통3사 무선가입자 통계. 그래픽=이진휘 기자

SK텔레콤은 실적 급등과 확고한 통신 1위 위치, AI 기업 선언 등이 주가에 반영되며 지난해 초 주당 23만4000원에서 현재 25만8000으로 10.2% 올랐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경쟁사에 비해 비통신 전환이 늦고 만년 3위 꼬리표와 화웨이 리스크가 더해져 주가는 오히려 1만3850원에서 1만2100원으로 12.6% 떨어졌다. 여전히 이통사들에게 통신사업이 중요함을 시장에서 주가로 보여준다.

KT는 올해도 주가 부양에 맞춘 사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AI와 빅데이터 중심 디지털 전환을 계속해 비통신 매출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올해부터는 KT 사업에 스마트물류와 바이오 신사업도 추가된다. 이번 주총에서 KT 사업 목록 신사업을 추가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변경하는 안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정기 주총에선 주가 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제시도 언급될 전망이다.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은 주총을 앞두고 “KT는 디지코로의 변화와 성장을 가속화하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KT의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KT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 중인 ESG 경영 전환에 나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시도를 강행한다. KT는 경영지원 그룹 산하 ESG경영추진실을 신설 설립해 올해 ESG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다만 ESG 경영은 SK텔레콤이 한발 앞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SK 그룹사들과 함께 한국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운동)‘ 가입을 선언했다. 지난 14일엔 카카오와 함께 ‘ESG 공동펀드’를 조성해 ICT 혁신기업들의 ESG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적인 주가 부양 관점에서 주요 사업 물적분할 후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지주사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만 맡게 되고 기업의 경영전략에 따라 자회사 매각, 인수 등이 비교적 수월해 기업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집 전화에만 사용되며 사실상 보편적 서비스로 전락한 유선전화(PSTN) 사업도 축소할 수 있 가능성도 있다. KT 실적에 발목을 잡는 유선전화 부문을 B2C 방식이 아닌 B2B로 전환하면 체계화된 사업 관리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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