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소액주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상장사들
주총 시즌 소액주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상장사들
  • 김성화
  • 승인 2021.03.22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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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개인주주 IR문호 개방 공시…실제론 소액주주연대 대표 참석 거부
이퓨쳐, 임시주총 때 회사직원이라던 의결권 수거업체… 정기주총에선 외부 용역업체?
주소 잘못된 주주명부를 워터마크 가공해 제공 등 소액주주운동 훼방 꼼수 등장
이퓨쳐에 고용된 용역업체 직원들이 지난해 12월30일 임시주주총회 당시 주주를 만나면서 회사직원이라며 제공한 명함(왼쪽)과 이번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주주들을 만나서 제공하고 있는 명함(오른쪽). 동일 인물이 같은 사람이 지난해말에는 이퓨쳐 사업본부 부장으로, 이번에는 우담솔루션 부장으로 주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원앤파트너스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소액주주운동을 펼치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동학개미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상장사들의 ‘꼼수’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총 현장에서 소액주주들이 상장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표대결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삼천당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지난 18일 주주연대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고 경영감시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같은날 회사는 IR 개최공시를 하면서 대상자로 ‘기관투자자 및 개인주주’라고 명시했다.

최근 3년간 삼천당제약이 IR 개개공시를 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다 섯 번으로 개인주주가 대상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섭규 주주연대 대표는 “지난 18일 IR공시를 보고 개인주주들에게도 IR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변화로 판단, 즉시 공시 안내대로 이메일로 IR 참석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연대 김대표가 이메일 신청 다음날 회사에 전화해 소액주주들에게도 IR 참여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삼천당제약 재경팀 신 모 팀장은 “참석가능 여부는 IR 행사 실무를 일임한 한국투자증권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신 팀장은 또 김대표에게 “코로나 상황에 인원을 제한했기 때문에 순위에 들어가야 참석이 가능하고 전체 소액주주를 대변하는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참석은 힘들 것”이라며 “이번 IR은 기관투자자와 신규투자자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측이 개인주주도 IR 대상으로 한다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가 했는데 결국 ‘눈가리고 아웅’이었다”며 “IR 후원기관으로 공시하지도 않은 한투증권 핑계를 대며 소액주주들의 IR 참석을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주연대는 회사가 가족기업화된 폐쇄적 지배구조에 머물러 주주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 소액주주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액주주연대와 회사 측 위임장 대결이 벌어진 이퓨쳐는 지난 11일 주총소집공고와 함께 참고서류를 공시하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우담솔루션이라는 업체에 맡긴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우담솔루션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사측과 주주연대간 추천 이사후보들의 안건이 처리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에서 주주들에게 위임장을 받아간 업체다. 당시 이퓨쳐는 참고서류 공시에서 권유업무 위탁회사가 아닌 직원들이 위임장 권유업무를 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우담솔루션 직원들이 주주들을 방문해 위임장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제로 주주연대가 주총결의취소 가처분을 제기하자 사측은 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이들이 회사의 일용직 근로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측이 공시한 참고서류에는 우담솔루션이라는 업체가 명시되어 있다.

주주연대에 속한 한 주주는 “지난해 임시주총 당시 회사 용역업체 직원이 왜 직원행세를 하는지 항의하니 이기현 대표는 ‘우리 직원이다’라고 거짓말을 하더니 같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우담솔루션 직원 명함을 들고 다니며 주주들에게 위임장을 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총 현장에서는 법원이 가처분 결정문을 통해 소액주주연대에 주주명부를 제공하라고 하자 워터마크를 삼중사중 덧칠해서 주주연대에 제공하는 꼼수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주주연대가 수령한 주주명부에 주요주주의 주소가 엉뚱한 동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주주방문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소액주주들이 대주주에 맞서 경영참여를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소액주주운동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재무제표 승인 등 회사운영을 위한 일반적 안건이 아닌 대주주의 사익보호를 위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회사비용으로 의결권 수거업체를 고용했다면 경영진의 배임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며 “집중투표제 제도화, 공정한 의결권 관리기구 등 소액주주들이 회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도록 감독기관이나 입법기관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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