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디지코' 전환 수혜 KT엔지니어링…파산 위기, 일감몰아주기로 돌파?
구현모 KT '디지코' 전환 수혜 KT엔지니어링…파산 위기, 일감몰아주기로 돌파?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4.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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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디지코 사업 용산 IDC도 수주, 구현모 '디지코 전환' 대표 수혜기업
지난 2014년 이후 파산위기 'KT엔지니어링' 자본잠식
외부 일감 줄며 내부거래 비중 90% 이상, 2020년 96%
KT엔지니어링(구 KT이엔지코어)의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KT엔지니어링(구 KT이엔지코어)의 내부거래 비중. 대출사기 사건이 터지기 전해인 지난 2013년 KT엔지니어링 매출 5724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은 2303억원(40.2%)였으나, 지난해엔 매출 3355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은 3231억원(96.3%)이었다. 지난 2014년엔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한 3월 21일 이후 내부거래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수 년 동안 파산 위기를 겪은 KT엔지니어링이 올해부터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지만 KT 수혈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다. KT와의 내부거래가 절대적인 KT엔지니어링은 향후 KT의 디지코(Digico) 전환 과정에서 대표적인 수혜기업이 될 전망이다.

KT엔지니어링은 올해부터 기존 KT이엔지코어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KT 탈통신 일환인 디지코 인프라 기업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대표이사는 박종열 전 KT SCM(공급망 관리)전략실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파산 위기를 겪었던 KT엔지니어링은 KT가 직접 나서 구출에 나서면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를 종결했다. 지난해 3월 KT는 280억원, KT에스테이트가 188억원 총 468억원을 KT엔지니어링에 출자했다. KT엔지니어링은 회생채권 출자전환으로 발행한 신주를 전부 무상 소각했고 이로 인해 KT엔지니어링의 지분은 KT가 59.8%, KT에스테이트가 40.2% 소유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파산 위기 동안 KT는 그룹사 일감을 계속 투입함으로써 KT엔지니어링을 살려냈다. 지난 7일 KT엔지니어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3355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96.3%,인 3231억원에 이른다. 이중 KT와 거래가 3192억원을 차지했다.

KT엔지니어링은 현재 내부거래만으로 KT 대표 자회사들의 매출과도 맞먹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T 부동산 자회사 KT에스테이트의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599억원, 콘텐츠 자회사 KTH는 3493억원이었다. KT에스테이트와 KTH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46.0%, 26.4%임을 비춰볼 때 KT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파산 위기 이전까지 KT엔지니어링 내부거래는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지난 2013년 KT엔지니어링 내부거래 매출은 2303억원으로, 전체 매출 5724억원의 40.2% 수준이었다. 해당 사건이 터진 2014년 내부거래 매출은 154억원으로 전체 매출 2678억원의 5.8%였다. 공시에 따르면 2014년 내부거래 매출 내역이 적은 이유는 회생절차개시 결정일인 3월 21일까지의 거래내역만 포함됐기 때문이다.

파산 위기가 발생한 후 이듬해 2015년 KT엔지니어링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94.5%로 급증한다. 이어 2016년 417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7.4%지만 최근 들어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또 지난 2017년과 93.3%, 2018년은 93.5%, 2019년은 97.1%로 사실상 이제는 내부거래로 돌아가는 기업이다. 금액도 파산 위기 이전을 훌쩍 넘어 섰다.

대출 사기 사건 여파로 KT엔지니어링은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자본잠식 상황에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며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 2019년 말까지도 KT엔지니어링의 자본총계는 -2202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상태를 이어왔다.

KT엔지니어링이 파산 위기를 겪은 건 과거 협력업체 대출사기에 연루돼 외부 일감이 끊겼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들이 지난 2008년부터 당시 KT이엔지코어의 전신인 KT이엔에스(ENS) 매출채권을 허위로 위조해 1조8000억원대 대출 사기를 벌인 것이 지난 2014년에 들통났다. 해당 사기 사건에 당시 KT이엔에스 직원도 연루되며 신규 대출이 막혔고 루마니아 태양광사업 관련 491억원 기업어음(CP)을 변제하지 못하고 파산 위기가 시작됐다.

모기업 KT의 타격도 컸다. 당시 KT이엔에스에 대한 투자금 486억원 가운데 337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하고 연결 종속기업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KT이엔에스 지분 100%를 보유했던 KT는 배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KT이엔에스에 대한 자금 지원도 어려웠다. 지난해 투자한 출자금까지 포함하면 KT가 KT엔지니어링에 쏟아부은 금액은 617억원 규모다.

박종열 KT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박종열 KT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KT엔지니어링이 높은 내부거래 비중에도 수익을 전혀 내지 못했던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KT엔지니어링은 매년 영업이익 규모가 점점 줄더니 지난 2018년 27억원을 마지막으로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다. 지난 2019년 -31억원, 지난해엔 -1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현재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디지코 선언에 따른 신규 디지털 전환 사업들을 통해 KT엔지니어링을 계속 지원한다. KT는 KT엔지니어링의 통신 네트워크 구축 관리,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을 디지코 전환에 활용하고, 이에 맞춰 KT엔지니어링은 KT에 통신과 IT인프라, 통합관제 시스템 제공을 목표로 한다.

KT는 지난해 10월 말 디지코 선언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맞춰 박종열 KT엔지니어링 대표도 올해 취임하며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함께 공급망 관리 분야 경험을 살려 사업 구조와 경영 인프라를 혁신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KT그룹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 전환에 그룹사 일감이 늘어나면 KT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비중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KT가 디지코 선언 직후 발표한 첫 사업에서도 KT엔지니어링은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11월 완공된 수도권 최대 규모 KT 용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KT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아 진행한 사업이다. 용산 IDC는 연면적 4만8000㎡ 규모에 8개 서버실,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한 대규모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 사업은 KT가 강조하는 탈통신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KT이엔지코어가 금융 사고가 있고 나서 그룹 내부나 시장에서도 한동안 잊혀져 있었는데 예전부터 KT와의 내부거래가 대부분이었다"며 "영업을 열심히 한다 해도 SK나 LG 같은 다른 기업 쪽이 데이터센터 등을 맡길 수 없기 때문에 KT 투자 계획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기업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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