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페이' 분사했지만…쿠팡에서 돈 벌어 쿠팡으로 상납
'쿠팡페이' 분사했지만…쿠팡에서 돈 벌어 쿠팡으로 상납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4.1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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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쿠팡페이 분사, 매출액 전부 쿠팡 간편결제 발생
출범 첫 해 부채 1조3000억원, 쿠팡 채권 1조2000억원
우려되는 부채비율…금융당국 "쿠팡페이는 금융사, 재무건전성 개선 권고 가능"
쿠팡에서 쿠페이(구 로켓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 사진=쿠팡
쿠팡에서 쿠페이(구 로켓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 사진=쿠팡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출범한 쿠팡페이 분사 목적이 모회사 쿠팡 부채 부담을 나눠 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페이는 지난해 8월 쿠팡이 간편결제 ‘쿠페이‘ 사업 부문을 지분 100%로 분사해 설립했다. 지난 13일 쿠팡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쿠팡페이 자본총계는 212억원, 부채총계는 1조347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6350%에 달했다.

쿠팡페이의 부채비율은 동종 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8월 비바리퍼블리카가 출범한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페이먼츠는 자본총계 393억원 부채총계 2413억원으로 613%, 카카오페이는 자본총계 1896억원, 부채총계 571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0%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높아도 쿠팡페이 지난해 실적은 경쟁사들이 적자를 본 가운데 쿠팡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수익 모델로 선방했다. 공시에 따르면 쿠팡페이는 지난해 매출 1897억원, 당기순이익 71억원이다. 지난해 쿠팡이 쿠팡페이에 지불한 비용은 1918억원으로 쿠팡페이 매출액을 넘어 선다. 소비자가 쿠팡이나 쿠팡이츠에서 쿠페이 서비스로 결제하며 발생한 수수료가 곧 매출이다. 간편결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1~3% 수준으로 카드사와 쿠팡페이가 나눠 갖는다. 대신 쿠팡은 쿠팡페이로부터 33억원 수익을 얻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72억원, 토스페이먼츠는 5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간편결제 1위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만 같은 기간 363억원 흑자를 냈다. 

특히 이런 수익 모델은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수수료 무료, 페이백 등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 전략을 펼치지만 쿠팡페이는 별 다른 마케팅 없이 사용자 확보가 가능했다. 쿠팡 이용자 대부분이 쿠페이에 가입하고 있어 분사 전부터 쿠페이 가입자는 이미 1000만명을 확보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가 지급한 마케팅비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페이먼츠) 801억원, 카카오페이 238억원, 페이코는 176억원 순이었다. 쿠팡은 82억원에 그쳤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쿠팡페이 출범 목적을 원활한 핀테크 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 밝혔다. 쿠팡은 증권신고서에서 “쿠팡페이가 국내외 시장에서 서비스 종류와 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추가 법적, 규제적 리스크와 정밀검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쿠팡페이는 온라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강화되는 법률이나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말한대로 쿠팡페이가 핀테크 사업에서 성장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쿠팡페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분사를 했지만 다시 쿠팡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공시에 따르면 쿠팡페이 부채 중 1조2581억원은 기타채권이며 이는 쿠팡 소유다. 즉 쿠팡페이가 가지고 있는 부채 대부분이 쿠팡에서 넘어 왔다.

1조원대 쿠팡페이 부채는 재무건전성 악화로 회사 경영에 우려를 준다. 특히 간편결제 사업은 금융 서비스로 간주돼 금융당국 규제나 재무건전성에 대한 감시를 받아 쿠팡페이 수익을 우선적으로 쿠팡 채권을 갚는데 사용할 명분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간편결제 회사는 실제 소비자한테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는 금융 사업이 아니라 규제는 덜하지만 금융당국이 정한 규제 대상이기에 부채를 많이 질 수가 없다“며 “금융당국은 금융거래법과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라 회사 재무건전성을 보고 적기에 시정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쿠팡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사업자에게 전자금융거래법 제42조 ‘회계처리 구분 및 건전경영지도‘에 따라 경영지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경영 건전성을 해할 우려가 있으면 경영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또 재무상태가 경영지도기준에 미달하거나 금융사고, 부실채권 발생으로 경영지도기준에 미달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쿠팡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사업자는 법에서 정하고 있는 건전성 항목 규제와 감독 규정에 따른 규제를 받고 있어 일반적으로 부채가 많지 않은 게 정상이기에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으면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에 문의했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라는 답변만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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