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스트라제네카(AZ) "직접 맞아 봤습니다"…백신 접종 3일 관찰기
[르포] 아스트라제네카(AZ) "직접 맞아 봤습니다"…백신 접종 3일 관찰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4.26 15: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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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병원서 신분증 검사 없이 아스트라제네카 주사
20~30대 젊고 건강해도 고열·근육통 등 이상증세 발생 주의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왔다. 접종이 끝날 때까지 신분증 확인은 없었다. 대리 백신 접종도 허용할 만큼 개인 확인 절차는 허술했다.

지난주 돌봄종사자, 항공승무원 직종에 이어 이날(26일)부터 경찰, 소방, 해경 등 사회필수인력에 접종이 시작됐다. 기자가 직접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접종 과정과 이후 나타나는 이상증세를 살펴봤다. 기자는 주말에 돌봄종사자 직군인 활동보조사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 백신 우선접종대상자에 분류됐다. 35세 대한민국 군필 남성으로 현재 앓고 있는 지병은 없다. 평소 아침은 금식하며 흡연하지 않는다. 접종 전후로 커피와 술은 입에 대지 않았다.

■ 백신 접종 속도전에 느슨해진 신분확인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진휘 기자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진휘 기자

지난 21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위해 찾은 서울시 관악구 소재 한 병원은 평일 오전 시간대였지만 내방 환자들로 붐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장소‘ 안내 표시를 따라 인파를 뚫고 2층에 올라가니 백신 접수처는 원무과 옆 별도로 마련된 임시 장소에 위치했다. 등록을 맡은 직원 두 명과 예방접종과 의사가 백신 접수처를 담당하고 있었다.

접종 대기자는 많지 않았지만 의료진들은 접종 등록 업무를 진행하느라 분주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자 차례가 왔다. 직원은 신분 확인을 위해 단순히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는 것만으로 등록 절차를 끝냈다. 사전 온라인 예약 완료 후 병원 방문 시 신분증을 지참하라고 안내 받았지만 정작 신분증 확인 절차는 없었다.

질병관리청에서 관리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에서도 개인 확인은 휴대폰 본인인증이 전부였다. 사전 예약과 접종 전 과정에서 백신 접종자를 식별하기 위한 얼굴 대조나 생체 정보 확인 등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진 조사에서 접촉자, 방문 장소 등 감염 루트를 철저히 분석해왔던 ‘K-방역’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확실한 통제 속 안전한 백신 투여보다 접종 목표치 달성이 앞선다는 인상이 남았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59일째, 누적 1차 접종자는 226만여명으로 인구 5200만명 대비 4.4% 수준이다. 정부는 상반기 중 백신 접종을 120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진표 작성을 통해 임신과 지병, 알레르기 반응 등 여부를 확인하면 접종 순서로 넘어간다. 과거 호흡곤란, 의식소실, 부종 등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 미리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대해 알고 가야 한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주사 놓기 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백신 주사실은 원무과 뒤편에 임시 공간으로 마련돼 있었다. 주사실 2곳과 백신 준비 공간으로 구성됐다. 백신 투여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5ml 주사기에 담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왼쪽 어깨로 들어가는데 채 2초도 걸리지 않았다. 주사바늘이 가늘어 찌르거나 약이 퍼지는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코로나19 백신이라고 해서 주사 부위에 대한 특별한 관리는 필요하지 않다. 담당 간호사는 “주사 부위를 문지르거나 비비지만 않는다면 샤워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주사를 맞은 뒤 15~30분 간 병원에 남아 이상증세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접종은 마무리된다. 병원 밖에 마련된 대기 장소로 이동하니 처음엔 대기자 3명이 있었지만 15분이 지난 후 12명으로 늘어났다. 대기 후 아무 이상이 없으면 자유롭게 귀가해도 된다.

■ "젊은데 뭐 어때?" 만만하게 보다 큰코 다치는 AZ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사진=아스트라제네카

“나이가 많을 수록 고열이 심할 수 있으니 타이레놀(해열제) 꼭 챙겼다가 저녁부터 드세요.“

백신 담당 의사는 접종 후 이상증세에 대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백신 접종 후 국소 부위에 통증, 부기, 발진이 나타날 수 있고 발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 전신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의사는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반응으로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진다“고 안심시켰듯 말했다.

접종 1~2시간이 지나도 몸에 별다른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약간의 피로감과 부기만 느껴졌을 뿐이었다. 불편함 없이 매일 착용하던 반지가 이날 부기 때문에 손가락에 꽉 끼어 빠지지 않았다.

오후부터는 심한 갈증 현상이 찾아왔다. 평소에 사먹지 않던 생수와 음료를 연달아 구입했다. 특별한 이상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관악구 인근을 1~2시간 구보하는 동안에도 물은 쉬지 않고 마셨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도 갈증 외 이상이 느껴지지 않자 접종 후유증이 지나갔으리라 여기고 방심하기 시작했다.

끝난 줄 알았던 이상 반응은 하루가 지나갈 무렵에 찾아왔다. 주사를 맞은 뒤 10시간 가량 지날 무렵, 집에 들어와 씻고 나오자 열을 동반한 전신 근육통이 불과 10분 만에 아무 전조 증상 없이 시작됐다. 급격히 나타난 통증에 백신 후유증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발생한 증상일 거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타이레놀 등 해열제를 복용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얼굴에서 뜨거운 열감이 올라오는데도 오한이 몰려와 온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한 달 넘게 꺼둔 보일러를 다시 가동하고 겨울용 오리털 이불로 몸을 감쌌지만 온몸의 떨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정이 되기 전 평소보다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근육통과 오한으로 2시간 이상 잠에 들지 못했다. 새벽에도 수도 없이 일어나 해열제와 물을 복용하고 다시 누워 몸부림치길 반복했다.

다음날 아침 해열제 덕에 열 기운은 내렸지만 근육통은 여전했다. 목과 허리 관절통이 느껴져 일상 활동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이튿날부터는 설사가 시작됐다. 입맛을 잃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설사는 이후로도 3일 간 더 지속됐다.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지 3일째가 되서야 서서히 몸이 회복되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갔다. 온몸에 욱씬거리던 근육통은 허리를 제외하면 어깨 접종 부위에만 뻐근하게 남았다. 이날부터는 입맛도 돌아와 식사도 원래대로 할 수 있었다. 오후 즈음부터 해열제 복용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시 나이가 젊고 건강하다고 안심했다간 극심한 고열과 근육통 등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대 젊은층에게 이상 반응 유발 확률이 크다는 보고도 나왔다. 대한백신학회가 지난달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의료인 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접종 후 전신 이상반응 경험자 77.6%(389명)가 아스트라제네카, 32.3%(10명)가 화이자였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중 20~30대에서 전신 이상 반응 비율이 80%대를 크게 웃돌았다. 전신 이상 반응 비율은 20대 의료진 110명 중 94명(85.5%), 30대는 116명 중 98명(84.5%), 40대는 166명 중 129명(77.7%), 50대 이상은 109명 중 68명(62.4%)로 나타났다. 주사 후 이상 증세 외에도 희귀 혈전 발생 우려로 30대 미만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제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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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관계자 2021-05-05 15:52:24
개인별로 안내 문자 받고 와서 문진표 쓰고 접종 하는 사람들, 범죄자 걸러내듯 굳이 신분증 검사를 해야할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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