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유일 공익법인 KT그룹희망나눔재단, 기부금 늘어도 장학금 줄였다
KT그룹 유일 공익법인 KT그룹희망나눔재단, 기부금 늘어도 장학금 줄였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4.2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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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희망나눔재단 기부금 62억→120억, KT가 106억원 출연
공익 사업비 93억→62억 33% 축소, 장학금·교육 대폭 줄여
KT 의존도 높은 재단 매출, 직원 급여와 성과급은 30% 증가
KT그룹 공인법인 KT그룹희망나눔의 기부금 수익과 공익 사업비 변화 추이. 그래픽=이진휘 기자
KT그룹 공인법인 KT그룹희망나눔의 기부금 수익과 공익 사업비 변화 추이.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지난해 2배 늘어난 기부금 수익에도 장학금, 교육 지원, 나눔 활동 등 공익 사업비를 대폭 줄였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지난 1990년 KT가 현금 3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정보통신문화 관련 재단법인이다. 정보통신문화의 확산, 보급 등을 위한 지원, 교육 사업 등을 지원하는 KT그룹 유일한 공익법인이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에 들어온 기부금은 지난해 약 120억원으로 재단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9년 기부금 약 62억원과 비교해보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KT가 29억원의 기부금을 106억원까지 늘린 결과다. KT가 낸 금액만 재단에 들어온 전체 기부금 88%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부금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공익 사업비 예산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장학금, 정보통신사업, 사회복지복지 등으로 사용된 고유목적사업비는 62억4020만원으로 전년 93억489만원에서 32.9% 축소됐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집행한 사업비 중 가장 적은 규모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지난 2016~2019년 동안 매년 평균 90억원 수준으로 사업비를 집행해왔다. 지난 2016년에도 91억원, 2017년 86억원, 2018년 91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했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지난 22일 감사보고서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재단은 KT와 KT에스테이트 등 계열사, 기타 개인 기부자 등으로부터 119억5552만6000원을 목적사업지원비로 기부 받았다“며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일상해 생긴 변화와 환경에 대응해 다양한 나눔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가치 창출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목적사업비가 줄어든 건 재단이 지원하던 장학금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학금 사업비는 ICT인재장학금만 유지한 채 ICT희망장학금, 창의혁신장학금, 사회혁신인재장학금이 모두 줄어 전체 9억4549만원에서 7억4133억원으로 축소됐다. 장학금 수혜자도 756명에서 679명으로 줄었다.

장학금 등 지원사업비용을 늘린 다른 대기업 공익법인과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롯데장학재단은 지난해 기부금 조달 없이도 사업 수익 155억원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자녀 등에 75억2265만원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 2019년 46억9296만원에서 60% 증가한 규모다. 롯데장학재단이 공익 목적으로 지원한 금액은 124억원으로 전체 사업 수익의 80%다.

장학금 외에도 지난해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대표 지원 사업들도 모두 축소했다. 취약계층,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KT그룹 대표 나눔 활동인 무료급식나눔 ‘빨간밥차‘는 지난 2019년 41회에서 2020년 7회로 줄었다. 무료급식 수혜자는 1만2915명에서 10분의 1 수준인 1355명으로 축소됐다.

봉사활동 참여 시간에 따라 해외 아동 등에 기부포인트를 제공하는 ‘기브스퀘어‘는 같은 기간 봉사횟수 643회, 봉사시간 33892시간에서 120회, 2206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부포인트는 전년 4162만포인트의 4분의 1 수준인 1423만포인트로 줄었다.

아동, 청소년, 시니어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드림티처‘는 교육횟수 2036회에서 962회로 줄면서 수혜자도 지난 2019년 2만3104명의 절반 이하인 9342명으로 줄었다. 취약계층의 영어교육을 지원하는 ‘글로벌 멘토링‘ 수혜 아동은 154명에서 134명으로 20명 줄었다.

또 아동, 청소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코딩 등 IT 교육을 제공하는 ‘IT서포터즈‘는 교육횟수는 5536회에서 2107회로, 수혜자 수는 9만7083명에서 3만2248명로 3분의 1 줄었다. ICT, 문화, 예술 교육을 진행하는 ‘꿈품센터‘는 교육횟수 3475회, 수혜자 5만7204명에서 각각 943회와 1만3527명으로 대폭 줄었다. 예산도 IT서포터즈 6억6550만원에서 3억4557만원으로, 꿈품센터 5억4585만원에서 3억6311만원으로 삭감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에도 재단 내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 사업인 ‘글로벌CSV‘ 사업비는 지난 2019년 약 13억원에서 2억원 가량으로 82%나 줄었다. ICT 솔루션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목적의 ‘기가스토리‘ 사업비는 15억원에서 3억원 상당으로 줄였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빨간밥차를 통해 무료급식나눔 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KT그룹희망나눔재단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빨간밥차를 통해 무료급식나눔 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KT그룹희망나눔재단

늘어난 기부금에도 줄어든 공익 사업 활동은 줄어든 매출 때문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 KT그룹희망나눔재단 매출은 191억원으로 전년 327억원보다 41.6%가 줄었다. 지난 2017년 매출 502억원과 비교하면 62% 줄어든 규모다. 매출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6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재단 매출의 30%는 KT그룹 계열사에 의존한다. 이중 KT가 40억원으로 가장 많은 내부거래 매출을 제공했다. 이어 KT에스테이트 7억원. KT스포츠 5억원 순이다. 주요 매출이 KT그룹의 구내식당, 행사식, 행사프로모션 대행 등이다 보니 KT 계열사의 외부 행사가 줄면 KT그룹희망나눔재단의 매출도 타격받는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KT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지난 2019년 121억원에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줄자 56억원으로 축소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KT그룹희망나눔재단 직원 급여는 올랐다. 직원 급여와 성과급은 지난 2019년 5억1114억원에서 2020년 6억6707만원으로 30.5% 증가했다. 급여성 복리후생비도 3202만원에서 4089만원으로 올랐다.

현행 국세청의 공익법인 납세의무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출연재산(기부금)을 3년 내 직접공익목적에 사용해야 하며 출연재산 운용소득을 1년 이내에 70% 이상 직접공익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부금을 고유목적사업비 용도 외에도 재단이 운영하는 수익사업으로 우회 가능하도록 허용돼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한 공익법인 회계 전문가는 “KT가 만든 재단이 그룹 차원에서 기부금을 받아 제대로 집행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내야 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며 “우리나라 법 조항에서 공익법인이 출연 받은 기부금으로 고유목적사업비 외에도 주식 투자나 정기예금 등 재단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도 열려 있어 이 방법으로 기부금을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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