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5조원 몸값 증명…롯데·신세계 '술렁'
이베이코리아 5조원 몸값 증명…롯데·신세계 '술렁'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5.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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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한다던 이베이코리아 1분기 실적, 막상 열어보니 4300여억원 '역대 최고'
"몸값 비싸다" 시장 평가 불식, 롯데 VS 신세계 5조원 실탄 싸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베이코리아 본사 내부 모습. 사진=이베이코리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베이코리아 본사 내부 모습. 사진=이베이코리아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이베이코리아가 올해 1분기 실적을 통해 비싸다는 시장 평가에 대해 몸값을 증명했다. 롯데, 신세계 등 인수 후보자들의 5조원 실탄 마련이 시급해졌다.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시스템 에드가(EDGAR)에 공시된 이베이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베이코리아 매출은 4377억원(3억8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3515억원(3억1200만달러)보다 약 25% 늘었다. 1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의 33%를 달성해 역대 분기별 최고 성적을 거뒀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앞서 이베이코리아 측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올해 1분기 매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달 본입찰을 앞두고 1분기 부진한 매출 결과가 나오면 인수가가 하락할 수 있었지만 실적이 발표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플랫폼 성격상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올해 1분기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부문에서 324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쇼핑이 2020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20% 정도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약 60조원의 네이버와 비교해 이베이코리아 5조원은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21조원의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였다. 시장점유율도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 다음인 3위다. 

현재 본입찰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SK텔레콤, 홈플러스를 운영중인 MBK파트너스 4곳이다. 이중 전통 유통 강자이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보인 롯데와 신세계 현금 마련 싸움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SG닷컴과 롯데온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할 만하다“며 “그동안 늦었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올인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인 횡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커머스 후발주자 롯데온과 SSG닷컴에겐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다. 둘 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거래액이 20조원을 크게 상회하며 이커머스 1위 사업자로 올라 기반을 확보한다. 문제는 당장 본입찰을 앞두고 최소 5조원에 +a까지 준비해야 하는 점이며 인수금 마련 움직임과 의지, 사업 움직임 등을 볼 때 인수 후보자들 중 최종 인수 가능성은 점차 롯데 쪽으로 기울고 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 화면.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 화면. 사진=롯데쇼핑

최근 롯데쇼핑은 실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16일 3950억원어치 회사 공모채를 발행했고, 이어 지난달 22일 롯데쇼핑 이사회는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소유권 지분과 일부 토지 지분, 건물 관련 동산 지분 등을 롯데물산으로 8312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를 이유로 밝혔다. 지난해 말에는 5개 매장과 물류센터 부지 등을 롯데리츠를 통해 매각해 7300억원을 확보했었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최근 굵직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고 롯데쇼핑 내부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과 이익잉여금 12조원 상당이 이미 마련돼 있다. 

롯데는 이커머스 수익성 확대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하다. 롯데쇼핑 지난해 이커머스 매출은 1379억원으로 롯데온 출범 전인 지난 2019년보다 27% 줄었다. 영업손실은 9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늘었다. 쿠팡, 네이버, SSG닷컴 등이 연간 거래액 30~40% 증가하는 동안 롯데온은 7%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 20%의 1/3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롯데그룹이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이커머스사업부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전념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힌다.

신세계그룹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하기는 마찬가지 상황이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출범했지만 2년 동안 누적 적자 1288억원을 기록 중이다. 롯데온보다 한해 먼저 시장에 진입했지만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롯데온 거래액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액 추정치도 위메프 7조원, 티몬 5조원보다 뒤처져 이커머스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자금력으로 맞붙는다면 롯데에 밀리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이마트 현금성자산(1조5293억원)과 이익잉여금(3조711억원)을 합치면 4조6000억원 정도다. 지난해 3분기보다도 약 3000억원 정도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달 15일 3년물, 5년물, 7년물 등 총 6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지만 이중 3800억원이 자금 만기가 도래한 채권 상환 목적으로 쓰일 예정이라 인수금 마련이 쉽지 않다. 최근 이마트는 온라인 패션 편집숍 플랫폼 'W컨셉'을 2650억원,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구 SK와이번스)를 1353억원에 인수하며 비용을 지출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인지 신세계그룹은 4일 쓱닷컴이 요기요 인수 예비입찰 참여를 밝히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섰다. 요기요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여겨진다. 요기요 인수전에는 입찰 참여가 유력했던 GS리테일은 아직 소식이 없으며 현재로서는 야놀자와 국내외 사모펀드가 의사를 밝혔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또 다른 인수 경쟁자로 알려졌던 11번가의 SK텔레콤은 소극적이다. 중간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상장 등 그룹 내 당면한 이슈가 부상 중이라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준비했다기보다 11번가 등 우리에게 영향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 맵을 보고 유동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마존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전반적으로 실적이 향상되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도 1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해 본입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며 “인수가가 오른다고는 볼 수 없지만 5조원 수준에서 롯데나 자금력 확보 움직임을 확실히 보이는 곳이 인수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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