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이선호 등판용 CJ올리브네트웍스, 마무리는 CJ올리브영에서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이선호 등판용 CJ올리브네트웍스, 마무리는 CJ올리브영에서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6.0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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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붙였다 뗐다' 하고 나니…이선호 CJ 지분 2.8% 확보 성공
CJ올리브네트웍스 일감몰아주기 리스크 해소 '일석이조'
이선호 CJ올리브영 17.97%→상장 후 경영 승계 자금 통로
CJ올리브네트웍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CJ올리브네트웍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이선호 부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전반전 역할을 끝냈다. 후반전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빠져나온 CJ올리브영이 교체 투입될 전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시스템통합(SI) 회사로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CJ올리브영 등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와 거래 중이다.

지난 1995년에 설립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꾸준한 내부거래 성장을 거듭해왔고, 이 회장은 취임 전부터 15년 이상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30% 상당을 보유한 2대주주였다. 특히 CJ드림소프트에서 CJ시스템즈로 사명을 바꾼 2002년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 내부거래 규모가 급격히 늘고 비중도 8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이 시기는 이재현 CJ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 해다.

지난 2014년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올리브영을 합병할 때까지 내부거래는 꾸준히 증가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내부거래 매출과 비중은 지난 1999년 347억원(60.6%)에서 2013년 2304억원(83.1%)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 2011년은 내부거래 비중 94.7%, 전체 매출 1889억원 중 1790억원 수익을 그룹 계열사에서 올렸다.

CJ올리브영 합병은 이재현 회장이 장남 이선호 부장 경영 승계를 위한 신호탄이었다. 지난 2014년 12월 1일 당시 세금탈루와 횡령 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 회장은 이 부장에게 CJ시스템즈 15.9% 지분을 증여한 후, 이어 2일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탄생했다. 이 부장은 하루 만에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된 셈이다.

더불어 CJ올리브네트웍스 내부거래에 대한 정부 규제망 해소 효과도 거뒀다. 외부 매출이 높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해 내부거래 비중을 감소시켰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올리브영과 붙어 있던 5년 동안 내부거래 비중이 10~20%로 떨어진 반면 내부거래 매출은 약 23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1400억원 이상 커졌다.

이 기간 이 부장의 경영 승계 작업도 속도가 붙었다. 2015년 이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이선호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부사장에게 각각 4.54%씩 증여해 전량을 처분했다. 2016년엔 CJ파워캐스트를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남매 지분을 삼촌인 이재환 대표 지분과 주식스왑 했다. 이를 통해 이 부장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율은 17.97%까지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이 부장의 그룹 지배력 확보를 위해 다시 방출됐다. 지난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올리브영을 재분할하고 지주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CJ 자사주 6.7%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4.1% 지분스왑 방식이 진행되면서 이 부장은 지분 2.8%를 확보해 처음으로 지주사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의 CJ그룹 내 지분 변화. 그래프=이진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부장의 CJ그룹 내 지분 변화. 그래프=이진휘 기자

CJ올리브영 분할로 CJ올리브네트웍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다시 급등했지만 총수일가 지분이 0%가 되면서 일감몰아주기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분할 후 81.2%로 상승하며 이전 모습을 되찾았다. 내부거래 매출은 3773억원으로 CJ올리브영 합병 기간을 포함해도 역대 최대치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내부거래 매출 규모가 10배 이상 뛴 셈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4446억원 중 내부거래 수익 3609억원으로 비중은 81.2%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에 편입되자마자 그해 12월 이 회장은 이선호 부장과 이 부사장 남매에게 CJ 신형우선주 184만주를 증여했다. 해당 신형주는 10년 뒤 오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된다. 184만주는 지난해 말 기준 CJ 전체 주식 1373만여주의 약 13% 수준이다. 신형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돼 증여세를 줄일 수 있고 최저배당률이 정해져 있어 배당을 통한 승계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형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더라도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이 42.07%나 되기에 경영 승계를 완성하기 위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2016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만큼 건강이 악화되기 전 경영 승계 마무리가 시급하다.

이 부장은 올해 1월 CJ제일제당 부장급 자리인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했다. 이 부장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지난 2019년 9월 구속기소 되면서 회사 내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내년 CJ올리브영 상장을 통한 추가 경영 승계용 자금 마련 방안이 주목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떨어져나온 CJ올리브영에 이 부장 지분이 아직 17.97%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지난 3월 CJ올리브영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구주 일부를 매각해 1018억원 현금을 마련했다. CJ올리브영 상장 후 지분 매각으로 얻은 자금은 CJ 지분 확보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총수일가 지분 정리와 경영 승계 역할을 마치고 나서야 내부거래 비중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CJ올리브네트웍스는 ‘뉴 비전 선포식‘을 열고 대외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60%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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