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한국단자공업 승계작업, 무게감 커지는 '케.이.티.인터내쇼날'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한국단자공업 승계작업, 무게감 커지는 '케.이.티.인터내쇼날'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6.0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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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국단자공업 회장, 장남 이원준 사장 아닌 손주들에게 지분 증여
2013년 후 멈춰진 승계작업…한국단자공업 지분 가진 케.이.티.인터내쇼날 활용 가능성
2004년부터 성장한 매출, 통행세 성격…자본 135배 잉여금, 배당 지급할 수도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한국단자공업의 이창원 회장이 손주들에게 지분을 증여함에 따라 경영승계작업에 있어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단자공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자동차용 커넥터와 전장모듈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시가총액은 약 1조 675억원으로 코스피 223위다. 지난해 매출 7626억원, 영업이익 67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중 커넥터와 전장모듈 부품이 매출의 96%를 차지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오너 3세인 이원석 씨와 이혜인 씨에게 한국단자공업 주식 3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손주들은 각각 0.29%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단자공업 지분 구조를 생각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한국단자공업 지분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 회장이 10.15%며 장남 이원준 한국단자공업 사장이 6.99%다. 이외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총 33.27%가 총수일가 소유다. 이 사장 지분이 그리 높지 않은 가운데 한 단계를 건너뛰어 손주들에게 지분을 넘겼다.

이 회장은 앞서 2009년 한 차례 자식들에게 지분을 넘기려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취소한 바 있다. 이어 2013년 이 사장과 함께 차남 이혁준 씨, 장녀 이경희 씨에게 각각 3만주를 증여했고 이후 별 다른 움직임이 없다.

손주들에게 증여한 3만주라는 숫자는 영향력이 작다는 점에서 승계작업용이라 보긴 어렵다. 단 지난해 기준 3만주로는 2100만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손주들에게 주어도 무방한 건 이 사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편이 증여 말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단자공업 주요 주주 중에는 케.이.티.인터내쇼날이 있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한국단자공업 지분 9.60%를 가지고 있으며, 이 사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 사장은 대표이사, 이 회장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커넥터와 자동차부품, 광통신기기부품, 무선 통신기기 부품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로 나와 있지만, 실제 사업은 도매에 가까운 판매 쪽에 치중돼 있다.

케.이.티.인터내쇼날 지난해 매출액은 561억원이며 이중 532억원 상품매출, 완제품을 사들여 재판매 함으로써 벌어들인 매출이다.

특히 이 상품매출 원가 상당 부분이 한국단자공업에 치우쳐 있어 ‘통행세’를 거두기 위한 중간 단계란 의혹이 있다. 지난해 케.이.티.인터내쇼날 상품매출 원가는 478억원이며 이중 한국단자공업으로부터 매입액이 435억원이다.

이런 거래 관계는 이미 십 여년 전부터 굳어져 있다. 케.이.티.인터내쇼날 매출액은 2003년 기준 131억원에서 2004년 268억원, 2007년 322억원, 2010년 427억원, 2011년 625억원까지 증가한 후 지난해까지 5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제품매출액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없고, 2008년 7억8600만원 이후 조금씩 성장했지만 2016년 41억원이 최고 수준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과 한국단자공업 거래 규모도 꾸준하다. 2003년 96억원에서 2004년 224억원, 2007년 269억원, 2010년 343억원, 2011년 485억원, 2012년 418억원 등 케.이.티.인터내쇼날이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을 보일 때마다 한국단자공업과의 거래도 늘었다.

이런 거래를 통해 케.이.티.인터내쇼날이 보유한 미처분이익잉여금만 지난해 말 기준 무려 576억원, 자본금 4억2900만원의 약 135배에 달한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꾸준한 성장은 이 사장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단자공업 주가는 지난해 3월 1만9650원에서 올해 6월 7일 10시 50분 기준 10만2500원까지, 5배가 넘게 뛰어 올랐다. 

이렇게 올라버린 주가는 이 사장이 지분을 상속 또는 증여로 물려 받을 시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통해 얻는 수익만 가지고 세금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회장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한국단자공업 주식 가치는 1083억원에 이른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이 한국단자공업에 비해 덩치가 작지만, 한국단자공업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합병 시 이 사장이 확보할 수 있는 지배력은 적지 않다. 또 상당한 이익잉여금과 내부거래를 통해 확보된 수익을 생각하면 향후 배당을 늘릴 여력도 충분하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배당금은 2004년 1억4160만원에서 지난해 5억1480만원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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