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조원태 키운 한진정보통신, 아시아나 만나 우회 상장 노림수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조원태 키운 한진정보통신, 아시아나 만나 우회 상장 노림수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6.1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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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정보통신 내부거래 비중 83%, 대한항공 2/3 차지
조원태 첫직장 한진정보통신, 한진그룹 자금줄 역할
아시아나IDT 합병해 한진정보통신 우회 상장 시도
한진정보통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한진정보통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내부거래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는 한진정보통신이 아시아나IDT와 합병해 우회 상장 효과를 노린다.

한진정보통신은 시스템통합(SI) 업체로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진에어, 정석기업, 왕산레저개발, 에어코리아 등 주로 그룹 계열사와 거래한다.

한진정보통신은 지난 1989년 설립 후 내부거래 비중을 50% 수준에서 이후 30여년간 80% 이상으로 서서히 늘려갔다. 지난해 내부거래는 1127억원으로 전체매출 1357억원의 83.0%를 차지했다. 내부거래 중 3분의 2는 대한항공에서 나온다. 지난해 대한항공에서만 759억원 수익을 올렸다.

내부거래 대부분 계약금은 현금으로 거래돼 자금 확보에도 용이하다. 공시에 보고된 지난해 계열사와의 주요 거래 20건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됐으며 이중 19건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내부거래 의존으로 성장성 측면에선 제약이 있다. 지난 20년 간 한진정보통신 매출은 50% 성장에 그쳤다. 내부거래 매출을 제외하면 외부 일감은 매년 300억원 수준에 불과해 회사 출범 초기(500억원) 때보다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외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30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한진정보통신 내부거래는 급증했다. 최근 3년 간 내부거래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했는데 그 이유는 내부거래 문제가 불거진 다른 계열사 업무가 넘어왔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기내면세품 판매 ‘싸이버스카이‘와 콜센터 운영 ‘유니컨버스‘의 일감몰아주기를 문제 삼았고, 한진그룹은 이들의 업무를 한진정보통신과 대한항공에 모두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총수일가 지분은 완전히 정리됐다. 조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 3남매와 고 조양호 회장은 이들이 가진 유니컨버스 100%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했다. 앞서 2015년에는 싸이버스카이가 일감몰아주기 표적이 되자 3남매 100% 지분 63억원을 대한항공에 팔았다. 

현재 이와 관련 공정위 소송이 진행 중이기에 향후 최종 판결에 따라 조 회장의 경영권에도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 이미 조 회장은 한진정보통신을 포함한 유니컨버스,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5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난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한진그룹에 14억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과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2심 승소 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진정보통신은 조원태 회장의 첫 직장인 만큼 그에게 각별한 곳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해 이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4년부터 한진정보통신 대표이사를 겸했다.

한진정보통신에 대한 그의 애정은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12월 승진한 대한항공 장성현 부사장과 하은용 부사장은 조 회장과 한진정보통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한진정보통신에서 장 부사장은 2018년부터 사내이사로, 하 부사장은 2017년부터 감사를 담당하고 있다.

한진정보통신에 거는 조 회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8월 한진정보통신을 이끌 수장으로 박은호 신임 대표를 세워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전환과 앱 고도화 지원에 나섰다. 박 대표는 대한항공 재무본부, 경영전략본부 등을 거친 전략기획통으로 그룹 IT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확보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한진정보통신 성장 한계를 돌파할 특별책도 꺼내들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SI 자회사 아시아나IDT를 한진정보통신과 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양사가 통합하면 연매출 3000~4000억원 규모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우회 상장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한진정보통신은 현재 비상장사로 상장사인 아시아나IDT와 합병이 완료되면 증권시장에 우회상장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아시아나IDT는 코스피 상장사로 시총 2700억원 규모다. 자산 규모면에서도 한진정보통신(971억원)보다 아시아나IDT(2049억원)이 2배 이상 커 합병시 한진그룹에 이득이 크다. 한진정보통신은 상장을 통해 한진그룹의 장기적인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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