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DH), 요기요 몸집 덜기…매각 올인+배민 살리기
딜리버리히어로(DH), 요기요 몸집 덜기…매각 올인+배민 살리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6.1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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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요마트' 분리·배달통 종료→2조원 인수가 줄이기
DH 매각 불발시 공정위 '이행강제금' 매일 5억원씩 발생
"요기요 서비스 줄여 배민 시장에서 우위 점하려는 시도"
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 배달의민족(위에서 시계방향순). 사진=각 사 제공
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 배달의민족(위에서 시계방향순). 사진=각 사 제공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요기요 매각 불발에 대비한 몸집 줄이기 성과를 본입찰에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오는 17일 요기요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예비입찰에 나섰던 쓱닷컴(SSG닷컴), 야놀자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DH는 본입찰을 앞두고 요기요 사업 단순화로 매각 전 몸값 낮추기에 한창이다. DH는 지난달 경영진단에서 요기요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를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요기요와 함께 매각될 예정이던 배달통도 과감히 정리했다. 배달통은 지난 2015년 4월 DH에 인수된 국내 첫 배달앱으로 오는 24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는 DH의 요기요 희망 매각가 2조원이 너무 비싸다는 시장 반응에 대한 대응이다. 배달 음식 시장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조 단위 자금 투자는 인수 기업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당장 배민과 쿠팡이츠 견제 속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드는 티몬, 신한은행 등에 대비한 할인 경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에선 연간 거래액 기준 요기요 몸값을 1조원 중반대로 추정한다. 지난 2019년 요기요의 연간 거래액은 1조8200억원으로 배민이 연간 거래액(7조2500억원) 대비 기업가치가 0.66배인 점을 감안할 때 요기요 적정 인수가는 1조2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요기요가 쿠팡이츠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라 인수가 축소는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서 올해 2월 사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 쿠팡이츠 앱 순 방문자 비율이 2%→20%로 급등하는 동안 요기요는 39%→27%로 크게 줄었다. 배민(59%→53%)보다도 이용 저하가 두드러져 요기요 순위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와 ‘LG유플러스-CJ헬로’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최종 심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8일 결과를 공개한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사진=뉴스핌
공정거래위원회. 사진=톱데일리 DB

매각 전 인수가를 높이려는 일반적 기업결합(M&A) 관행과 달리 DH가 요기요 몸값 낮추기에 적극적인 이유는 배민 인수라는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DH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요기요와 배달통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DH는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8%를 약 4조7000억원(40억달러)에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후 기업결합 승인 절차에 따라 지난 3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현재 배민을 품은 상태다.

DH는 요기요를 털어내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DH는 매각 기한인 오는 8월 4일까지 요기요 매각 조건을 완수하지 못하고 추가 6개월 연장 실패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배민 매각대금의 1만분의 1로 매일 5억원 가량 벌금이 발생한다. 요기요 매각이 불발되면 최악의 경우 배민 인수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

다만 DH의 요기요 가격 인하 시도는 단지 인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DH는 요기요 사업을 줄여 당장 손에 쥐는 돈은 적을 수 있지만 요기요 경쟁력 차단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특히 기존 요마트 사업부는 배민 B마트와 통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요마트는 DH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DHSK)가 요기요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요마트 실무진들이 B마트로 이동하기 위한 인사 준비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DH가 요기요에 제공하던 AI 솔루션을 중단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요기요는 DH 본사에 사용료를 내고 IT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을 못쓰면 요기요 인수자는 배달원 배차 정보와 음식점 배열 빅데이터 등 솔루션 개발에 나서야 하며 비용뿐 아니라 사업 진행에도 막대한 시간적 소모를 하게 된다.

배민이 서비스를 늘려가는 동안 DH가 요기요 운영에 소극적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배민은 최근 쇼핑라이브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진출했고 선물하기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배민은 이달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도 도입해 쿠팡이츠와의 경쟁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DH코리아 관계자는 “IT 솔루션 비용 여부는 독일 외국계 라이센스 지불에 포함된 것으로 계약사항 내용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요마트 사업부의 B마트 이동 부분도 요마트와 법인이 달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은 “2조원 인수가를 낮추는 것이 요기요 매각 성공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며 “여기에는 현재 요기요 서비스를 축소해 배달의민족과 소위 역할 분담을 나눠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이커머스가 급격히 발전했으나 배달 시스템이나 인권 문제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 시장 생태계나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2조원 가격은 부담“이라며 “이베이코리아도 처음에 5조원에서 지금은 3조원 정도에서 매각가 논의가 분분하고, 요기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유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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