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그룹 꼬리 무는 내부거래 탄탄…현지호·석호 형제 계열분리 이뤄질까?
화승그룹 꼬리 무는 내부거래 탄탄…현지호·석호 형제 계열분리 이뤄질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6.16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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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인전분할로 설립된 화승알앤에이, 매출 1/4이 내부거래
화승티엔드씨아이→화승소재→화승네트웍스로 이어지는 계열사 매출
화승코퍼레이션·화승인더스트리 해외 계열사 활용…무늬만 지주사 화승엔터프라이즈
현지호→코퍼레이션, 현석호→인더스트리 두 축…계열분리 가능해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동(東)자표 고무신으로 시작한 화승그룹이 나이키와 아디다스란 글로벌 브랜드 ODM에 더해 자동차 부품, 소재, 정밀화학, 종합무역 등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건 내부거래를 통한 수익의 내재화가 있었다.

화승그룹은 1951년 동양고무공업소가 시초로 1975년 '월드컵' 브랜드 출시, 1978년 나이키 운동화 OEM 생산하며 커온 기업이다. 현재의 그룹 모습은 2014년 '르까프'로 유명한 화승 매각 후 만들어 졌다.

현재 화승그룹 주축은 화승알앤에이(자동차 부품제조)와 화승코퍼레이션(산업용 고무제품), 화승인더스트리(신발완제품 판매 및 신발자재 등의 상품 판매), 화승엔터프라이즈 등 4개 상장사다. 이들 상장사의 자산 합계는 1조5000억원에 이른다.

화승그룹은 화승엔터프라이즈를 지주회사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배구조 상 화승알앤에이가 지주사에 가깝다. 화승그룹은 올해 2월 화승코퍼레이션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화승알앤에이를 설립했다.

화승알앤에이는 분할 전 여러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가져 가고 있었다. 올해 1분기 공시 기준 628억원 매출을 올렸고 이중 166억원이 내부거래다. 해외계열사에 제품을 판매한 수익이 대부분이다. 또 537억원이 매출원가로 잡혀 있으며 이중 150억원이 화승티엔드씨, 46억원이 화승소재다.

화승티엔드씨는 자동차부품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589억원 중 584억원이 화승알앤에이에서 발생했다. 화승티엔드씨는 2020년 9월 화승티엔드씨아이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회사 분할을 통해 그룹 내 계열사를 정비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화승티엔드씨아이는 자동차 부품이 아닌 편직물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화승티엔드씨아이의 2019년 매출액은 1675억원이며 내부거래 금액은 1659억원, 모두 화승알앤에이에서 나왔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나와 있지 않지만 내부거래 매출액은 회사 분할로 줄었음에도 881억원이나 기록했다.

화승소재도 가볍게 볼 기업이 아니다. 지난해 2409억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렸다. 이중 계열사 매출이 853억원으로 약 1/3을 차지한다.

화승소재 내부거래에서는 자회사인 화승네트웍스가 등장한다. 화승소재는 화승네트웍스로부터 1556억원 매입비를 지불했다. 이는 화승네트웍스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 3087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화승네트웍스는 복합운송주선업, 무역업, 유통업, 자동차·특정차량·동부품 판매업, 산업용 고무제품 매매업 및 항공권·선표 발권 판매업 등을 영위하며 매출 대부분도 상품매출이다. 지난해 올린 내부거래 매출액 2291억원 중 화승소재를 제외하고 화승알앤에이(192억원), 화승티엔드씨아이(54억원), 화승티엔드씨(38억원)와 해외 계열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신발사업을 위주로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화승인더스트리는 내부거래 매출액이 118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다만 매입금액이 8916억원으로 매우 높으며 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화승코퍼레이션은 화승인더스트리와 달리 매출액의 1/4 정도를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6278억원 중 1520억원이 내부거래다. 또 1897억원을 내부거래 매입비용으로 지불했으며, 매출과 매입 모두 미국 계열사가 1000억원 정도 기록했다.

지주사로 공시된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실제적인 지배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음은 내부거래에서도 보인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39억원 수익을 올렸고, 배당수익은 인도네시아 회사를 통한 18억원이 전부다. 또 대부분 매입거래로 수익거래 금액은 베트남 회사와 인도네시아 회사로부터 나온 545억원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부거래는 외부로 유출되는 수익을 최소화한다.

화승그룹 실질적인 지주사는 화승코퍼레이션이다. 화승그룹 국내 비상장 계열사는 대부분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인더스트리가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화승인더스트리가 71.73%로 최대주주다.

화승코퍼레이션 최대주주는 21.96% 지분을 가진 현지호 부회장으로, 현 부회장은 현승훈 회장의 장남이다. 현 회장은 13.48%를 가지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현 회장이 분할 전 화승코퍼레이션 최대주주였지만 조금씩 지분을 넘기며 일차적인 승계작업은 마쳤다.

다음 과제는 화승알앤에이와 화승코퍼레이션을 어떻게 지주사로 올리느냐에서 나온다. 어느쪽을 선택하더라도 현 부회장 지분이 인적분할을 통해 양쪽 모두 같아 지배력 확보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화승인더스트리가 끼어있는 지분구조는 정리해야 한다. 화승코퍼레이션은 화승인더스트리(9.26%)가,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코퍼레이션(9.98%)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런 지분 구조는 지주사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현 부회장의 직접 지배력을 희석시킨다. 또 화승인더스트리는 이미 차남 현석호 부회장이 22.63% 지분율로 최대주주이기에 이미 정리된 승계구도를 다시 꼬이게 만든다.

그렇기에 향후 화승그룹이 계열분리 가능성도 있다. 화승그룹은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인더스트리로 지배력이 구분되는 만큼, 현지호 부회장에서 화승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한 축과 현석호 부회장에서 화승인더스트리로 이어지는 축을 계열분리 함으로써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이 경우 화승인더스트리가 보유한 화승알앤에이와 화승코퍼레이션 지분을 현지호 부회장 또는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로 옮겨야 하며, 이후 화승알앤에이와 화승코퍼레이션의 정리 방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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