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노이즈마케팅으로 ‘천국과 지옥’ 오간 남양유업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노이즈마케팅으로 ‘천국과 지옥’ 오간 남양유업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7.16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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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모델 마케팅에서 노이즈마케팅으로
100억 공약, 프렌치카페믹스, 불가리스 광고…식약처 제재 잇따라
코로나19 효과 마케팅 결정적…홍원식 회장 사퇴 후 그룹 매각까지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남양유업#전지현대박# #100억공약 #식약처가또 #코로나19한방 #회장님사퇴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남양유업이 자주 활용하던 노이즈마케팅은 잘못 사용하면 결국 회사에 잡음만 남기고 최대주주가 교체될 수도 있다는 교훈만을 남겼다.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미디어가 발전하기 전까지 발효유음료 ‘불가리스’ 짜먹는 요구르트 ‘리쪼’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외형 확장에 주력했다.

그러던 남양유업은 어느 순간부터 빅모델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이는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가 무려 월 2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줬다. 그런 남양유업 행보를 동아오츠카, 광동제약, 롯데칠성음료 등 경쟁사도 톱스타를 모델로 활용하며 따라가기도 했다.

빅모델을 내세운 마케팅은 그만큼 효과가 꾸준히 나와 준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남양유업은 빅모델 마케팅에 이어 자사 제품 논란을 활용한 노이즈마케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시작점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에서 나왔다. 지난 2008년 독성 화학 물질인 멜라민으로 중국 분유 파동 일었던 당시 남양유업도 자사 분유 제품 원료에서 미량의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함께 논란이 됐다. 남양유업은 완제품에서는 해당 원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앞세워 멜라민이 든 유아식 제품이 나오면 100억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허위, 과대 광고로 판명돼 남양유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후 남양유업은 본격적으로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한 노이즈마케팅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1년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TV광고를 통해 “프림은 걱정된다”,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문구를 활용한 마케팅이었다.

해당 광고는 경쟁사에 들어있는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고 남양유업은 제품 출시 100일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하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시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점유율 12.5%로 상승해 네슬레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경쟁사도 큰 타격을 받았다. 업계 1위인 동서식품 점유율은 80%가 깨지면서 70%대로 감소했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이 만든 여론을 뒤집지 못하고 카제인나트륨을 천연카제인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노이즈가 여기서 끝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남양유업도 논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식약청은 카제인나트륨은 하루 섭취 허용량을 제한하지 않는 안전한 물질이라고 발표한 후 남양유업에게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더불어 남양유업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나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남양유업이 커피믹스에 넣지 않는다고 홍보한 카제인나트륨을 ‘떠먹는 불가리스’, ‘짜먹는 이오’ 등 어린이 유제품에 첨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90년 중반 파스퇴르가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고 홍보하자 당시 해당 첨가물을 사용하던 남양유업은 법정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경험도 있었다.

지난 2013년 남양유업은 또 한 번 같은 전략을 활용했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출시하며 인산염을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은 인산염을 과잉 섭취할 경우 골다공증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산염의 일일 권장량은 700mg 가량이며 하루 평균 커피 3~4잔을 마시는 일반 성인은 1200mg의 인산염을 섭취하고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식약처가 “인산염은 전세계적으로 안정성이 인정된 성분”이라며 남양유업과 다른 의견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제품 원료에 천연으로 존재하는 ‘인’과 인산염의 ‘인’은 체내 대사과정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전과 달리 남양유업의 노이즈마케팅은 역효과가 났다. 당시 AC닐슨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시장 점유율이 1.6%p 하락한 10.6%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인산염에 대한 국제 규제가 없으며 첨가물 논쟁이 반복에 대한 피로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남양유업은 최근까지도 노이즈마케팅을 활용했지만 돌아오는 후폭풍은 거셌다. 대미를 장식한 건 지난 4월 남양유업이 심포지엄을 열어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률 77.8%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사례다.

코로나19로 불안이 커졌던 시국에 홍보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불가리스 매출은 일주일만에 GS25에서 68.8% CU 43.4%, 세븐일레븐 50.7% 증가했다. 또한 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는 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세번째 식약처 벽을 넘지 못했다. 식약처는 해당 연구가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제품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고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에도 논란은 점점 커지자 결국 홍원식 회장이 사퇴하고 지난 5월 남양유업은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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