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쫄리면 지는 거다" 버거킹의 적절했던 맥도날드 활용법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쫄리면 지는 거다" 버거킹의 적절했던 맥도날드 활용법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7.2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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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대표 전략인 비교광고로 맥도날드 저격
맥도날드, 매장 수 앞세워 맞불 작전
버거킹 와퍼 크기, 매장 수 등 굴하지 않아…세계 9위에서 3위로
버거킹 점유율에 맥도날드가 한몫했다? 그래픽=변정인 기자
버거킹 점유율에 맥도날드가 한몫했다? 그래픽=변정인 기자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누군가와 비교가 되는 건 기분이 좋을 수도 싫을 수도 있다. 또 나의 가치를 가늠하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내가 밑져 보일수도 있기에 다른 이와 비교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업계 후발 브랜드인 버거킹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업계 1위 맥도날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마케팅은 버거킹이 업계 1위와 라이벌이란 의식을 심어줬고 여기에 소비자에게 먹혀든 제품은 그런 인식을 현실화 시켜주기 충분했다.

비교광고는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이 경쟁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걸 강조하는데 초점이 있다. 버거킹은 어떻게 같은 버거 같지만 더 맛있는, 더 퀄리티 있는 버거킹 버거를 먹으라고 소비자를 설득한걸까.

과거 버거킹은 글로벌 점유율 9위로 현재와 같은 위상을 갖지 못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 1위인 맥도날드를 이용한 비교광고를 선택했다.

지난 1986년 버거킹은 처음으로 비교광고를 시작했다. 앞서 1972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비교광고를 허용했고 버거킹은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버거킹은 한 소년이 간판 기둥을 치자 맥도날드 간판이 버거킹으로 바뀌는 도발적 장면을 광고에 담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한 번 비교광고 효과를 본 버거킹은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밀어붙였다. 지난 2007년 버거킹은 대표 제품인 ‘와퍼’를 맥도날드의 ‘빅맥’ 상자에 넣으려 하지만 크기가 맞지 않아 들어가지 않아 버린 것이다! 처음과 같이 도발적이지만 이번엔 버거의 크기라는 제품의 가치를 더했다.

또 버거킹은 전광판에 별 다른 문구 없이 와퍼 사진만을 게시한 적도 있었다. 1년 후 버거킹은 와퍼 사진 뒤에 숨겨져 있던 빅맥을 공개하며 다시 한 번 크기로 맥도날드를 자극했다.

비교광고는 경쟁사 브랜드를 무료로 광고를 해준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대중적인 홍보가 필요한 후발 브랜드에게는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 동시에 이미지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선두 브랜드에게 비교광고는 울며 겨자먹기 전략이 되기도 한다. 후발 브랜드의 저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이미지가 하락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프랑스 맥도날드가 버거킹과 비교해 매장 수가 앞선다는 것을 강조한 광고. 사진= 유튜브 TBWA파리 캡처
프랑스 맥도날드가 버거킹과 비교해 매장 수가 앞선다는 것을 강조한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 유튜브 'TBWAParis' 캡처

버거킹의 저격에 맞대응하는 전략으로 나서던 맥도날드도 버거킹을 저격하는 광고를 내며 반격에 나섰다.

맥도날드 프랑스의 어느 시골 도로에서 가까운 버거킹 매장까지는 거리가 무려 258km였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단 5km거리에 매장이 있었다.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맥도날드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었다. 당시 프랑스 맥도날드는 약 15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버거킹의 매장 수는 약 400개에 불과했다.

버거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어떤 부부가 맥도날드 드라이브 매장에서 ‘커피만’ 주문하며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부부의 최종 목적지는 253km가 남은 버거킹이다.

최근까지도 버거킹은 맥도날드 활용을 지속했다. 지난 2018년 버거킹은 모바일 앱 홍보를 위해 진행한 ‘와퍼 디투어 캠페인’에서 이색적인 조건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거리 경쟁의 연장전이었다. 버거킹은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주문을 하되, 맥도날드 매장 반경 600피트(182m) 안에서 주문을 하면 와퍼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버거킹은 이 캠페인으로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캠페인 기간 동안 버거킹 앱 다운로드 건수는 150만 건이 넘었으며 매출은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매출은 어쩌면 맥도날드로 향했을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캠페인 이후에도 모바일 판매율은 이전의 2배를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이 광고는 세계적인 광고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의 다수 부문에서 본상을 차지하며 두 배의 기쁨을 줬다.

버거킹이 맥도날드 대표 캐릭터인 광대를 연상시키는 광고를 제작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BURGER KING` 캡처
버거킹이 맥도날드 대표 캐릭터인 광대를 연상시키는 광고를 제작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BURGER KING` 캡처

최근까지도 버거킹은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광고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버거킹은 영화 ‘조커’의 배경인 브롱크스 계단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사진을 찍는 장면을 보여주며 “우리는 광대들이 성가실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자막을 내걸었다. 해당 광고는 맥도날드의 대표 캐릭터인 광대를 저격하는 것과 동시에 자사 제품인 와퍼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마케팅은 비교광고 중에서도 긍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고 누구나 쉽게 비교광고로 성공할 수는 없다. 비교광고가 비방광고로 이어지면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도 있다. 누구나 적절한 선을 탈 수 있는건 아니며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꾸준히 비교광고 전략을 내세운 버거킹은 글로벌 업계 3위까지 올라가며 상승세를 타는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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