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랄라블라' 등장에 '왓슨스'도 고객도 사라졌다?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랄라블라' 등장에 '왓슨스'도 고객도 사라졌다?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8.13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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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블라, 기존 왓슨스 인지도 이어오는데 실패…매장 수, 매출 감소
던킨 변화하는 시장 흐름 파악…글로벌 매출 상승
휠라, 10대 공략 성공하며 이미지 변신 성공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왓슨스가랄라블라였어? #리브랜딩마케팅 #던킨에서도너츠를빼면 #젊어진휠라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전 작품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들고 나온 배우를 보며 감탄한 적이 많다. 그렇게 변신을 잘하는 배우가 결국 롱런하는 배우가 된다.

하지만 기업의 변신은 썩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지난 2018년 GS리테일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랄라블라는 변해도 너무 변했던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이 썩 먹히지 않을 정도까지 변해 버렸다.

최근까지 랄라블라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랄라블라는 사업 시작과 함께 약 190개 달하던 매장을 3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68개였던 매장 수는 올해 97개까지 감소해 1위 올리브영(1256개)과는 10배 이상 벌어졌고, 3위 롭스(88개)와는 한 자리 수 격차로 줄었다.

실적도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1460억원이었던 매출은 랄라블라의 론칭 첫 해인 2018년 172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 2019년 1627억원으로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약 1200억원 대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H&B(헬스앤뷰티) 부문 실적을 ‘공통 및 기타’에 포함해 별도 공시하지 않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005년 홍콩 AS왓슨과 ‘왓슨스코리아’를 설립해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지난 2017년 홍콩 AS왓슨 지분 50%를 인수해 100%를 지분을 가져오며 단독 경영권을 확보했다. GS리테일은 왓슨스를 랄라블라로 변경하고 새출발을 알렸다.

이때 GS리테일은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리브랜딩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 회사의 주인이바꼈으니 기존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해 소비자에게 인식 시키려한 시도다.

리브랜딩 마케팅은 새로운 분위기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느냐가 관건으로 꼽히지만 그 안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랄라블라와 같이 새롭게 이름을 변경하는 경우 쌓아왔던 인지도를 놓칠 수 있어 기존 정체성을 어느 정도 갖고 가는 것이 성공적인 리브랜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랄라블라는 이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다. 소비자가 랄라블라가 기존의 왓슨스였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큰 변화였던 것이 문제였다. 왓슨스가 청록색 바탕에 흰 글씨와 빨간 밑줄이 있는 간판이었다면 랄라블라 간판은 흰색과 분홍색으로 이뤄져 있어 보여지는 이미지가 확연히 다르다. 변경된 간판을 처음 접한 소비자들은 기존의 왓슨스를 떠올리기 어려웠고, 랄라블라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인지도를 이어가기는 어려웠다.

로고 디자인도 아쉬움이 있다. 랄라블라 로고의 ‘V’ 글자가 하트 모양으로 이뤄져 있어 이를 글자가 아닌 단순 이미지로 보고 브랜드명을 착각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랄라블라(lalavla)’가 아닌 ‘라라라(lalala)로 인식하며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GS리테일은 브랜드명 변경을 밝히며 ‘랄라블라’가 사내공모전을 통해 1위에 꼽혔다고 설명했지만, 한편에서는 사내 공모가 아닌 GS리테일의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리브랜딩 마케팅을 실행하면서 너무 과했던 사례로는 트로피카나가 있다. 트로피카나는 리브랜딩 작업을 위해 5개월 동안 약 400억의 예산을 투자했다. 하지만 들였던 비용과 시간 무색하게도 매출은 급감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트로피카나는 리브랜딩 이전까지 오렌지에 빨대가 꽂혀 있는 이미지를 패키지에 앞세웠고 대표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부분이 변경되면서 소비자에게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생겼다. 결국 매출은 두 달 만에 약 20%가 하락했고 트로피카나는 제품 패키지를 원상태로 복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반면 도넛 이미지가 강했던 던킨은 리브랜딩으로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955년 미국에서 프랜차이즈화를 시작한 던킨도너츠는 도넛 인기가 많아지는 시장 상황에 힘입어 전 세계 매장을 3000개로 늘리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도넛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았고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과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떠오르면서 던킨도너츠의 포지셔닝이 애매해졌다.

던킨도너츠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던킨도너츠’에서 ‘던킨’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총 매출의 60%가 도넛이 아닌 커피에서 나오고 있으며 도넛로 한정돼 있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함이었다. 더불어 디저트 관련 메뉴를 10% 줄이고 음료 비중을 늘렸다. 결과적으로 던킨은 당시 분기 매출이 3억5900만달러(419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마케팅은 장수 제품, 브랜드에서 자주 활용하는 전략으로 소비자 기호를 맞추기 위해 시장 흐름에 알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던킨은 이 부분을 공략해 효과를 봤다.

​휠라가 리브랜드 마케팅에 앞세운 '코트디럭스' 사진=휠라코리아 ​
​휠라가 리브랜드 마케팅에 앞세운 '코트디럭스' 사진=휠라코리아 ​

리브랜딩 전략은 확실한 목적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지를 정했다면 사업 전략도 함께 동반돼야 한다. 과거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이 3040 세대로 이뤄진 소비자층을 확대하기 위해 리브랜딩에 나섰다. 휠라는 타깃층을 20세 이하로 설정하며 레트로 콘셉트의 저가 신발인 ‘코트디럭스’를 출시했다. 또 직영 매장 위주 판매를 고집했던 휠라는 ABC마트, 슈마커 등 10~20대가 많이 찾는 편집숍으로 유통 채널을 늘리면서 효과를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제품은 중고등학생의 취향을 저격하며 판매량은 지난 2018년 130만 켤레를 넘어섰다. 보통 히트 신발 판매량이 10만 켤레 정도로 소위 말해 대박이 났다고 할 수 있다. 그 해 휠라는 2조9546억원 영업이익 3571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리브랜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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