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앞두고 잇딴 잡음, 매각 불발 위한 안간힘?
남양유업 매각 앞두고 잇딴 잡음, 매각 불발 위한 안간힘?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8.2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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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매각 앞두고 주총 연기, 홍원식 '노쇼' 논란
협상없이 상호 언론전만...매각 불발 가능성 고조
업계 전문가 "남양유업, 애초에 매각 의지 없었던 것"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그래픽=변정인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그래픽=변정인 기자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남양유업이 매각 과정에서 여러 부적절한 잡음들을 발생시키고 있어, 사태가 점점 매각 결렬 가능성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남양유업 직원들간에는 '환불원정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앞서 사퇴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사내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무실에도 계속 출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올해 반기 보고서에도 홍 회장의 직함은 ‘회장’, 상근 여부는 ‘상근’으로 기재돼 사내에서 계속 회장으로 추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 회장은 사내 이사로 재직하면서 상반기 보수로만 8억800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여기에 홍 회장 두 아들도 복직하거나 승진해 경영에 계속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진석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며 지난 4월 보직 해임됐지만 징계 한 달 만에 복직했다. 차남 홍범석 남양유업 외식사업 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오너일가의 인사가 모두 매각전날 이뤄졌다는 점이 매각의 진정성에 의심이 들게 한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의 요거트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며 논란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5월 4일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 의사를 직접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달 27일 홍 회장은 본인과 일가가 보유한 지분 52.63%(37만8938주)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남양유업은 임시 주주총회까지 연기해 경영권 매각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거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남양유업은 공시를 통해 일정을 오는 9월 14일로 돌연 연기했다. 이는 주식매각대금 지급일인 8월 31일보다도 늦은 시점이다.  

주총 연기는 남양유업의 일방적 통보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임시주주총회 당일에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6주 연기한 데 이어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합의된 거래종결 장소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 인 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남양유업의 행보가 매각가 띄우기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매각 계약 당시에도 남양유업이 헐값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 2분기 기준 남양유업의 유형자산은 3604억원에 달하며 이익잉여금은 무려 8354억원이다. 여기에 공장과 창고 등  실제 부동산 가격만 감안하더라도 4000억이 훨씬 넘는데 이를 고스란히 한앤컴퍼니에 넘겨 줄 가능성은 낮다.

남양유업이 대리점 갑질 논란 이전만 해도 탄탄한 기업이라 평가 받았던 것도 매각가 재협상을 시도할 만한 요소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까지 11년 연속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우유 업계 2위 기업으로 불가리스, 맛있는 우유 등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남양유업의 주가는 홍 회장이 사퇴하기 전 1주당 33만1000원에 불과했지만 매각 발표 후 급등해 지난 7월 1일에는 76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달 만에 약 50% 이상 주가가 상승한 것이 홍 회장의 매각 절차 연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한앤컴퍼니가 매각가 재협상에 나설지가 향후 관건이다. 남양유업이 매각 조건을 조정하려 할 경우 한앤컴퍼니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계약 당일 주가(43만9000원)에 비해 1주당 82만원으로 약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며, 계약은 이미 체결된 상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6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4억17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아쉬운 실적이다. 매일유업은 같은 기간 매출액 1조4631억원 영업이익은 865억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남양유업은 지속적인 대리점 갑질 사태, 외손녀 황하나 마약 투약 논란 등 부정적 이슈로 기업 평판이 악화된 상태다.

일각에선 남양유업에게 매각가 띄우기가 아닌 다른 의도가 숨어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남양유업이 최근 선보인 행보로 비춰볼 때 좋은 협상 조건이 아닐 경우 처음부터 매각 불발을 의도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교수)은 "원래 예정된 일정대로 가지 않고 연기를 한다는 것으로 보면 예정된 매각 이외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처음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 심사숙소해서 결정한 것이 아닌 돌발적인 사건에 의한 급박한 결정이었으며 매각가나 매각 의사에 대해 제고할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 학회장은 "매각 불발 가능성은 50% 정도 인 것 같다"며 "이걸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으며 매각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액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양유업과 한앤코측은 상호 입장문만을 언론을 통해 발표할 뿐 조건합의를 위한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3주후로 다가온 주총이 열릴 가능성 또한 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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