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이통3사 배불리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
[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이통3사 배불리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9.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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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활성화 대책, 이통3사 알뜰폰 '승승장구'
SKT·KT·LGU+ 전파감면료 감면 40%, 세금 낭비
중소 업체 혜택 미미, 출혈경쟁에 가입자 빼앗겨
소극적인 정부 VS 알뜰폰 "추가 대책 마련 시급"
그래픽=이진휘 기자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정부가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꺼내든 알뜰폰 활성화 대책이 정작 이통3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알뜰폰 시장의 이통3사 집중 현상과 알뜰폰 활성화 대책 중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1일 예정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 현장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은 이통3사에 집중된 효과를 분산시키고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통3사가 이득을 보고 있어 공정경쟁 저해 요소를 방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이 시행된 이후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보다 이통3사가 운영하는 알뜰폰 사업이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를 통해 각각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통3사 알뜰폰 가입자는 277만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 606만명의 45.7%에 달했다. 지난 2019년 말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37.1%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결과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망도매대가 인하, 알뜰폰 특화 단말기 출시, 알뜰폰 사업자 지원 등에 팔을 걷어부쳤다. 하지만 결국 승자독식 체제에서 이통3사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특혜가 돌아가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을 위한 전파사용료 감면 혜택도 이통3사가 상당 부분 가져갔다.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이 과기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를 통해 집계한 올해 1분기 알뜰폰 사업자별 전파사용료 감면액에서 이통3사 운영 알뜰폰 사업자가 가져간 액수는 18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전체 감면액 47억원의 38%를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알뜰폰 전파사용료 감면 운영 문제는 도마에 올랐다.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이통3사 계열사는 물론, 이통3사 망을 빌려쓰는 현대자동차, 기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까지 사용료 감면 혜택을 받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대기업 계열사에 대해 전파사용료를 전액 받겠다는 방침이지만 그전까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세금 낭비를 피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는 중소 업체 외 사업자에 대해 전파사용료를 2021년에는 20%, 2022년에는 50%를 단계적으로 부과해 2023년부터는 100%를 전부 받겠다는 방침이다.

중소 망 임대 업체에게 제공될 혜택을 이통3사 계열 회사가 똑같이 받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LG유플러스는 ‘U+알뜰폰 파트너스 2.0’를 공개하고 자사 망을 쓰는 업체들과 상생하겠다고 했으나, 실상은 그중 가입자 비중 40%를 차지하는 알뜰폰 자회사를 위한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정작 경쟁력에서 밀린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출혈 경쟁에 내몰려 추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이통3사 알뜰폰 회사를 상대로 ‘울며 겨자먹기‘로 적자 운영을 이어가는 업체가 다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망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구성해 시장에 내놓은 중소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만큼 사은품 지급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출혈 경쟁에 나선 것이다. 도매대가에 인건비, 운영비, 이윤을 붙여 요금제를 산정하는데 적자를 감안하고 가입자를 끌어와야 사업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또 다수의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회선만 살려놓는 ‘0원 요금제‘ 등으로 가입자 비율을 늘리고 있다. 회선당 최소사용료 1500원은 업체 부담이지만 이통3사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한 방책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말 알뜰폰 활성화 대책 효과로 최소사용료가 100원 줄었지만 중소 사업자의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이통3사의 타사 알뜰폰 가입자 뺏기 영업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이통3사가 불법 현금 지원 등으로 알뜰폰 이용 가입자를 유치하는 일명 ‘알뜰번이‘ 정황이 유통망에서 여전히 포착되고 있다. 정부에서 강력하게 제재 움직임을 보이자 음성적 물밑 작업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알뜰폰 업계는 최소사용료, 도매대가 인하와 함께 중소 업체 보호 정책을 요구하며 알뜰폰 활성화 추가 대책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말한 알뜰폰 상생 지원책들이 이통3사에서 운영하는 자회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니 시장 내 중소 업체들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상태로 MNO(이동통신)까지 상대해야 하니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보호 정책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과점에 대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이통3사 알뜰폰 가입자 수를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50%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해당 규정은 법이나 시행령 차원이 아니다.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할 때 부과하는 행정지도 성격이라 위반해도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다.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 관련 후속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 시행 이후 소비자들이 이통3사 계열 알뜰폰 서비스에서 이미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알뜰폰 활성화 대책 취지에 소비자 통신비 경감이 있었기에 추가 대책 마련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현재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공정경쟁 저해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중소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위해 알뜰폰 전용카드 출시, 유통망 확대 지원, 전파사용료 차등 감면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알뜰폰 사업은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이동통신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사업 취지에 벗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이동통신3사 자회사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고 알뜰폰 전용카드 등 현 지원 정책의 효과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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