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롱런 대표주자' 초코파이‧박카스, '스토리'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롱런 대표주자' 초코파이‧박카스, '스토리'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2.0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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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박카스, 각각 경쟁사‧정부 규제로 상승세 '주춤'
양 사 모두 일상 담은 '스토리마케팅'으로 위기 탈출
과거 정보 전달 중심 → 현재 감성 자극 광고로 변화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장수제품 #오리온초코파이 #박카스 #스토리텔링마케팅 #위기탈출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초코파이와 박카스가 업계 장수 제품이 되기까지는 신의 한수와 같은 선택이 뒷받침 하고 있었다. 우리가 초코파이와 박카스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가 없었다면, 아마 쏟아지는 경쟁사 제품 사이에서 돋보이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초코파이와 박카스는 사람으로 따지면 각각 48세, 61세에 해당하는 장수 제품이다. 긴 시간을 쌓아온 만큼 두 제품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그래픽=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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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4년에 출시된 동양제과(현 오리온) 초코파이는 그 간 보지 못했던 케이크 형태 과자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50원이었던 초코파이는 자장면 한 그릇 값과 비슷한 고급 과자에 속했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1년 만에 10억원 판매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경쟁사도 곧바로 유행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도 연이어 초코파이를 출시한다. 당시 동양제과는 초코파이 상표 등록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동양제과는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피로회복제에서도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동아제약 박카스는 지난 1961년 첫 출시에는 알약 형태로 나온 이후 2년이 지나 현재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드링크제로 재탄생한다. 박카스는 변화를 시도한 후 1년 만에 드링크제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걷던 박카스는 정부 규제에 발목 잡히게 된다. 지난 1976년 정부는 피로회복제의 무분별한 복용을 막기 위해 대중매체에 박카스를 포함한 피로회복용 드링크 광고를 금지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지나 규제가 풀렸지만, 가파르던 박카스 성장세를 한풀 꺾이게 된다.

난감한 상황에 놓였던 두 기업은 결과적으로 같은 선택을 통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여기서 양 사가 초코파이와 박카스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브랜드에 이야기를 만들어 광고에 활용하는 감성 마케팅의 일종이다. 브랜드 자체 역사나 소비자 경험담, 직접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 등을 마케팅에 활용한다.

스토리는 우리 인생에서 빠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마케팅연구원에서 발행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효과와 활용’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은 인류가 언어를 개발하고 문화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으로 과거 전래동화부터 이제는 명절이나 기념일도 개인마다 각자 스토리 형태로 기억 돼 왔다.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스토리와 관련시키며 스토리는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론적 틀에 따라 생각하기보다는 이야기 형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기억에 저장돼 있는 정보의 양은 스토리와 관련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토리는 사람들을 적절한 즐거움에 도달하게 하며 일부 브랜드나 제품들은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부터 기업들이 스토리에 신경을 쓴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성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객관적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제품 광고가 대부분이었다면 시장 환경에 따라 광고의 형태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된 초코파이처럼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기능과 혜택의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기업들은 마케팅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주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를 선택하게 됐고, 스토리가 광고의 중심이 되면서 탄생한 것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어떻게 보면 오리온과 동아제약이 일찍이 머리를 잘 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중성 있는 두 제품은 공통적으로 일상을 주제로 한 스토리를 담은 광고로 다시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상품만으로 시장에서 돋보일 수 없게 되자 지난 1989년 상품 정식 명칭을 ‘초코파이 정(情)’으로 변경하고 캠페인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한다. 해당 광고에서는 어린 아이가 이사 가는 날 경비원 아저씨에게 초코파이를 건네고 할머니 댁에서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초코파이를 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세워 ‘정’이라는 콘셉트를 더욱 확고하게 했다. 

박카스는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기보다 일반인을 주로 앞세워 광고를 제작했으며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광고마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현대인에게 긍정을 주는 메시지를담은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광고는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 걸까’ 라는 문구를 활용해 자신의 사회적 목표를 접어두고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하는 이 시대 엄마의 모습을 응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이 광고는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선정한 ‘Best Creative'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다.

이제 스토리는 스토리텔링 마케팅뿐 아니라 대부분 마케팅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부캐 마케팅에서는 세계관 구축이 필수적이며 탄탄한 스토리가 밑바탕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 기념일을 이용하는 데이 마케팅도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얘기에서 시작된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은 편이며 기업의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마케팅도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가 된다.

앞으로도 소비자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자주 만나게 될 것 같다. 지난해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강연자 로버트맥키는 책 ‘스토리노믹스’를 출간하면서 디지털 생태계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의 길은 스토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붙잡고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주는 스토리 중심 마케팅에 주력해야 하며 이제는 자체 플랫폼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생산해 보여주는데 훨씬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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