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최승호·박성제 증거없이 해고시켜“
MBC “최승호·박성제 증거없이 해고시켜“
  • 김대환
  • 승인 2016.01.25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민희 의원,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대화내용 입수 공개

 2012년 MBC노동조합의 170일 최장기 파업 와중에 자행된 대량 해고 사태의 중대한 진실이 밝혀졌다.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편성제작본부장을 역임했던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2014년 4월, MBC 관계자와 보수매체 관계자의 회동에서 “최승호하고 박성제는 증거없이 해고시켰다,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가지고 해고를 시킨거다”라고 실토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회동에 함께 했던 참석자가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에 제공한 대화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이들의 회동은 같은 해 11월에도 한 차례 더 있었고, 두 모임 모두 대화 내용이 입수됐다.
 
-“최승호·박성제는 증거없지만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해고시킨 것”
최민희 의원이 입수한 대화 내용에 의하면, 백종문 본부장은 노조와의 해고무효 소송에서 MBC 사측이 패소한 1심 판결을 언급하며 “만약에 2심에서 또 우리가 원치 않는 판결이 나온다면 그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2심 판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2심에서 ‘해고 3명’, ‘해고무효 3명’ 판결을 받은 YTN 사례를 거론하며, “1심에서 우리가 패소했기 때문에 2심에서는 최소한 6명 해고자 중에 4대 2는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4대2’에 대해 백 본부장은 “4명의 집행부는 해고유지, 해고확정 유지를 해야 되고, 2명의 박성제하고 최승호 애는 증거불충분으로 해서 기각한다”는 것이라며 “4대 2 정도가 나오는 거에 대해서는 저는 뭐든지 할 수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특히 백 본부장은 “왜냐면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다”며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백 본부장은 “걔네들이 후견인이야. 노동조합 파업의 후견인인데, 이놈들 후견인은 증거가 남지를 않잖아. 뭘 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라며 “그런데 이놈을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가지고 해고를 시킨 것”이라고 ‘최승호·박성제 해고’의 진실을 스스로 실토했다. ‘최승호·박성제 해고’ 당시 백 본부장은 인사위원 중 한 명으로 해고를 결정한 인사위원회에 참석했으며, 안광한 현 MBC 사장은 당시 부사장으로 인사위원회 위원장이었다.


 - “나중에 소송 들어오면 받아줄 생각 갖고 해고했다”
백 본부장은 ‘최승호·박성제’ 두 사람에 대해 “해고시켜 놓고, 나중에 소송이 들어오면 그때 받아주면 될 거 아니냐”며 “그래서 둘은 우리가 그런 생각 갖고서 했다”고 말했다. 즉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해고무효 소송을 할 경우 MBC 사측이 패소하고 그 둘은 복직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도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는 이유로 해고를 자행했다는 것이다. 두 명을 제외한 노조 집행부 등 해직자 4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불법파업의 응징이 있어줘야지”라며 “다시는 돌아오면 안 돼”라고 적대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두 차례 모두 서울 모처의 음식점에서 이뤄진 회동에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배임 등으로 재판을 받던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자문변호인 출신으로 MBC 법무노무부장이 된 정재욱 현 MBC 법무실장과 또 다른 MBC 관계자 A씨와 B씨, 그리고 보수우익매체 ‘폴리뷰’의 박한명 대표와 소속기자 C씨 등이 참석했다.
백 본부장은 참석자들에게 “최소한 그런 4대 2를 만들어줄 수 있는 변호사와 변호인단”을 강조하며 “소송비용이 얼마든, 변호사가 몇 명이, 수십 명이 들어가든 그거는 내 알바가 아니다”고도 했다. 또 “손해배상 소송 이런 것들도 회사가 100% 승소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승소를 해서 기선을 딱 잡고 모가지를 쥐고 있어야 얘기가 되는 것”이라며 “그거 놓치고 저거 놓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승소’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변호사 몇몇을 추천했으며 정재욱 실장은 1심 판결과 관련해 “소송기록을 봤을 때 누가 봐도 명백하게 이쪽 대응이 미흡한 게 명백하게 보이면 그건 징계해야 된다”고 소송을 담당한 직원에 대한 징계까지 주장했다.
 
- ‘최승호·박성제 해고 미스터리’ 풀려...당시 인사위원장은 안광한 사장
“최승호·박성제는 증거없이 해고했다”는 백종문 본부장의 실토는 당시 “왜 해고됐는지 모르겠다”던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두 사람의 항변과 ‘해고 사유도 없이 자행된 묻지마 해고’라는 MBC 안팎의 격한 비판이 진실이었음을 입증한다.
MBC 사측은 노조의 파업이 140일 넘게 지속되던 2012년 6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10명의 조합원에 대해 해고와 정직 1개월에서 6개월에 이르는 무더기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의 무더기 중징계는 그 배경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해고를 당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의 경우 노조 집행부가 아닐뿐더러 파업이나 쟁의행위에 앞장 선 사람도 아닌, 당시로서는 파업에 참가한 일반 조합원임에도 왜 해고를 당했는지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더구나 MBC 사측이 내세운 해고사유 중 ‘파업참여 및 무단결근’ 등의 사유는 파업에 참여한 모든 조합원에게 해당되는 것이어서 유독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게만 ‘해고의 칼’을 휘두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고무효 재판에서 1심과 2심 모두 “피고(MBC 사측)는 동일한 내용의 비위사실에 대해서도 징계여부 및 징계양정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징계양정에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계처분 무효’의 근거로 삼기도 했다.
 

▲ 자료사진 최민희 의원실 제공

아울러 당시는 19대 국회 개원 협상에서 MBC 사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 MBC 파업 해결을 위한 갖가지 탈출구가 모색되던 때여서, 김재철 사장이 느닷없이 해고를 포함한 대량 중징계를 자행하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킨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당장 3일 뒤인 6월 22일, 새누리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조차 “파업이 징계 사태까지 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파업이 너무 장기화하고 있는데 노사가 서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MBC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기까지 했다.
당시 MBC 안팎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파업 중단 이후 MBC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신망이 컸던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시킨 것 등의 분석이 제기됐다. 그리고 “노동조합 파업의 후견인인데, 가만히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해고를 시킨 것”이라는 백종문 본부장의 실토로 그러한 분석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최민희 “‘파업복귀 후 순리대로 풀겠다’던 박 대통령 약속 어겨 여태껏 해결 안되고 있어”
최민희 의원은 “어떻게 증거도 없이 ‘가만 두면 안되겠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인의 생명을 끊는 해고를 자행할 수 있는지, 그 잔인무도함에 치가 떨릴 지경”이라며 “두 사람 외에도 정영하 전 위원장 등 파업집행부와 파업 이후 자행된 권성민 PD 해고 등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모든 해고와 징계가 별다른 근거없이 ‘가만히 놔두면 안되겠다’는 광란의 칼춤에 의해 자행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민희 의원은 “MBC에서 묻지마 해고가 자행되고, 법원에서 연이어 무효 판결을 받았음에도 여태껏 해결이 안 되는 가장 큰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MBC 노조 주장에 공감하는 점이 있다’,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를 순리대로 풀려야겠다’고 MBC노조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대선공약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19대 국회 개원 협상 때 ‘새로 구성될 방문진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하며, 이를 위해 언론관련 청문회가 문방위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한다’고 분명히 합의했음에도 오히려 방문진조차 ‘극우인사 집합소’로 만들어 MBC 문제를 더 악화시켰고, 언론 청문회 개최에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약속만 지켰더라면 증거도 없이 해고당한 해직언론인들이 벌써 제자리로 돌아갔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민희 의원은 “묻지마 부당 해고의 진실이 밝혀진 만큼 백종문 본부장뿐 아니라 당시 인사위원장이던 안광한 사장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며 “아울러 MBC는 해고 무효 및 징계 무효 판결을 받은 모든 소송 결과에 승복해 현재 진행중인 항소와 상고를 취하하고 해고자를 즉각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