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약 경쟁률 보도, 누굴 위한 것인가
[기자수첩]청약 경쟁률 보도, 누굴 위한 것인가
  • 이서영 기자
  • 승인 2019.09.18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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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1098 대 1. “과연 내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뚫고 당첨될 수 있을까” 지난달 분양했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41㎡의 경쟁률이었다.

청약 경쟁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분양 과정의 투명함을 위해 공개되는 청약경쟁률이지만 건설사 입장은 조금 다르다. ‘우리 아파트가 이렇게 인기 있어요’라는 걸 직접 말하지 않아도 경쟁률 숫자 하나면 끝이다.

청약 마감 후 첫 번째 단계가 청약경쟁률 기사다. 청약 경쟁률 기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평균 경쟁률이다. 평균 경쟁률은 해당 아파트에 들어온 모든 청약통장 건수를 공급 세대 수로 나눈다. 1순위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건수가 모두 포함된다. ‘해당건설지역 거주자 우선공급’ 아파트는 해당지역에서 마감됐을 때 기타지역 청약 통장은 접수가 되더라도 무의미하다. 기타지역은 ‘허수’다.

하나의 예로 지난달 분양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를 살펴보면 84㎡B로 90가구 모집에 2470명이 몰리며 평균 27.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470명은 1순위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건수가 모두 포함된 숫자다. 이 아파트는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1663명이 해당지역 사람이었기 때문에 실질경쟁률은 18.48대 1이다. 앞자리 수가 바뀐다. 이와 같은 보도는 실질 경쟁률은 가리고, 경쟁률을 부풀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높은 청약 경쟁률은 건설사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건설사들의 최종 목표인 분양률 100%를 향해 순항이 가능하다. 청약 마감이 됐다고 한들 청약 당첨자들이 실계약하지 않으면 건설사들은 실질적 이익을 볼 수 없다.

청약이 끝나도 입주가 완료되는 약 2년 뒤까지 건설사는 해당 아파트가 인기 있는 아파트임을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때때로 건설사들은 타입별로 당첨자 발표일을 다르게 설정한다. 청약 접수일이 같아도 당첨자 발표일이 다르면 중복접수가 가능한 상황을 노린 것이다. 중복 접수가 가능하면 경쟁률은 올라간다. 또 공급 물량이 적은 곳의 청약경쟁률도 오른다. 앞서 언급한 ‘1098 대 1’이란 경쟁률은 해당 타입 공급 세대 수가 1가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순위와 2순위, 기타지역 접수자를 구분한 경쟁률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실제 흥행률을 반영하는 1순위 경쟁률을 실질 경쟁률로 봐야 한다. 똑똑한 투자를 위해 수요자는 청약 경쟁률을 통해 아파트 인기를 가늠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청약경쟁률은 언제든 뻥튀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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