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50조 늘렸지만… 부품 국산화 ‘제자리’
국방비 50조 늘렸지만… 부품 국산화 ‘제자리’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0.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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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첨단 무기체계 위한 방위력개선비 16조 원 투입
기술경쟁력은 선진국 수준… 전투기 등의 핵심 부품은 수입 의존
김진표 의원 “국내 방산 업체 경쟁력 높여야… 제도개선도 필요”

 

F-35 스텔스 전투기.(사진= 로이터 뉴스핌 제공)
F-35 스텔스 전투기.(사진= 로이터 뉴스핌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내년 국방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50조 원대로 진입했지만, 군() 장비용 소재 국산화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첨단 무기체계는 무한정 늘리면서도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내년(2020) 국방 예산안은 올해보다 4조 원가량 늘린 50조 1527억 원이다. 군사력 증강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는 올해 대비 8.6% 증가한 16조 6915억 원에 달했다.

특히 북한의 핵·WMD 위협 대응(6조 5608억 원), 전작권 전환 관련 한국군 핵심군사 능력 보강(1조 9470억 원), 국방개혁에 따른 군 구조개편 추진 여건 마련(6조 315억 원) 등의 무기체계 획득으로 14조7003억 원 편성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전 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 대응’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자체 기술력 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군 장비용 소재 가운데 항공기에 쓰이는 스텔스 도료는 국산화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와 전차, 장갑차 등의 핵심 부품인 세라믹, AL합금, 복합재 등도 국산화가 미흡했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군 장비용 소재 가운데 항공기에 쓰이는 스텔스 도료는 국산화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와 전차, 장갑차 등의 핵심 부품인 세라믹, AL합금, 복합재 등도 국산화가 미흡했다.(사진=방위사업청 제공)

김종대 정의당(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9일 “우리는 지금 당장 대응 무기를 확보해야만 안보에 성공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별의별 외국 무기체계를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여 확보했다”며 “무기체계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반해 지식과 기술은 매우 느리게 축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9월 펴낸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한 국방 R&D 추진 전략’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81점으로 선진국 수준에 올랐지만 항공과 광학, 함정 등의 핵심 부품은 해외 구매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최근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T-50 훈련기와 잠수함 등의 주요 전자 부품과 엔진, 레이더 등 핵심 부품 역시 수입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수원무)이 지난 7일 방위사업청에서 받은 ‘방산소재 실태조사’에서도 군 장비용 소재 가운데 항공기에 쓰이는 스텔스 도료는 국산화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와 전차, 장갑차 등의 핵심 부품인 세라믹, AL합금, 복합재 등도 국산화가 미흡했다.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비롯해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가 등으로 우리 군은 어느 때보다 ‘자주국방’이 절실하지만, 첨단소재와 핵심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표 의원은 “국내 소재 업체들의 방산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방산 소재의 방위산업 물자 지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재를 방산 물자로 지정하면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 대상이 된다”며 “방위사업법상 정부 우선구매 대상, 방산 원가 적용 등 많은 인센티브가 있어 소재 업체의 진출을 독려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이 발표한 방위산업체 경영실태를 보면, 우리나라 방산 업체 매출액은 지난 2017년 기준 12조 7611억 원에 달했지만 전년 대비 2조 5552억 원 감소했다.(사진= 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이 발표한 방위산업체 경영실태를 보면, 우리나라 방산 업체 매출액은 지난 2017년 기준 12조 7611억 원에 달했지만 전년 대비 2조 5552억 원 감소했다.(사진= 방위사업청 제공)

■ 수출 지원 등 방위산업 육성했지만… 실적 저조

정부는 첨단 무기체계의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자 방산 업체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부품 국산화와 국내 방산 업체 경쟁력 강화는 신속한 부품 지원과 부품 단종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서다.

국방부는 지난 ‘2016 국방백서’를 통해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투명성·효율성·전문성을 높이고자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혁신안에 따르면, 방위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1물자-다(多)업체 지정 확대, 방산 기업의 체계적 육성방안을 벌이기로 했다.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인 시장과 판로 확보, 수출지원 인프라 강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소수 대기업으로 구성된 방위산업 특성상 중소기업은 성장 한계에 부딪혔고, 단순 부품 공급 수준에 머물렀다. 국방비가 정부 예산의 10%를 차지했지만, 제조업 내 방위산업 고용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5조~6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해상작전 헬기를 비롯해 항공우주분야 등 일부 무기체계는 ‘적기 전략화’시기를 이유로 해외에서 도입해 국내 일자리 창출을 놓치는 사례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국내 방산 업체 매출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청이 발표한 방위산업체 경영실태를 보면, 우리나라 방산 업체 매출액은 지난 2017년 기준 12조 7611억 원에 달했지만 전년 대비 2조 5552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5%로 전체 제조업 평균인 7.6%에 한 참 못 미쳤다.

국내 방산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계약법상 지체상금을 낮추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지체상금은 계약 당사자가 계약상의 의무를 기한 내에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이행지체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8년 12월 모든 국내 계약 시 계약을 수행하는 업체들에 지체상금 상한 30%를 적용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진표 의원은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일반적인 물품의 제조, 구매 계약과 달리 그 수행 난이도가 매우 높고 실패할 가능성 또한 훨씬 크기 때문에 국가계약법상의 지체상금 상한 기준인 계약금의 30%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우리 방산 업체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지체상금 상한선을 계약금액의 최대 10%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수요자와 공급자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안영수 한국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 센터장은 “방산 업체를 키우려면 기업과 산업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방위산업 육성정책은 없고, 조달정책만 있다. 결과적으로 산업의 부가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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