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성적표’ 나왔다… 강좌 5000개 감소
강사법 ‘성적표’ 나왔다… 강좌 5000개 감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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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 10월 대학정보공시 결과 발표
올 2학기 강좌 수, 전년 대비 5000여 개 줄어
7년간 시간강사 30% 감소… 방학 중 임금은 2주 치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31일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 자료. 분석 결과, 2019년 2학기 강좌 수는 29만71개로, 전년 2학기 29만5886개보다 5815개 줄었다.(사진= 교육부 제공)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31일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 자료. 분석 결과, 2019년 2학기 강좌 수는 29만71개로, 전년 2학기 29만5886개보다 5815개 줄었다.(사진= 교육부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담은 강사법이 지난 8월 시행됐지만, 강좌 수는 되레 58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나 겸임교수 대신 전임교원이 맡는 강좌 비율은 더 늘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전국 대학 196개교의 10월 정보공시 항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19년 2학기 강좌 수는 29만71개로, 전년 2학기 29만5886개보다 5815개 줄었다. 강좌 수가 줄면서 시간강사들이 담당하는 학점도 감소했다. 올해 2학기 비전임 교원이 담당한 학점은 22만5762학점(32.2%)으로, 전년 2학기 24만7255학점(34.7%)보다 2만1493학점(2.5%p) 줄었다.

반면, 전임교원의 강의 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학기 전임교원이 맡은 학점은 총 47만5419학점(67.8%)으로, 지난해 2학기 46만4735학점(65.3%)보다 1만684학점(2.5%p) 증가했다.

교육의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 강좌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소규모 강좌 비율은 올해 2학기 39.9%로 전년 2학기 41.2%보다 1.3%p 하락했다. 하락 폭은 재작년(2017) 1.9%p 보다 완화된 결과다. 이는 대학이 학생정원 감소에 비례해 총 강좌 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실질적인 교수의 강의 부담을 나타내는 1인당 담당 학점은 2020년 2월쯤 확인할 수 있다”며 “지난 1학기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과 전임교원 수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전임교원 1인당 담당 학점은 최근 5년간 비슷한 7.4학점”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강사법 시행으로 시간강사 대량해고와 강좌 수 감소 등을 막고자 관련 지표를 만들어 대학평가에 활용하기로 했다.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등 대학평가에 강좌 수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는 ‘총 강좌 수’ 지표를 추가한다. ‘강의 규모 적절성’ 지표 중 소규모 강좌 반영 기준도 높인다. ‘전임교원 확보율’ 배점도 지난해 10점에서 2021년 15점으로 높일 예정이다. 강사 고용이 축소되지 않도록 ‘비전임교원 전체 담당 학점 대비 강사 담당 비율’(1.5점)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 지난 4월 강사법 시행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강사법 시행으로 해고 위기에 놓인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사진=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 지난 4월 강사법 시행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강사법 시행으로 해고 위기에 놓인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사진=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7년간 시간강사 30% 줄어… 방학 중 임금은 2주 치

지난 8월 시행된 일명 ‘강사법’은 강사에게 교원으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해 1년 이상 임용원칙, 방학기간 임금 지급, 3년까지 재임용 절차 보장 등을 담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애초 취지와 달리 대학이 재정난을 이유로 올해 1학기부터 시간강사가 맡는 강의를 개설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일었다.

일부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이나 인건비 등의 부담을 이유로, 교양 강의 수를 줄이거나 졸업 이수학점을 축소했다. 대형 강좌 수를 확대하거나 강의 수를 줄이기도 했다. 그 결과, 시간강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 5월 4년제 사립대학 152교(일반 150교, 산업 2교)에 대한 ‘2011~2018년 전체 교원 대비 전임교원’을 분석한 결과, 시간강사 수는 2011년 6만226명에서 2018년 3만7829명으로 7년간 2만 2397명(37.2%) 감소했다. 전체 교원 중 시간강사 비율도 같은 기간 45.3%에서 29.9%로 15.4%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이 강사법 시행에 대비해 시간강사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초빙 교원 등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강사법이 통과되고, 시행이 유예된 지난 7년 동안 대학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시간강사를 대량 해고해 법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며 “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해 시간강사 해고에 영향을 미친 국회와 정부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집었다.

정부는 시간 강사들에게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고자 예산 288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돈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추산한 2965억 원보다 훨씬 못 미친다.

한정된 예산 탓에 방학 중 임금은 강사 한 명당 개강 전 강의 준비 1주일과 종강 후 성적 평가 1주일 기준으로 산정됐다. 대학의 방학은 보통 2달 이상이지만 실질 임금은 2주 치에 해당되는 셈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있는 A 씨는 “강의를 하려면 자료수집과 분석, 학생 역량 평가 등이 필요하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이 임금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시간강사 처우 개선에 대해 “과거 등록금 동결 논의에서 보듯 정부가 국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대학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고등교육과 연구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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