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은 어디 가셨나요?”… 공허한 울림에 그친 ‘청년 토론회’
“의원님은 어디 가셨나요?”… 공허한 울림에 그친 ‘청년 토론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25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국회서 ‘청년사회 칸막이 걷어차기’ 토론회
여야 3당 공동주최 했지만 끝까지 자리 지킨 의원 없어
“‘보여주기’식·이벤트성 행사 같아 아쉬워”
25일 국회서 열린 ‘청년사회 칸막이 걷어차기’ 토론회 모습. 참가자들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 불평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사진= 최종환 기자)
25일 국회서 열린 ‘청년사회 칸막이 걷어차기’ 토론회 모습. 참가자들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 불평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사진= 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의원님 인사만 하고 가시면 어떻게 하나요.”

25일 국회서 열린 ‘청년사회 칸막이 걷어차기’ 토론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이같이 말했다. 교육과 주거, 소통 등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자리였지만, 정작 주최 측은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년들의 ‘불편함’은 토론회 시작 전부터 불거졌다.

참가자 A 씨는 사회자에게 “정당에서 행사를 주최했는데, 정치인들이 인사만 하고 바로 나가는 게 어디 있나”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 아닌가. 들러리 서는 기분이다”고 따져 물었다.

사회를 맡은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는 이에 대해 “의원들이 일정이 촉박해서 부득이 인사만 하고 갔다. 청년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들은 의원실로 전달돼 정책에 반영될 것이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여야 3당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오영훈·정은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세연·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토론회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의원은 세 명에 불과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청년들과 함께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정은혜 의원과 김현아 의원은 외부 일정 탓에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태규 의원은 행사 시작 후 1시간 반이 지나서야 얼굴을 비쳤으며, 나머지 의원들은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시작된 행사는 토론 주제를 놓고도 이견이 표출됐다. 참가자들 사이에선 토론 키워드인 ‘칸막이’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말하는지, 개인 간 소통 부재를 의미하는지 헷갈린다는 질의가 잇따랐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불공정 이슈는 ‘부모 찬스’에서 알 수 있듯 상당 부분 교육 불평등으로 요약된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불공정·불평등 이슈가 개인의 문제로 그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 패널로 참가한 옥지원 자유민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회자가 계속 칸막이를 말하는 데 그 의미를 모르겠다”며 “청년들이 이해하는 칸막이는 불평등, 불공정같이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주최 측은 청년 내부 문제로만 보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설문과정에서 칸막이의 원인과 폐단을 묻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정작 칸막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국공론포럼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칸막이’는 학술적으로 정리된 용어가 아니다. 불평등과 양극화 등 청년 세대가 느끼는 불안한 현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개념이었다.

박태순 대표는 “칸막이에 대한 정의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들이 함께 논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행사가 청년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열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청년 정책 비전 간담회를 오후 2시에 열어 청년들의 뭇매를 받은 바 있다. 참가자 사이에선 정상적으로 사회 생활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라는 행사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청년 친화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 역시 오후 2시에 열렸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주최 측이 청년들을 위한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B 씨는 “행사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며 “긴 시간을 놓고 토론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 주최 측은 ‘행사를 치렀다’는 성과에 급급했다. 결국 이벤트성 행사가 되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청년 40여 명이 참가한 이날 토론회는 ‘청년 칸막이 원인 분석’과 ‘칸막이 제거를 위한 청년의 과제’라는 순서로 진행됐다. 최근 부각된 공정성과 불평등, 소통부재 등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참가자들은 대안으로 ‘청년들의 정치참여’, ‘컨트롤 타워 신설’ 등의 아이디어를 내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