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대학 가려면 어떻게?”… 사교육 부추기는 지자체 입시설명회 
“OO대학 가려면 어떻게?”… 사교육 부추기는 지자체 입시설명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13 0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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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청, 12일 사교육 업체와 입시설명회 열어
2016년 교육부 “사교육 연사 지양하라” 지침 마련
“국민 세금 들여 사교육 업체 배만 불려” 
“학교 선생님 부르면 발길 뜸해” 반론도

 

서울시 강북구청이 12일 개최한 ‘2020학년도 정시지원전략 입시설명회’에서 ‘ㅈ 입시전략연구소’ 연사가 입시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서울시 강북구청이 12일 개최한 ‘2020학년도 정시지원전략 입시설명회’에서 ‘ㅈ 입시전략연구소’ 연사가 입시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서울시 강북구청은 12일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해 ‘2020학년도 정시지원전략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교육 정상화에 앞장서야 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사교육 업체와 손잡고 입시설명회를 연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구청 대강당에는 행사 두 시간 전부터 공무원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ㅈ 입시전략연구소’가 만든 전단을 행사장에 마련된 의자에 올려 뒀다. 수능점수별 합격권을 정리한 대학 배치표에는 ‘정시모의 지원 합격예측 서비스’ 문구가 실렸다. 하단에는 대학별 원서접수 기간을 알린 내용으로 가득했다. 

행사 시간이 다다르자 강당에 마련된 130여 석은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로 채워졌다. 정시 원서접수 마감일(31일)이 십 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표정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자신을 ‘ㅈ 입시전략연구소 팀장’으로 소개 한 A 연사는 “이번 행사는 수능 몇 점으로 어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가 아니다”며 “(입시 문제 관련해) 함께 좋은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의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A 연사는 설명회가 시작되자 특정 대학 이름을 거론하며, 올해 수험생은 본인 점수를 상향 조정해 원서를 접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PPT 화면에는 학벌과 ‘수능 줄 세우기’를 조장할 수 있는 특정 학교 로고가 큼지막하게 적시됐다. 

A 연사는 여러 자료를 선보이며 “OO대학은 인문계·자연계 비율이 동일하다”며 “이중전공제도가 잘되어 있어 일단 XX과를 먼저 가는 게 좋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강북구청이 이날 개최한 행사는 입시설명회에 사교육 연사 초빙을 지양하라는 교육부 지침과 전면 배치된다. 

교육부는 지난 2016년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에 “사교육 기관에 소속된 연사를 초빙하는 입시설명회를 지양하라”며 “공교육 기관의 교사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 강사를 활용하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 같은 입시설명회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공교육보다 사교육을 중시하는 풍토를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지자체의 경각심은 무뎌지고, 이를 감시할 기관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6년 6월 지자체 개최 입시설명회에 사교육 기관에 소속된 연사를 초빙하지 말라는 지침을 마련했다.(사진=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지난 2016년 6월 지자체 개최 입시설명회에 사교육 기관에 소속된 연사 초빙을 지양하라는 지침을 마련했다.(사진=교육부 제공)

■ 교육부 지침 나 몰라라… “공교육 역행”  

지자체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사교육 업체를 통한 입시설명회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에 따르면, 올해 학교 내 입시 설명회에 사교육 기관의 연사가 초빙된 사례는 전국 12개 시‧도교육청 관할 20개교에서 24건에 달했다. 일부 학교는 홈페이지 게시글이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버젓이 사교육 연사를 초청했다고 알리거나 설명회 현장 사진이나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연사들은 대부분 업계에서 대형 사교육 업체 임원급 기관장이었다. 

사걱세 측은 전수조사가 아닌 자체 분석에 따른 결과라고 하면서, 실제 이보다 많은 학교에서 사교육 기관 연사들이 입시설명회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교육 업체가 자체적으로 입시설명회를 갖는 것은 비판할 수 없지만,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사교육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것 만으로 업체의 직·간적접인 홍보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진로진학협의회 선생님들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손쉽게 사교육시장에 손을 벌리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자체 입장도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 업체가 주도한 입시설명회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입시설명회의 질적 수준 향상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행사를 담당한 강북구청 관계자는 “이날 입시설명회는 오래 전부터 계획됐다”고 하면서도 “학교 선생님을 불러 입시설명회를 열면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 같은 비용으로 행사를 치를 거면 사교육 연사를 불러 사람들을 더 모으는 게 낫지 않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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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19-12-13 16:14:25
한국사 교과서가 한국 표준이고, 세계사 교과서가 세계표준임. 그리고 여러 학습 참고서, 백과사전, 주요 학술서적으로 판단해야 정설(定說)에 가까움. 해방후 유교국 조선.대한제국 최고대학 지위는 성균관대로 계승. 세계사로 보면 중국 태학.국자감(경사대학당과 베이징대로 승계), 서유럽의 볼로냐.파리대학의 역사와 전통은 지금도 여전히 교육중.

한국의 Royal대는 성균관대. 세계사 반영시 교황 윤허 서강대도 성대 다음 국제관습법상 학벌이 높고 좋은 예우 Royal대학.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는 한국에 주권.학벌이 없음.
http://blog.daum.net/macmaca/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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