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서재] 58년 개띠가 밀레니얼에게, “니 탓 아냐”
[기자의 서재] 58년 개띠가 밀레니얼에게, “니 탓 아냐”
  • 이서영 기자
  • 승인 2019.12.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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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청춘을 쓰라리게 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말했던 이는 48살 때 청춘을 이야기했다. ‘90년대 생이 온다’는 내용의 호불호가 갈릴지라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건, 일단 저자가 90년대 생과 거리가 먼 사람이 아니다.

‘밀레니얼 이코노미’는 “라떼는 말이야”를 외칠 법한 나이를 꽤나 먹은 두 전문가가 통상 1981~1996년에 태어난 이들의 경제, ‘밀레니얼 경제’를 논한다. 얼마나 당사자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난무할까란 삐딱한 시선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 이 말은 맞기도 틀리기도 하다. 소득으로만 보면 실질소득은 떨어지지 않았고 가난하다는 말을 틀렸다.

그러나 ‘자산’을 기준으로 본다면 맞다. 소득이 올랐어도 취업이 늦어져 저축이 늦어졌다. 거기다 1970년대 연 금리 20%, 1980년대는 10%, 지금은 2%. 은행에서 저축으로 목돈 만들기는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부동산은 끝도 없이 오르니 밀레니얼 세대는 자산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밀레니얼 이코노미는 세대를 언급하지만 세대갈등을 조장하지 않는다. 낡은 경제구조가 축적돼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구조 안으로 들어왔다. 소득과 자산뿐 아니라 취업으로 인한 일자리, 공유경제, 부동산 등 경제적 구조를 탈탈 터는 이들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경제 패러다임 변화’다. 이 8글자를 말하기 위해 밀레니얼세대라는 용어를 이용한 꼴이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바뀐 패러다임을 이용해야 한다.

이 책을 읽어 볼 법한 이유는 당사자성이 배제된 이들이 패러다임 변화를 거론하지만 이전세대 경험만으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재테크는 집이지만 함부로 사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과거 집을 살 때는 비인기지역에 집을 장만하고 이를 사다리 삼아 인기지역으로 옮겨갔다. 이 전략은 답습할 수 없다. 비인기지역, 특히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다. 여윳돈으로 도심 인기지역에 집을 살 수 있는 극소수의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면 옥석을 가리기 힘들다.

다만 당사자성의 배제가 해답을 도출하는 조건은 아닌 듯하다. 부동산 옥석을 가리는 강력한 힘인 ‘학세권’ 선호가 줄어들까. 저자인 박종훈 기자가 예측하길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을 덜하고, 아이를 안 낳으니 학교보다는 직주근접이 더 확실한 부동산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3명이 2명이 됐어도 학세권 선호가 줄었다고 보기 힘든 것처럼 오히려 1명만 낳으면, 귀한 자식을 더 좋은 학교에 보내려 집착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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