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학교 대신 PC방 찾는 학생들 '코로나 무방비'… PC방 업계도 '울상'
[르포] 학교 대신 PC방 찾는 학생들 '코로나 무방비'… PC방 업계도 '울상'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03.04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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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미뤄진 학생들 PC방으로, 30여명중 마스크 사용 0명
정부나서 "PC방 오염 취약 시설" 이용 자제 부탁
PC점주협, "PC방 매장 평균 손님 50~60% 감소"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 개학 일정이 미뤄진 고등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러 나왔다. 사진=이진휘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 개학 일정이 미뤄진 고등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러 나왔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교실에 있어야 할 학생들이 PC방에 있다.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친구들과 무리지어 게임을 한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강을 미뤘지만 학생들이 PC방에 몰리며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4일 관악구 신림동 지역의 한 PC방, 오전 9시부터 많은 손님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대부분 인근 지역 대학생들이다. 친구와 함께 방문해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PC방 내부엔 30여명이 있었지만 이 중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은 1명도 없었다.

게임을 즐기던 대학생 최모군(21)은 “요새 개강이 연기되면서 친구들과 자주 PC방을 방문한다”며 “친구들과 얘기하며 게임을 하다보니 PC방에까지와서 마스크를 써야할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했다.

해당 PC방 직원은 “최근 손님들이 많이 줄었지만 학생들은 꾸준히 오는 편”이라며 “11~12시 즈음 시간엔 청소년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질병 전파 방지 대비는 다소 미흡한 상태다. PC방이 2층에 위치했지만 창문이 없어 환기가 어려웠고, 손세정제도 찾을 수 없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한 PC방에선 15여명의 손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창문도 없었다. 개학이 연기 돼 이곳을 찾은 고등학생들도 발견됐다.

A 고등학교를 다니는 강모군(18)은 “아직 개학까지 시간이 있어 한 주에 2번 정도 친구들과 게임하러 온다”며 “마스크가 있긴 한데 갑갑해서 게임할 땐 잘 안 쓴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했다.

강서구 발산동의 또 다른 PC방, B고등학교를 다니는 박모군(18)은 “요즘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고는 하는데 집에만 있는건 답답해서 견딜 수 없다”며 “(부모님은) PC방 가는 걸 싫어하시는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PC방, 이곳을 방문한 손님은 주로 대학생들로 30여명이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사진=이진휘 기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PC방, 이곳을 방문한 손님은 주로 대학생들로 30여명이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사진=이진휘 기자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초·중·고의 개학 일정을 오는 23일까지 연기한 바 있다. 대학기관도 개강일을 미뤄 오는 16일 새학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질병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학생들이 집에 머무르지 않고 PC방 등 다중시설에 몰리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3일 “학교를 안 가는 대신 밀폐된 공간인 학원에서 학습을 한다든지 PC방 등 오염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다면 휴교의 취지와 배치된다”고 했다. 최근 부산에선 중학생 등 2명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코로나19에 2차 감염된 사례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C방의 키보드나 마우스 등 손으로 만지는 도구들은 여러 사람들이 접촉하기 때문에 코로나에 오염돼 있다면 전파될 우려가 있다”며 “PC방이 주로 지하에 있어 환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점과 좌석이 나란히 붙어 있는 것도 우려할 만한 요소”라고 했다. 또 학생들의 PC방 이용을 무작정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다수가 모이지 않는 장소에서 산책, 운동 등 야외 활동을 권장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PC방 업계는 울상이다. PC방 자제 권고 탓에 비학생 손님의 발길도 뜸해졌다고 했다. 대구 경북 지역은 손님이 기존 대비 80% 정도 줄었다고 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고객이 사용한 마우스나 키보드는 청소를 하도록 관리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손소독제도 PC방마다 구비하도록 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PC방 자제 권고로 인해 PC방 매장 평균 손님이 50~60% 감소하는 등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손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개인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일반 시민들도 마스크 구하기가 힘든 부분이란 걸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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