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보도, 혐오·따옴표 남발… “보도준칙 있으나 마나”
총선 보도, 혐오·따옴표 남발… “보도준칙 있으나 마나”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4.1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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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깜깜이’ 선거 예견… 언론 역할 제대로 했나 의문
총선감시연대 “정치혐오 보도 두드러져… 오랜 관습 극대화”
“댓글·SNS 여론인양 그대로 보도… 조회수 높이려 재생산”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2월 17일 언론현업단체 및 언론시민단체들과 함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2020 총선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했다.(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2월 17일 언론현업단체 및 언론시민단체들과 함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2020 총선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했다.(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4·15 총선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깜깜이’로 치러진 가운데, 언론이 후보자 검증은 외면한 채 정치혐오를 재생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 스스로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고 하면서도, 되레 일부 정치인들의 막말 논란에 가세하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언론현업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조직한 ‘2020 총선미디어감시연대(감시연대)’는 13일 총선 보도 ‘중간평가 보고서’를 통해 ”선거 보도에서 ‘정치혐오‘ 요소가 담긴 사례들이 두드러졌다”며 “여러 한계와 관습적 문제점이 선거라는 특수성이 더해져 더욱 극대화됐다”고 밝혔다.

감시연대 서울 지부는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21일까지 보도된 신문 지면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종합편성채널 시사토크쇼, 통신사, 인터넷 언론 등의 선거 기사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번 총선에서 상당수 언론은 후보자 정책이나 자질을 검증하기보다 선거 전략과 공천 관련 소식에 집중한 것으로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선거 보도 주제를 보면, ‘선거전략’(32.7%, 606건)이 가장 많았으며, ‘공천관련’(27.5%, 509건), ‘선거법 관련’(10.4%, 192건), ‘후보동정’(6.0%, 112건), ‘정책공약’(5.6%, 10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매 선거마다 언론이 외면하는 ‘정책·공약’, ‘후보자 자질’은 이번에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게 감시연대의 설명이다. 특히 ‘후보자 자질’ 보도는 언론의 주요 6개 신문(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에서 총 54건(2.9%)에 불과했다.

특정인의 발언을 인용해 지역주의를 부각하는 보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매체는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 “더불어민주당은 고토(호남) 회복을 자신”, “제1야당 대표 입장에선 텃밭인 TK” 같은 표현을 아무 거리낌 없이 썼다.

특히 온라인판 ‘조선일보’는 13일 ‘조수진이 꼽은 3대 막말, ‘핑크는 포르노’ ‘통합당 조폭’ ‘아내는 둘이 낫다’’라는 제목을 달아 미래한국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수진 비례대표 후보(5번)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옮겨와 기사로 내보냈다. 특정인의 글을 여론으로 포장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보도다.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지난 2월 ‘2020총선보도제작준칙’을 마련했다. 총선 관련 언론 보도의 객관성과 언론 윤리 준수 여부, 정치 혐오 감시 등이 골자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도 지난 2016년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을 제정해 “언론은 최대한 객관적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여론조사 보도 시에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지지율과 선호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정책 및 공약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 보도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지난 2일 공식선거운동 개시 이래 언론의 총선 보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 판세를 점치거나, 정치권 및 후보자들의 공방, 정치 혐오 등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팀장은 “일부 인터넷 언론은 블로그 글이나 댓글을 여론이라고 소개해 특정 정치인의 막말을 확대·재생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선거보도준칙 등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일선 기자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은 측면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사 조회수와 광고비 등 언론사의 열악한 운영 구조도 저널리즘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한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유권자의 후보자 검증을 돕기 위해 13일 ‘정책선거 실현을 위한 유권자 가이드’를 발표했다. 가이드에는 선거공보 보는 방법과 불량 후보 감별법, 나쁜 공약 5대 유형 등이 담겨 있다.

선거공보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정당 공약과 후보 공약 구분 ▲선거공약과 치적홍보 판단 ▲공약의 구체성 확인 ▲국회의원 권한 범위 여부 확인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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