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걱정하는 외신, 믿을 수 없는 이유
'삼성, 이재용' 걱정하는 외신, 믿을 수 없는 이유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6.15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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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9일과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국내 매체에 인용된 외신 기사. 사진=블룸버그, AFP통신,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Sohee Kim, Jung Yeon-je, Elizabeth Koh, Heekyong Yang. 이들을 한국인으로 봐야할까 외신으로 봐야할까.

최근 우리나라 언론에서 밝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외신을 작성한 기자들의 이름이다.

외신은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외국으로부터 온 통신’이라고 나온다. 이와 연관해 해외통신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논조(論調)나 뉴스 따위의 외신’을 말한다.

국내 언론에서 논조를 강조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가 외신을 인용하는 것이다. 외신에서 바라봐주는 시선이 국내에서 보는 것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인터넷 발달에 따라 우리나라로부터 해외로 나간 뉴스가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역수출 양상을 띄고 있다.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쓴 뉴스가 외국 매체를 통해 소개된다고 했을때 우리가 기대하는 외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9일과 12일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해 국내 매체에 인용된 4개의 외신 기사 중 자신의 SNS 계정을 공개한 두 명의 기자를 찾아본 결과, 우선 두 명 모두 동양인이었다. 한 명은 지역이 서울이었으며 다른 한 명은 미국과 서울이 함께 표시돼 있다. 다른 두 명은 SNS가 연결돼 있지 않았다.

외신 기자를 우리나라의 특파원처럼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 한국언론연감’에 기재된 주한외신기자 현황을 보면 상당수가 한국인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자주 인용하는 블룸버그는 15명 중 ‘Peter Pae' 외에는 모두 한국인 이름이다. 로이터도 17명 중 2명 빼고는 한국 이름이다. 로이터TV는 모두 한국 이름이다. 일본의 NHK나 후지TV도 한국 이름이 더 많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 한국언론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 매체들이 자주 인용하는 블룸버그의 외신 기자들은 ‘Peter Pae'를 제외하면 한국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 한국언론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 매체들이 자주 인용하는 블룸버그의 외신 기자 중 ‘Peter Pae'를 제외하면 한국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전체 숫자는 적어도 월스트리트저널도 4명 중 3명이 한국 이름이며 뉴욕타임스는 2명 중 2명, 워싱턴포스트가 파견한 1명의 주한외신기자도 한국인으로 보였다. 대부분 1~2명을 파견한 소규모 독일, 대만, 네덜란드, 러시아 매체와 미국 매체들에서 외국인 기자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사실상 우리나라가 주로 인용하는 외신기자들은 한국의 소식을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국가에 전달해줄 사람을 찾아 고용된 형태로 보인다. 

기자들만 외신에서 도움을 얻는 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외문화홍보원은 홈페이지에 ‘외신이 바라본 한국’이라는 코너를 따로 운영 중이다.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기술력’에서 인용된 외신 기사를 찾아봤다. 기자 SNS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뉴저지에서 학교를 나왔다고 소개돼 있었다. 또 로이터가 쓴 ‘사회적 거리두기를 돕기 위해 로봇 바리스타 고용한 한국 카페’의 기자는 한국인 이름으로 보였으며 독일인 사업가의 입원 경험담을 소개한 인물도 기사 본문에 나온 사진을 보면 적어도 동양인으로 보였다.

반면 한국문화원이 소개한 프랑스 레제코 기사는 기자명이 ‘Pierre Guimard’이며 브루킹스 연구소의 글은 ‘Justin Fendos’란 인물이 쓴 것으로 표기돼 있어 출처를 조사한 기사 중 외국인이 쓴 기사로 보일만 했다. 

그나마 해외문화홍보원은 기사 출처는 알아볼 수 있게 해놨다는 점에서 언론과 달랐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톱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외국 언론사들이 현지 사람을 고용하는 건 장단점이 있다"며 "예를들어 제3세계의 기아문제와 같이 해당 국가의 힘들고 어려운 부정적인 문제를 다룰때는 현지인 기자가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다만 한국인을 고용한 미국 매체의 기사와 같은 경우 누구의 관점이냐는 사실 국제 언론계에서 논란이 있어왔다"며 "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 외신 기자가 국내 기자와 차별화를 가지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외신으로 여겨지는 삼성과 이재용, 우리나라 재계 기사 내용을 인용하기 어려운 건 국적 뿐만은 아니다. 

인용된 기사를 쓴 기자들의 한국 관련 취재 범위 중 경제 분야는 ‘samsung' 뿐이다. 한 명은 방탄, 다른 한 명은 플로리다 주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이 작성한 다른 기사들에서는 소위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재계‘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기자들 또한 시국이 시국인 만큼 우리나라의 코로나19를 다루고 있었지만 이와 함께 정치계나 중국과 일본의 소식을 함께 다루고 있었다. 4명의 외신 기자 중 경제계를 담당한다고 보이는 기자는 로이터 기자 뿐이지만 북한 소식을 함께 담당하고 있었다.

최 교수는 "언론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국내 기자와 외신 기자를 똑같이 볼 수 있어도 독자들은 그렇지 않고, 독자들이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는데 외신의 인용이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언론에서 자기주장을 뒷받침하고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뉴욕타임스와 같은 해외 매체의 명성을 이용하는데, 외국인이 보는 한국에 대해 쓰고 싶다면 외국인이 쓴 기사를 인용하는 게 맞지 (한국인 기사를 인용하는 건)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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