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쟁이 대박이다”
[기자수첩] “전쟁이 대박이다”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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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악화되자 미래통합당 기다렸다는 듯 정부 비판
北, 조선중앙TV 통해 21일 “南, 북남합의 안 지켜”
남북 간 긴장 고조 될수록 누가 이익 보나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남북관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화해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정세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더 이상 전쟁은 없다”던 한반도에는 증오와 적대의 단어가 넘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들어 대남 비난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온갖 막말을 퍼부었다. 최근에는 북한 인민군 참모부가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며 군사 도발을 예고했다.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비례대표) 역시 지난 5월 공중파 방송에서 20일 째 잠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99% 사망한 것 같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한국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쓰면서도 일말의 책임조차 느끼지 않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상대를 겨냥한 ‘나쁜 단어’는 모두의 상처가 되고 있다.

■ 총구 겨눈 남북, 누가 이익 볼까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수록 누가 이익을 볼까. 라틴어에 ‘쿠이 보노(Cui Bono)’라는 단어가 있다. “누가 이익을 보는가”라는 뜻이다. 남북한이 상대를 향해 증오의 굿판을 벌일수록 강경세력의 목소리만 커진다.

남북관계가 불과 일주일여 만에 급속히 악화되자 보수 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규정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우리 정부는 ‘운전자’, ‘조정자’라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는 것은 충격적이다”며 “정부는 협상과정 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 역할이 아닌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편들기로 일관했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들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비판한 것이다.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등 극우 보수 매체를 보면,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조선일보는 한미가 북한에 선제공격하라는 듯 기사 제목을 ‘심판의 날 항공기 훈련’ ‘미국 종말’ 등으로 달았다.

북한도 다르지 않다. 군부는 악화된 남북관계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이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자신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군이 맡는다고 밝혔다. 북한 군은 명령만 내리면 바로 전면전을 치르겠다는 분위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대남 전단으로 1200만 장을 준비했다며, 수일 내로 남측을 향해 살포하겠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대남 전단으로 1200만 장을 준비했다며, 수일 내로 남측을 향해 살포하겠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남북한의 적대적 행동은 고스란히 군비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한 도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방위비 분담금을 높일 근거가 명확해졌다. 국민 혈세가 미국 방산업체 주머니에 들어갈 날도 머지않았다.  

실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4월 공개한 ‘2019년 세계 군사 부문 지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 8170억 달러에 달했다. 상위 15개 나라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5개 나라가 포함됐고, 이들이 전 세계 군비 지출의 27%인 5023억 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미 전시작전권 환수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올해 국방 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50조 원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단계적 군축’은 사(死)문화된 지 오래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수록 ‘이익을 보는 자’는 전쟁을 통해 입지를 굳히려는 군부 세력과 자극적 언어로 ‘클릭 수’를 높이는 일부 철없는 언론들이다. 이들에게 전쟁은 말 그대로 ‘대박’인 셈이다. 한반도에 둘러싼 ‘안보 딜레마’를 돌아보고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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