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관계]③ 볼턴 사라진 트럼프, 대선 전 '종전선언' 빅 이벤트 벌일까
[포스트 북미관계]③ 볼턴 사라진 트럼프, 대선 전 '종전선언' 빅 이벤트 벌일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9.2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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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 초안 작성까지 했지만…볼턴 전 보좌관 거부로 무산
한미연합훈력 축소 또는 중단까지 더해지만 '북한 체제보장' 성격
트럼프-김정은 꾸준한 친서 교환+김여정 물밑접촉설…문재인 정부 존재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 미국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 미국 백악관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쇼의 달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북미협상에 나설까.

11월 대선을 앞두고 승기를 잡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련 강력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크게 손해 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치적을 쌓을 수 있는 ‘종전선언’을 꼽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종전선언은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새로운 관계’에 부합한 조건이며 줄곧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 주장을 펼쳐온 만큼 북한도 거부하기 힘들다.

2018년 6월 미국과 북한의 싱가포르 회담 시 종전선언을 검토하고 이어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합의문 초안까지 작성하며 정말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 

하지만 대북 강경 입장을 고수한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해 결국 무위에 그쳤다. 볼턴은 북미협상에서 줄곧 북한의 선(先) 핵 폐기를 위한 핵·미사일 우선 신고, 행동 대 행동 방식과 경제보상 거부, 2년 내 비핵화 등을 주장했고 이는 북한이 내세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중단 조건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볼턴이라는 장막이 없어진 상황에서 대선 전 종전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절한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은 지난해 9월 볼턴의 사임을 놓고 '먼저 짤랐다', '먼저 사임 표명했다'며 SNS에서 공방을 벌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볼턴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허구이며 해고에 대한 복수"라고 말하는가 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볼턴을 꺼려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그럴만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지 볼턴이 사라졌다는 것만으로 거론하기에는 종전선언은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카드다. 그 상징성에 비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돈이 들지 않는다”며 “구속력도 없어 미국으로선 전혀 손해 볼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볼턴 보좌관의 방해로 종전선언을 안한 것은 미국의 실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선언을 선물한다면, 반대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답례 카드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이후 공식 논평을 자제하고 있는 와중에도 선전 매체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2기 행정부 정책 아젠다를 설명하면서 “끝없는 전쟁을 멈추고 군대를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줄곧 ‘돈 낭비’라고 규정한 점을 미뤄 볼 때 못 내줄 카드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함께 한미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을 결정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체제보장’을 약속한 것과 다름없기에 북한도 기다려지는 카드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지난 7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청와대 방문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북미싱가포르 성명 이행 등을 촉구했다.(사진=뉴스핌 제공)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지난 7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청와대 방문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북미싱가포르 성명 이행 등을 촉구했다. 사진=뉴스핌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행보는 지금껏 보여준 남다른 쇼맨십과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저지주 기자회견 “만약 재선이 되면 북한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다”며 넌지시 운을 띄웠다.

또 최근 미국 언론인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친서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다음 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하노이로의 긴 여행을 한 데 대해 다시 감사하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친서 왕래는 북미관계가 경색된 지난 3월에도 이어졌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위원장 동지와 훌륭했던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보며 응당 높이 평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김여정 부부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물밑접촉설도 흘러 나오고 있어 조만간 빅 이벤트가 나올 가능성이 아얘 없지는 않다.

남은 건 우리 정부의 역할론이다. 지난 6월 이후 북한의 공식 대남 논평이 없어 11월 미국 대선 전에 빅 이벤트가 벌어지면 우리나라는 소외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기에 당장 대규모 사업을 벌이기보다 실행 가능한 인도적 지원부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남북관계 분기점은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부 역할은) 북미관계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이 모멘텀을 살리지 못하면 내년까지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대규모 사업보다 보건협력 등 소위 ‘작은 교역’을 통해 서로의 앙금을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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