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연말정산]① SK텔레콤 '초시대'는 5G 아닌 '탈통신'
[통신사 연말정산]① SK텔레콤 '초시대'는 5G 아닌 '탈통신'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2.1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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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SK텔레콤 영업익 증가 전망…축소된 마케팅 효과
5G보다는 티맵·'사피온(SAPEON) X220‘ 등 탈통신·AI 사업 두드러져
AI 연합체 구성 나섰던 박정호 사장, 진짜 임무는 '중간지주사 전환'
그래픽=이진휘 기자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올해 코로나19 여파 속 SK텔레콤의 5G 관련 사업은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대신 당초 계획했던 탈통신 전환에 속도가 붙었다. 비통신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무선 분야의 사업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 코로나19에 5G '주춤', 탈통신에 눈돌려

SK텔레콤 사업설명.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사업설명. 사진=SK텔레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1년 사업 성과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단 평가다. 지난 2월 순환 재택근무를 실시한 후 효율적인 업무 운영을 위해 도입한 ‘거점 오피스‘, 자체 화상회의 솔루션 ‘미더스(MeetUs)‘ 등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정착한 결과다.

증권 업계가 추정하는 SK텔레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보면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14%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18조4000억원대로 지난해보다 3.85%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늘어난 영업이익은 활발한 사업활동보다는 마케팅이 줄어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올해 주요 스마트폰 출시 기간에도 예년과 같은 과도한 홍보 경쟁은 없었다. 갤럭시 S20, 갤럭시 노트20, 아이폰12 등이 나왔지만 신규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대규모로 진행하던 출시 기념 행사도 자취를 감췄다.

SK텔레콤은 가입 서비스의 비대면 전환이 경쟁사에 뒤처졌다. SK텔레콤은 11월이 돼서야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서비스에 대한 정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비대면 문화가 1년 가량 지속되고 있지만 대면 가입으로 제한된 가입 서비스를 해결하는데 한발짝 늦었다는 평가다. KT는 지난 6월 스페이지파이브, 카카오페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비대면 인증을 승낙받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9월 패스 앱 활용 복합신원인증 이용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다. 

대신 SK텔레콤은 올해 비통신 부문 확장에 힘쓰며 5G대신 탈통신에 힘을 쏟았다. 모빌리티, 이커머스 부문을 확장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모빌리티 사업 분사를 하고 ‘티맵모빌리티‘를 신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신설법인에 1725억원 투자하고 직접 사업에 참여한다. 11월엔 아마존과의 협력으로 이커머스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은 11번가에 해외직구 서비스 제공으로 협력한다.

올해 미디어 사업도 확장했지만 지난해까지 유지하던 유료방송(SO) 2위 자리는 LG유플러스에 내주면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을 출범했지만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구 CJ헬로)을 인수하며 밀렸다.

■ 5G 1년째 제자리 걸음, 특화 콘텐츠도 깜깜 무소식 

SK텔레콤 대표 VR 콘텐츠 '점프VR'(왼쪽)과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이용자 반응(오른쪽).
SK텔레콤 대표 VR 콘텐츠 '점프VR'(왼쪽)과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이용자 반응(오른쪽).

올해 예고 없는 코로나19 등장에 5G망 구축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집행한 5G 설비투자비(CAPEX)는 2조9154억원으로 올해 투자 비용은 이보다 한참 떨어진다. 올해 3분기까지 쓰인 5G 구축 비용은 1조8922억원이다. 지난해 수준으로 5G망 설비를 갖춘다고 해도 이번 분기 내 1조원 이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올해 줄어든 투자 때문인지 결과도 기대했던에 도달하지 못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1년 새 208만명에서 461만명으로 2배 이상 성장했지만 5G 가입자 점유율은 오히려 연 초 46.4%보다 소폭 하락해 46.2%를 기록했다. 전체 무선 이용자 수도 1년 동안 1% 증가한 2934만명, 점유율 41.8%에서 41.5%로 정체구간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5G 전용 콘텐츠 사업은 한 해 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올해 4월 서울 중구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열고 하반기에 T타워로 확장 이전했지만 관련 콘텐츠 출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지난해 말 야심차게 선보인 점프 VR ‘버추얼 소셜 월드‘는 2013년부터 시작한 거대 프로젝트지만 아직까지 가상 공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한정돼 밋밋하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고 있다.

5G 킬러 콘텐츠로 불리는 클라우드 게임은 타 경쟁사보다 늦은 시기에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 엑스박스(Xbox) 클라우드게임을 지난 9월에 출시했다. 정식 서비스 출시가 늦은만큼 화면 끊김이나 인풋 렉이 없고 콘솔 게임과 직접 연계했다는 점에서 게임 만족도는 경쟁사에 비해 높다. 다만 가상 키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엑스박스 콘트롤러 정품 가격은 6만원이 넘고 야외에서 게임을 즐기려면 항상 지참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에 대해선 (SK텔레콤)경영진이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5G만의 차별적 서비스도 부각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2021년 5G 가입자 목표 900만명, 침체된 5G 투자 양상, 킬러 서비스 부재는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박정호 사장이 뿌린 AI 씨앗, 결실은 내년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올해로 4년째 SK텔레콤을 이끄는 베테랑 수장이다. 부임 기간 내내 ICT 혁신을 외쳤던 박 사장의 바람대로 올해는 SK텔레콤이 AI 기업 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박 사장은 먼저 AI 기업을 위한 동맹을 구성했다. 올해 초 박 사장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여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나 AI 동맹을 제안하는 행보로 이목을 끌었다. 이후 카카오까지 끌어들여 AI 연합체를 만들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AI 연합체 활동에 대한 추가적인 소식이 없다.

다만 지난 11월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 개발에도 성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기반 AI 확장도 노린다. 이번에 단행한 기업 구조개편에선 기존 AI서비스단을 AI&CO(Company)로 승격하고 본격적인 AI 빅테크 기업 활동을 선언했다. 박정호 사장은 “핵심 사업과 상품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사장에게 지워진 더 큰 임무가 있다. SK그룹 차원에서 기대하는 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다. 박 사장은 내년부터 SK텔레콤 사장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부회장까지 겸직한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이 내년에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진행한 티맵모빌리티를 포함해 박 사장 임기 내 진행된 사업부서 분할과 아마존과의 이커머스 협력도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엔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00억원 규모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간지주사 전환은 ㈜SK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대상기업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하고 이는 SK하이닉스가 M&A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SK텔레콤이 기존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가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제약을 덜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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