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넷플릭스의 역습]① 한국 OTT 시장, 이제는 '넷플릭스'가 표준이다
[2020 넷플릭스의 역습]① 한국 OTT 시장, 이제는 '넷플릭스'가 표준이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2.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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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넷플릭스 가입자 370만명 늘어나는 동안 국내 업체 통합 100만명 수준
자체 콘텐츠 강점? UI부터 요금제까지 OTT계 넷플릭스化 진행 중
국내 OTT 플랫폼들의 월간 순이용자수(MAU) 추이. 그래프=이진휘 기자
국내 OTT 플랫폼들의 월간 순이용자수(MAU) 추이. 그래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올해는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주목받는 한해였다. 토종 OTT들을 따돌리며 시장 지배력을 갖춘 넷플릭스는 이제 국내 OTT 서비스의 표준 역할까지 꿰찰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해 말까지 웨이브에 뒤처졌던 넷플릭스는 토종 OTT 플랫폼들을 따돌리고 현재 독보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넷플릭스의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약 711만명이다. 웨이브 315만명, 티빙 265만명, 왓챠 84만명을 다 합쳐도 넷플릭스가 압도한다.

지난 9월 푹과 옥수수 통합 이후 한동안 넷플릭스보다 우세하던 웨이브는 지난해 말 1위 자리를 넷플릭스에 내준 상태로 올해 경쟁을 시작했다. 연 초 넷플릭스 MAU는 388만명으로 웨이브(352만명)보다 36만명 앞섰지만 이후 지속 성장해 현재 웨이브와 약 400만명까지 격차를 벌렸다.

넷플릭스는 특히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던 지난 3월 크게 성장했다. 3월 한달새 티빙이 22만명, 왓챠가 3만명 증가하고 웨이브는 5만명 감소하는 동안에도 넷플릭스 이용자는 100만명 이상 늘었다.

이후 국내 다른 OTT들의 뚜렷한 이용자 변화가 없는 동안에도 넷플릭스만 꾸준히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8월 MAU 756만명까지 확보하며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3월 초 공개한 ‘킹덤‘ 시즌2가 이용자 유입에 한몫했듯 꾸준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과 CJ ENM, JTBC 등과의 투자 제휴로 콘텐츠 수급을 확장하면서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올해 코로나 이슈 속에서 대형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고 JTBC나 CJ 계열 콘텐츠 수급도 많이 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졌다“며 “국내 OTT 사업자들도 전반적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내년에 콘텐츠 수급과 투자가 이어지면 상황은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왼쪽위부터 시계방향)킹덤 시즌2, 인간수업, 승리호, 보건교사 안은영. 사진=넷플릭스

국내 입지가 커지면서 넷플릭스는 어느새 국내 OTT 표준으로서의 역할까지 자리매김했다. 다수의 토종 OTT들이 넷플릭스의 직관적인 서비스 운영 방식을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각각의 플랫폼이 가진 개성을 버리고 ‘넷플릭스화(化)‘ 노선을 택한 것이다.

넷플릭스 요금제는 등급별 콘텐츠 이용 제한이 없는 대신 화질과 동시시청 회선에만 차이를 두는 것이 특징으로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요금제에 따라 베이직에선 동시시청 1회선에 HD화질, 스탠다드에선 2회선에 FHD화질, 프리미엄에선 4회선에 UHD화질을 제공한다. 출시 당시엔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적용했던 생소한 요금제 구성이었다.

현재 국내 대표적 OTT 사업자들은 모두 이 방식을 따른다. 티빙은 지난 15일 ‘티빙무제한‘, ‘무제한플러스‘, ‘무비프라임‘ 등 방송과 영화 콘텐츠 구성에 따라 6개 상품으로 나눴던 기존요금제를 넷플릭스처럼 단순화했다. 왓챠도 앞서 일반 요금제를 베이직으로 변경한 뒤 지난해 말 프리미엄 요금제를 출시하며 넷플릭스와 동일한 구성을 택했다. 웨이브는 앞서 지난해 9월 서비스 출시와 함께 기존 요금제를 폐지하고 넷플릭스 요금제 구성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사용자경험(UI)에서도 넷플릭스 방식이 채택됐다. 웨이브는 지난 9월 UI 개편에서 접근성 강화를 위해 모바일 환경에서 주메뉴를 하단으로 옮기고 카테고리 메뉴를 신설했다. 넷플릭스처럼 VOD 콘텐츠를 메인 화면에 제시하고 방송 채널 메뉴는 내부로 이동시켰다. 티빙도 지난해 10월 UI를 개편하고 넷플릭스 형태의 직관적인 디자인과 추천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 왓챠 역시 메인 추천 화면에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이미지 운영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UI를 변경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 무료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FVOD(Free Video On Demand) 서비스도 내놨다. 넷플릭스가 회원 가입만 하면 순위 상위권 콘텐츠 일부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워치프리(Watch Free)’ 서비스를 선보여 국내 OTT 사업자들을 또 한번 긴장시켰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고객 사용성에 대한 시장 평가에서 넷플릭스가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으로 국내 OTT 서비스들이 넷플릭스화 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OTT 사업자들이 새로운 타깃층을 만들거나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한 지금 상황에서는 성공한 OTT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몸집을 불리던 넷플릭스가 음악저작권료 납부 기준이 되는 사태로까지 번지자 국내 OTT 사업자들이 반발에 나섰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은 지난 7월 넷플릭스가 음악저작권료 대가로 매출 2.5%만큼 지불하는 방식을 국내 OTT 사업자들도 따를 것을 주장했다. 이는 국내 OTT 사업자들이 현행 지급하는 액수인 매출 0.56% 규모의 약 5배 수준이다. 지난 11일 정부 중재로 음악저작권료 대가가 매출의 1.5%로 승인됐지만 OTT 사업자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문체부 규정에 따라 징수하던 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넷플릭스로 인해 애꿎은 국내 OTT 플랫폼들만 사업 운영에 혼란을 겪고 있다“며 “한 사업자가 지급하고 있다는 이유로 징수 기준을 모두 높이라는 주장은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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