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렉스서울-제주 합병…동학개미 사조그룹 경영승계 눈치 챘다?
캐슬렉스서울-제주 합병…동학개미 사조그룹 경영승계 눈치 챘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2.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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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캐슬렉스서울-제주 합병 발표
자본잠식 두 골프장 사조산업 재무부담 더 해지지만 약 한 달 간 주가 상승
관심 부담스러운 총수일가, 일보 후퇴…차라리 합병 후 매각으로 실탄 마련?
사조그룹은 캐슬렉스 서울은 캐슬렉스 제주와 1대 약 4.5 비율 합병안을 합병기일이었던 지난 1일 연기했다. 사진=캐슬렉스 서울 홈페이지
사조그룹은 캐슬렉스 서울은 캐슬렉스 제주와 1대 약 4.5 비율 합병안을 합병기일이었던 지난 1일 연기했다. 사진=캐슬렉스 서울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사조그룹의 경영승계작업이 동학개미에게 발목 잡힌 것일까?

지난 1일 사조산업은 자회사인 캐슬렉스 서울과 캐슬렉스 제주 합병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발표된 계획은 이날을 기일로 캐슬렉스 서울과 캐슬렉스 제주를 1대 약 4.5 비율로 합병하는 것이었다.

캐슬렉스 제주는 2019년 기준 자본총계가 -205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캐슬렉스 서울도 -88억원으로 상황이 같지만, 캐슬렉스 제주에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아, 두 골프장의 합병은 총수일가의 부채를 캐슬렉스 서울에 떠넘기려는 시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캐슬렉스 제주는 총수일가 2세 주지홍 상무가 49.5%, 사조시스템즈 45.5%, 캐슬렉스 서울 5% 지분 구조다.

캐슬렉스 서울도 자본잠식 상태이지만 2019년 기준 영업이익 48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을 기록했기에,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도 합병은 두 골프장 모두 모두 적자로 빠뜨리는 결과다.

그럼에도 합병이 추진되는 이유는 캐슬렉스 서울의 최대주주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사조산업이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자본잠식 상태의 두 골프장의 재무 상황이 합병을 통해 사조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300억원에 이르는 자본잠식 상태가 사조산업 정도 규모의 기업에 부담은 되지 않을지언정, 적어도 호재는 아니다.

이를 통해 사조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총수일가 경영승계에 유리해진다. 하지만 합병안이 발표된 이후 사조산업 주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기준 주가는 3만1200원, 합병안 연기가 발표된 2월 1일에는 3만2550원이다. 이 기간 중 한때 최고가로 3만6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주가가 한 차례 무너진 이후 최고 가격은 지난해 7월 28일 4만500원이었다.

주가는 합병을 약 일주일 남겨둔 1월 22일까지 오른 상태였다. 이 가격이 지속됐다면 주당 약 4000원의 가격을 기준으로 사조산업 지분 1%를 더 매입하는데 2억원, 10%면 20억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

문제는 추가로 필요한 자금보다 캐슬렉스 서울과 캐슬렉스 제주의 합병이 사조산업으로 주주들의 관심을 모았다는 게 더 클지 모른다. 특히 사조산업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기관들은 최근 2개월 가량 매도세를 보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수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 주가가 오르던 시점에 15만7307주에서 약 17만8574주로 2만주 정도, 지분율로는 약 0.5%가 올랐다. 이정도 변화면 개미들도 주가 움직임에 함께 했다고 보여진다.

이는 2015년 약 12만원 이후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던 사조산업 주가와 다른 양상이며, 총수일가가 바라는 결과는 아니다. 특히 사조산업 주가는 2017년 9만1800원 이후로는 확연한 하락세다.

경영승계 시점이 임박했다면 사조산업이 주목받는 건 달갑지 않다. 지난해 9월 주지홍 부사장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사조동아원 2.94%와 사조오양 5.14% 지분 전량을 매각해 경영승계 시점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주 부사장은 사조동아원 지분 매각에서는 약 38%, 사조오양에서는 약 24% 손실을 봤다. 주 부사장은 사조산업 6.8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주진우 회장이 가진 14.24%의 지분을 증여 받아야 한다. 주가가 오른 만큼 나가야 할 세금도 많아 진다.

어차피 사조산업이 주목 받았다면, 사조산업 주가를 활용해 유리한 경영승계 구도를 잡는 것보다는 차라리 두 골프장을 합병해 자산가치를 재평가 받고 매각하는 방법도 있다. 캐슬렉스 서울은 재무제표 상 자산이 1263억원으로 공시돼 있지만 저평가돼 있다는 평이 많다. 실제로 2011년 하남시가 캐슬렉스 서울 부지 중 8000㎡를 160억원에 구입한 사실을 대입해보면 당시 가격만으로도 캐슬렉스 서울 부지 약 184만㎡는 3조6800억원이 된다.

보수적으로 캐슬렉스 서울 가치를 잡아도 1조원 이상으로 여겨져, 주 부사장은 두 골프장의 합병 후 지분율이 12%에 이르고 수 천 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골프장 합병 후 50%가 넘는 지분율을 가지게 되는 사조산업에도 현금이 흘러가고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사조산업 시가총액은 16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이 또한 이번 합병 연기를 통해 캐슬렉스 제주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합병비율을 도출한다면 차후 주 부사장에게 들어오는 돈은 더 늘어나 주가 오름세도 만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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