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몸집 키우는 현대오토에버, 정의선 경영권 강화 포석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몸집 키우는 현대오토에버, 정의선 경영권 강화 포석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3.24 17:2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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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현대오토에버 96%, 현대오트론 97% '절대적 비중'
신설법인 현대오토에버 시총 30% 이상↑, 정의선 지분 10억원→2500억원
현대오토에버·글로비스 합병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 시도 가능성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합병으로 현대글로비스 중심 경영권 강화 마무리
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내부거래로 몸집을 불린 현대오토에버가 합병으로 그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후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신설법인 현대오토에버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합병까지 이르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포석 작업으로 읽힌다.

오는 4월 1일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과 3사 합병을 완료한다. 합병 비율은 현대오토에버 1대 현대엠엔소프트 1.002대 현대오트론 0.13으로 결정됐다.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사 내부거래로 규모를 키운 회사다. 현대오토에버는 정보시스템 운영 개발,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등 그룹 거의 모든 계열사와 거래한다.

지난해 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는 전체 매출 중 95.9%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이후 내부거래 비중은 80%대에서 2018년 91.5%, 2019년 94.0%로 매년 커지고 있다. 전신이었던 오토에버닷컴 시절인 2001년 48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년 만에 1조원이 넘어 20배 이상 급성장한 배경도 내부거래 덕분이다.

현대오토에버는 한때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으로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법적 규제 해결은 당시 정몽구 회장이 지난 2015년 지분 9.68%에 해당하는 20만주(690억원)를 처분하면서 일단락했다. 총수일가 지분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 40만2000주(19.46%)가 남아 규제 대상을 피했다. 총수일가 지분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상장사는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이다.

이후에도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현대오토에버는 사익편취 기업 의혹 논란이 지속되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장은 지난 2018년 “시스템통합(SI)업체,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 등 그룹 핵심과 관련이 없는 부문에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다수 대기업집단이 SI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비판의 대상을 비상장사로 한정하면서 사실상 총수일가 지분이 높았던 현대오토에버를 겨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현대오토에버 상장 과정에서 정 회장이 보유 지분의 절반 가량인 201만주를 965억원에 처분하면서 총수일가 지분율을 9%로 끌어내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지난 2000년 오토에버닷컴 설립시 초기 자본금 50억원 중 10억원(20%)이 정 회장 지분이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와 합병 이후 그룹 내 소프트웨어 내부거래를 독식하며 입지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1조원 가까운 매출을 내는 현대오트론도 내부거래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오트론의 지난 2019년 내부거래는 8361억원으로 매출(8598억원)의 97.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현대엠엔소프트 내부거래는 15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3.9%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현대오트론은 차량용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등을 만든다.

3사 합병으로 현대오토에버  신주 601만2780주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시총은 30% 이상 뛰게 된다. 지난 23일 종가 거래가 12만3500원을 적용하면 시총은 현재 2조5305억원에서 합병 후 단순 계산으로 3조3361억원이 된다.

이를 반영해 정의선 회장에게 돌아갈 이익을 계산해보면, 합병 후 현대오토에버 거래가가 같다고 가정해도 정 회장의 현대오토에버 주식 자산은 최소 2482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어난다.

내부거래로 성장한 현대오토에버는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 경영권 강화를 위해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3사 합병도 표면적으론 현대차그룹 내 IT 기업 통합으로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 통합이지만, 정 회장이 최대주주(지분 23.29%)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경영 전환을 위한 준비작업 성격이 강하다.

현대글로비스가 신설법인 현대오토에버와 합병하면 전체 기업가치가 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싣게 된다. 현대오토에버 총자산은 9343억원, 엠엔소프트는 2863억원이다. 현대오트론은 현대모비스로 넘어가는 자산 1931억원을 제외하면 약 1600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1조3806억원으로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는 10조8987억원에서 12% 이상 더 커진다.

또 현대오토에버의 몸집이 커질수록 현대글로비스와 합병 시 총수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낮아져 공정위 개정안에 대한 대응도 가능해진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내부거래는 69.8%, 총수일가 지분은 29.99%다. 내년 도입 예정인 공정위 개정안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 지분 규제가 30%에서 20%로 변경되면 현대글로비스는 사익편취 기업로 분류된다. 정의선 23.29%, 정몽구 6.71% 지분 중 10% 가량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간에 총수일가 지분율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현대오토에버 합병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을 희석시켜 규제 탈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8년 3월 발표된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사진=현대자동차그룹
2018년 3월 발표된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현대모비스 분할 합병 계획을 추진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2018년 3월 발표된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를 핵심부품사업·투자의 존속법인과 모듈·A/S 부품의 신설법인으로 나누고 신설법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현대글로비스에 현대오토에버가 합병한다면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 소프트웨어 사업부와 글로비스 소프트웨어 사업 합병에 대한 명분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몸집을 키운 현대글로비스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늘어나고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인 정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며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자동차 한 대에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3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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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박사 2021-04-17 22:33:52
그래서 글로비스 사업목적에 뜬금없이 소프트웨어가 추가된거고만...ㅋ

주주 2021-03-25 01:39:13
확실하지? 낼 사야지

서졍식 2021-03-24 23:25:01
누가 이야기 한거야--?

정의션 2021-03-24 23:24:18
이거.. 비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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